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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美가 주목하는 K-방산, ‘세계 4강’ 기대감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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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美가 주목하는 K-방산, ‘세계 4강’ 기대감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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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무부 부차관보가 국방혁신단(DIU) 고위간부와 함께 한국을 찾는다고 한다. 24일 본지 단독 보도에 따르면 방한을 앞둔 부차관보는 마이클 J. 바카로로, 국무부의 방산수출통제 분야를 맡는 인사다. 방한의 일차적 이유는 우리 방위사업청 주최로 다음달 8일 열리는 ‘2025년 대한민국 방위산업 국제학술 세미나’ 참석이다. 실제 초점은 한화오션 거제조선소와 한국항공우주(KAI) 사천 본사 탐방에 두게 될 공산이 크다고 한다.

바카로는 국내 방산업계와 친분이 두터운 친한파 인사다. 이번에 방산업계와 DIU 간 상견례를 사실상 주선한다는 점이 특히 의미심장하다. 미 조야의 관심사와 기대감을 한눈에 읽을 수 있어서다. DIU는 미 국방부 산하기관이다. 군과 민간 기술 생태계를 연결하는 핵심 고리 역할을 한다. 인공지능(AI) 방산업체 팔란티어도 주요 협력사다. 함께 방한하는 DIU 관계자는 브라이언 윌슨 글로벌 협력 총괄이다. 역할과 비중이 결코 가볍지 않다. 그는 방사청 주최 세미나에서 K-방산 협력 방안 등에 대해 직접 발표할 계획도 갖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기간 중 방산 4대 강국을 말했다. 결코 꿈이 아니다. K-방산은 ‘자유 진영의 무기고’로 지목될 만큼 급속 성장했다.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이 지난해 말 노르웨이 아케르로부터 공동 인수해 한국 시스템을 이식한 미 필리조선소는 해양방산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점쳐진다. 2050년까지 438척을 건조할 것으로 추정된다지 않나.

우리 방산 수출액도 2022년 173억 달러, 2023년 135억 달러 등 호조를 보이고 있다. 올해는 200억 달러 달성이 유력하다. 현재 국내 4대 방산업체 수주 잔액만 해도 100조 원을 웃돈다. 바카로가 앞서 2023년 한미 방산 협력 콘퍼런스에서 한국이 우크라이나를 간접 지원할 방안이 있다는 의견을 내놓은 일도 있다. K-방산 위상과 잠재력을 거듭 곱씹게 되는 대목이다.

글로벌 지정학도 중요하다. 최근의 중동 난기류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미·중 대결 구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동맹국에 요구하는 ‘국내총생산(GDP) 5% 국방비’ 압박 등이 K-방산에 모두 유리하게 작동하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 4월 미국 해양 지배력 회복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중국과의 해양 경쟁을 의식한 행보였다. 하지만 미 해군정보국 분석에 따르면 중국의 조선 능력은 미국의 233배에 달한다. 과도한 보호주의 부작용으로 쇠락한 미국 조선업 역량으론 중국의 해군력 증강에 속수무책이다. 이러니 K-방산 역량에 미 전문가들의 시선이 모이는 것이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했다. 방심은 금물이다. 이 대통령은 4대 강국을 말하면서 방산 수출 컨트롤타워 신설, 방산수출 진흥 전략회의 정례화 등을 공약했다. 빈말에 그쳐서는 절대 안 된다. 세계 방산시장의 3개 강국은 미국, 러시아, 프랑스다. 중국, 독일, 이탈리아, 영국 등도 만만찮은 방산 강국이다. 우리에게 쉽게 자리를 내줄 까닭이 없다. 국운을 걸고 전심전력으로 임하지 않으면 ‘세계 4강’의 꿈은 한낱 신기루에 그칠 수도 있다.

[이투데이 (opinio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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