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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외무부 "핵 시설 심각한 피해 받아…평화적 핵에너지 권리는 온전"

뉴스1 이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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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외무부 "핵 시설 심각한 피해 받아…평화적 핵에너지 권리는 온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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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EA와 협력 끝내는 게 아니라 중단하겠다는 것"

"美, 이란과 외교하면서 이스라엘 공격 승인…진지함 확인해야 대화"



미드나잇 해머 작전 이전 포르도 시설에 배치돼 있는 트럭들 ⓒ 로이터=뉴스1 ⓒ News1 구경진 기자

미드나잇 해머 작전 이전 포르도 시설에 배치돼 있는 트럭들 ⓒ 로이터=뉴스1 ⓒ News1 구경진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이란 외무부가 25일(현지시간)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핵 시설이 심각한 피해를 받았다고 인정했다.

에스마일 바가에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이란 핵 시설 상태와 관련한 질문에 "우리 핵 시설들은 확실히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며 "반복적인 공격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이 지난 13일 이란의 핵 시설을 공습하면서 이스라엘과 이란 간 교전은 시작됐다. 이후 미국이 지난 22일(이란 시간) 포르도, 이스파한, 나탄즈 등 이란의 주요 핵 시설을 공습했고,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핵 시설을 "완전히 파괴했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CNN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 국방정보국(DIA) 등은 이번 공습이 핵시설을 충분히 파괴하지 못했으며 핵 프로그램을 수개월 지연시켰을 뿐이라는 초기 평가를 내놓았다.

다만 바가에이는 핵 시설 손상에도 평화적 목적으로 핵에너지를 계속 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바가에이는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이란의 평화적 핵에너지에 대한 권리는 여전히 온전하게 보존돼 있다는 점"이라며 "이란은 핵확산금지조약(NPT) 하에서 평화적 목적의 핵에너지를 누릴 모든 권리를 가지고 있으며 어떤 상황에서도 그 권리를 지킬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바가에이는 "국제사회가 가장 우선시해야 할 것은 미국의 불법적 행위를 규탄하는 것"이라며 이번 공습은 국제법과 외교, 윤리에 대한 "심각한 타격"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세계 곳곳의 많은 사람들이 미국의 이란에 대한 침략 행위의 심각성과 중대함을 축소하려 하고 공습의 강도나 효과에 대해서만 말하는 것은 매우 나쁜 신호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바가에이는 이란 의회 국가안보위원회가 국제원자력기구(IAEA)와의 협력 중단 법안을 승인한 것에 대해선 "협력을 끝내겠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바가에이는 "이 법안은 협력을 끝내는 것이 아니라 중단하자는 내용"이라며 "심각한 침략 행위를 당한 국가의 대표들이 IAEA와의 협력 방식을 재검토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어 "법안은 향후 IAEA와의 협력 재개를 위한 조건을 설정하고 있다"며 "그 조건에는 이란 과학자들과 핵 시설의 안전과 보안을 보장받는 것이 포함되며, 핵확산금지조약(NPT) 하에서 이란의 평화적 핵에너지를 개발할 권리를 존중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바가에이는 또 "우리가 NPT의 책임있는 회원국이 되려면 이 조약에 가입한 모든 국가가 누리는 권리를 이란도 누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란 의회 국가안보위원회는 지난 23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핵 시설 공습에 대응해 IAEA와의 협력을 전면 중단하는 법안을 승인했다. 법안이 의회 본회의에서 최종적으로 가결될 경우 핵 시설 내 감시 카메라 운영과 사찰 활동, 보고서 제출 등이 모두 중단될 수 있다.

바가에이는 미국에 대한 불신을 이유로 당장은 미국과 외교에 나설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바가에이는 "미국은 외교를 말하면서도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에 승인 신호를 보냈다.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신뢰가 유지될 수 있겠느냐"며 "미국이 외교를 좌초시켰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란은 '외교는 결코 끝나지 않는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으며 이스라엘과의 전쟁 중에도 다양한 행위자들과 접촉을 해왔다고 밝혔지만 국가의 최우선 과제는 안보"라며 "외교에 대한 미국의 진지함을 확인하기 전에는 다시 대화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yellowapoll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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