K팝을 소재로 한 미국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지난 20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돼 전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25일 글로벌 순위 정상에 올랐고, 미국·유럽·아시아·남미 주요국에서 1~2위를 기록 중이다. 남녀 아이돌 그룹을 정체를 숨긴 ‘악령’과 ‘퇴마사’로 설정한 이 작품은 한국에서 만든 것보다 더 한국적이다. 서울과 한글, 한국음식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은 물론이고 주인공들은 노리개와 전통 무기, 갓과 도포를 장착한다.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는 우리 민화에서 착안한 호랑이와 까치다. 미국 토니상 6관왕을 차지한 뮤지컬 ‘어쩌다 해피엔딩’과 더불어 한국 대중문화(K콘텐츠)의 소재와 장르, 제작방식의 확장성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것이다.
갓과 호랑이로 상징되는 전통문화의 차용과 재해석이 두드러지는 콘텐츠가 잇따르고 있는 것이 일단 주목된다. 국내 케이블TV 채널의 여성 댄스 팀경연 프로그램 ‘월드 오브 스트리트 우먼 파이터’의 국가별 대항전 에피소드에선 ‘범접’이라는 한국팀이 ‘몽경’이라는 제목의 작품을 선보였는데, 유튜브에 지난 18일 공개돼 8일만에 1400만에 육박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팀명에 ‘범’을 넣었고, 작품 전체는 갓을 활용한 안무로 채워졌으며, 배경음악은 국악이다. 태극의 색과 무늬도 활용됐다. 한국 홍보영상에도 쓰인 국악밴드 이날치의 ‘범 내려온다’나 한국 가상역사에 서구 좀비 장르를 결합시킨 넷플릭스 시리즈 ‘킹덤’에 이어 우리 전통문화와 복식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을 불러 일으킨 콘텐츠다.
‘어쩌다 해피엔딩’의 상상력은 미래에 닿았다. 21세기 후반 서울을 배경으로 인간에게 버려진 남녀 헬퍼봇(가사도움 휴머노이드)의 사랑 이야기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의 작품이나 아카데미상 수상작 ‘기생충’, 에미상을 안은 ‘오징어게임’과는 또 다른 방식으로 시대를 응시한 결과이자 예술의 성취다. 한국에서 태어난 서사가 국가 폭력의 역사, 극한 경쟁의 현대사회, 기술발전으로부터 낙오된 존재라는 세계 보편의 주제와 만난 것이다.
국가 경영자와 문화 정책 입안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다. 지금의 K콘텐츠 인기 씨앗은 역사와 시대를 비판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자유의 확대, 민주주의의 성장으로부터 뿌려졌다. ‘검열’과 ‘블랙리스트’라는 시대착오는 결코 반복돼선 안된다. 현대화와 상업화를 위해서라도 전통과 독립 예술에 대한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 투자와 제작·배급방식의 다양화와 다국적화에 발맞춘 제도 개선도 중요하다. 문화산업의 경제적 가치와 국가브랜드라는 무형의 가치에 대한 혁신적 사고 또한 긴요하다. 그것이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의 본의일 것이다.
갓과 호랑이로 상징되는 전통문화의 차용과 재해석이 두드러지는 콘텐츠가 잇따르고 있는 것이 일단 주목된다. 국내 케이블TV 채널의 여성 댄스 팀경연 프로그램 ‘월드 오브 스트리트 우먼 파이터’의 국가별 대항전 에피소드에선 ‘범접’이라는 한국팀이 ‘몽경’이라는 제목의 작품을 선보였는데, 유튜브에 지난 18일 공개돼 8일만에 1400만에 육박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팀명에 ‘범’을 넣었고, 작품 전체는 갓을 활용한 안무로 채워졌으며, 배경음악은 국악이다. 태극의 색과 무늬도 활용됐다. 한국 홍보영상에도 쓰인 국악밴드 이날치의 ‘범 내려온다’나 한국 가상역사에 서구 좀비 장르를 결합시킨 넷플릭스 시리즈 ‘킹덤’에 이어 우리 전통문화와 복식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을 불러 일으킨 콘텐츠다.
‘어쩌다 해피엔딩’의 상상력은 미래에 닿았다. 21세기 후반 서울을 배경으로 인간에게 버려진 남녀 헬퍼봇(가사도움 휴머노이드)의 사랑 이야기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의 작품이나 아카데미상 수상작 ‘기생충’, 에미상을 안은 ‘오징어게임’과는 또 다른 방식으로 시대를 응시한 결과이자 예술의 성취다. 한국에서 태어난 서사가 국가 폭력의 역사, 극한 경쟁의 현대사회, 기술발전으로부터 낙오된 존재라는 세계 보편의 주제와 만난 것이다.
국가 경영자와 문화 정책 입안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다. 지금의 K콘텐츠 인기 씨앗은 역사와 시대를 비판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자유의 확대, 민주주의의 성장으로부터 뿌려졌다. ‘검열’과 ‘블랙리스트’라는 시대착오는 결코 반복돼선 안된다. 현대화와 상업화를 위해서라도 전통과 독립 예술에 대한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 투자와 제작·배급방식의 다양화와 다국적화에 발맞춘 제도 개선도 중요하다. 문화산업의 경제적 가치와 국가브랜드라는 무형의 가치에 대한 혁신적 사고 또한 긴요하다. 그것이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의 본의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