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사과→편집…되풀이되는 구조
출연자 검증의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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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A·SBS Plus 예능프로그램 '나는 SOLO'가 또 한 번 출연자 논란으로 잡음에 시달리고 있다. /ENA·SBS Plus |
[더팩트ㅣ최수빈 기자] 예능프로그램 '나는 SOLO(나는 솔로)'가 연이은 구설에 시달리고 있다. 이번에는 남성 출연자가 성폭행 혐의로 체포된 일이 알려져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이 같은 출연자 논란이 지속적으로 반복되고 있는 만큼 일반인 예능의 윤리적 문제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한다.
ENA·SBS Plus 예능프로그램 '나는 SOLO'는 결혼을 간절히 원하는 솔로 남녀들이 모여 사랑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극사실주의 데이팅 프로그램이다. 매주 수요일 오후 10시 30분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
2021년 7월 첫 방송한 이 프로그램은 '극사실주의'를 표방하며 제작진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출연자 간의 솔직한 감정 교류를 있는 그대로 담아내는 것이 특징이다. 참가자들은 가명을 사용하고 제한된 기간 동안 합숙하며 자기소개, 1:1 데이트, 단체 미션 등을 통해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을 거친다.
이같은 리얼함은 많은 시청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냈고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집계하는 TV-OTT 비드라마 화제성 부문에서도 꾸준히 상위권을 자리하는 등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일반인 출연자 검증 부실과 방송 이후의 후폭풍이라는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실제로 '나는 SOLO'는 시즌을 거듭할수록 출연자 관련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가령 11기 상철과 영숙이 방송에서는 최종 커플로 맺어졌지만 실제 연인 관계로 이어지지 않았고 영숙이 상철의 전 연인 문제를 공개적으로 언급해 논란이 발생했다. 이후 상철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한 뒤 사과했지만 방송 이후의 사생활이 프로그램의 이미지에 타격을 준 대표적인 사례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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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SOLO' 13기 상철(위)과 영수가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해명했다. /유튜브 영상 캡처 |
13기에는 성병 전파 의혹, 학교 폭력 의혹 등 민감한 문제가 불거졌으며 '돌싱'(사별이나 이혼 따위로 다시 혼자가 된 사람)인 사실을 숨기고 출연한 인물이 통편집되는 일도 있었다. 특히 16기에서는 출연자 간의 막말, 비방, 고소 예고 등으로 '최악의 시즌'이라는 평가도 받았다. 또한 출연자들 사이에서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한 설전이 이어져 피로감을 안겼다.
이후에도 막말, 범죄 전력 의혹, 허위 경력 등으로 구설에 올랐다. 논란이 반복됨에 따라 시청자들은 더 이상 프로그램 속 연애 이야기에만 집중할 수 없게 됐고 회차가 거듭할수록 출연자들에 대한 걱정과 우려가 커져만 갔다.
결정적으로 최근 '나는 SOLO'와 스핀오프 '나는 SOLO, 그 후 사랑은 계속된다'에 출연했던 A 씨가 성폭행 혐의로 체포됐다는 사실까지 알려져, 일반인 출연자 예능 전반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물론 일반인의 예능은 일정한 장점을 지닌다. 대중에게는 더 현실적인 감정선과 공감을, 제작진에게는 신선한 캐릭터와 높은 화제성이라는 이점을 제공한다. 출연자 역시 방송을 계기로 인지도를 얻으면서 이를 활용해 셀프 브랜딩 기회로 삼기도 한다.
그러나 바로 이 지점에서 문제가 생긴다. 연예인과 달리 검증이 까다롭지 않은 일반인 출연자들이 방송을 악용하거나 이들의 과거가 방송 이후 뒤늦게 드러나는 경우가 발생하면서 프로그램은 물론 다른 출연자, 제작진, 시청자 모두에게 피해를 주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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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SOLO'는 매주 수요일 오후 10시 30분 방송한다. /방송 화면 캡처 |
문제는 검증 시스템의 한계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인 만큼 제작진이 사생활을 완벽하게 검토하기 어렵고 일부 출연자는 자신에게 불리한 정보를 의도적으로 숨기기도 한다. 이같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질 경우 방송 분량에서 대거 편집되지만 흐름상 편집되지 않는 경우도 있고 이미 모든 회차가 방영된 후일 경우 삭제한다고 해서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다.
결국 이는 일반인 예능의 지속 가능성 자체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게 만든다. 단순히 리얼해서 좋다는 이유만으로 일반인 출연자들을 대중 앞에 계속 내세우고 그들의 사생활을 여과 없이 노출시키는 방식은 더 이상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 현실과 가까울수록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는 장점은 분명하지만 그 이면에 반복되는 논란과 파장은 프로그램 전체의 신뢰도를 떨어뜨린다.
그렇다면 과연 이러한 위험과 논란을 감수하면서까지 일반인 예능을 지속할 필요가 있는가라는 의문이 든다. 단지 높은 화제성과 낮은 제작비라는 실리적 이유만으로 논란의 가능성을 방치하는 구조를 유지한다면 시청자들의 피로감만 커질 뿐이다.
시청자들은 단지 리얼리티의 재미만 쫓지는 않는다. 지금이야말로 제작진과 방송사가 '계속 이대로 괜찮은가'라는 물음에 진지하게 답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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