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간에 투자은행(IB) 주관업무를 따내려는 경쟁이 과열되면서 주식·채권 발행사로부터 받는 수수료율이 크게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업무가 축소되면서 증권사들이 주식·채권 업무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발행사에서 업무 수수료를 낮게 불러도 증권사들은 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26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채권발행시장(DCM) 수수료가 낮아지는 추세다. 과거 회사채 주선 수수료율은 일반적으로 0.2~0.25%다. 3년 전만 하더라도 수수료율은 0.4%에 근접하기도 했다. 2023년 초 효성화학이 발행한 회사채 수수료율은 0.37%에 달했다.
하지만 신세계는 지난 18일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사채를 발행하면서 수수료율을 0.15%로 책정했다. 신한투자·삼성증권이 각각 200억원, 키움증권이 100억원을 매입했다.
여신전문금융사채(여전채) 수수료 역시 낮게 책정되고 있다. IBK캐피탈은 지난 20일 600억원어치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사채(제330-1회)를 발행하면서 수수료율을 0.045%로 책정했다. 리딩투자증권이 이를 모두 인수했다. 같은 날 발행한 제330-2회, 330-3, 330-4회 사채의 수수료는 각각 0.625%, 0.105%, 0.15% 등으로 천차만별이었다. 여전채는 발행 건수가 많아 애초에 낮은 수수료율을 매기지만 일반적으로 0.05%를 밑도는 수수료율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주식자본시장(ECM) 또한 마찬가지다. 주력 사업인 유상증자 업무를 담당할 때 신주 인수 주관 수수료율은 모집총액의 1.5%가 일반적이다. 또 실권주 인수할 경우 수수료를 15% 이상 책정한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모집가액이 정정된 에코프로에이치엔 유상증자의 경우 주관사를 맡은 대신증권이 받은 수수료는 모집총액의 0.4%에 불과했다. 주가가 떨어지면서 모집총액마저 2370억원에서 1749억원으로 줄어 대신증권의 수수료 수입은 더욱 저조했다.
ECM의 또 다른 주력 사업인 기업공개(IPO) 주관 수수료도 너무 낮아 논란이 됐다. 중소형 코스닥 IPO 주관 수수료가 10억원을 넘는데, 코스피에 상장한 기업 수수료가 한참 못 미친 경우가 생겼기 때문이다.
화장품 브랜드를 운영하는 달바글로벌은 지난 4월 코스피에 입성하면서 주관사 미래에셋증권에 인수수수료(수수료율 0.8%)와 공모 흥행 성과에 따른 추가 성과수수료(성과수수료율 0.8%)를 약속했다. 달바글로벌이 미래에셋증권에 지급한 금액은 인수수수료 3억5000만원과 성과수수료 4억8000만원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ECM, DCM 모두 경쟁이 격해지면서 중소형사 중심으로 수수료율이 낮게 책정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면서 "일은 많고 수수료는 생각만큼 크지 않아 전문인력들의 고충이 있다"고 했다.
김경렬 기자 iam1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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