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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년 헌신한 공학박사, 마지막엔 생명 나눔…2명 살리고 떠났다

머니투데이 박미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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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년 헌신한 공학박사, 마지막엔 생명 나눔…2명 살리고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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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증자 서상용씨/사진= 한국장기조직기증원

기증자 서상용씨/사진= 한국장기조직기증원


공학박사로 KT연구소에서 34년간 근무하다 정년퇴임한 62세 공학박사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2명을 살리고 100여명에 희망을 전한 뒤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29일 창원경상국립대학교병원에서 서상용씨가 뇌사 장기기증을 했다고 25일 밝혔다. 그는 2명의 생명을 살리고 인체 조직기증으로 기능적 장애를 앓고 있는 100여명의 환자에게 희망을 선물했다.

한평생을 연구와 가족을 위해 헌신하며 살아온 서씨는 지난달 22일 대구 어머니 댁에서 갑작스레 쓰러졌다. 이후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지만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가 됐다.

가족은 큰 슬픔 속에서도 서씨의 평소 나눔의 삶을 기억하며 뇌사장기기증과 인체조직기증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신장(양측)을 기증해 두 명의 환자에게 소중한 생명이 전해졌고, 인체조직기증을 통해 수백명의 기능장애 환자들이 회복의 희망을 얻게 됐다.

가족들은 절망감이 컸지만 다른 생명을 살리는 좋은 일을 하고 떠났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기증을 결심하니 힘들었던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고 전했다.

기증자 서상용씨/사진= 한국장기조직기증원

기증자 서상용씨/사진= 한국장기조직기증원


대구에서 3남 3녀 중 다섯째로 태어난 서씨는 KT연구소에 입사한 뒤 34년간 공학 분야 박사로 근무하며 대한민국 정보통신 기술 발전에 크게 아바지했다.


은퇴 후에는 가족과의 시간을 소중히 여기며 자전거, 탁구, 테니스 등 다양한 운동을 즐기며 건강한 삶을 이어왔다. 최근에는 혼자서 당구 연습에 몰두하기도 했으며 조용하지만 진중한 성품으로 주위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는 삶을 살아왔다.

고인의 배우자인 정난영씨는 "여보, 그동안 가족을 잘 이끌어줘서 고마워요. 함께한 아름다운 날들을 오래도록 기억할게요. 사랑하고, 존경하고, 감사해요. 하늘나라에서도 행복하게 지내고 우리 다시 만날 때까지 기다려줘요. 사랑해요"라며 깊은 애도를 전했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장은 "아름다운 삶을 살다 가신 고 서상용님과 유가족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며 "그 따뜻한 나눔의 마음이 많은 이들에게 희망이 됐다"고 말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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