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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도북자 논문’ 비판에 “배신자라 뜻풀이한 사전 있나”

조선일보 김경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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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도북자 논문’ 비판에 “배신자라 뜻풀이한 사전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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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남강호 기자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남강호 기자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는 24일 과거 중국 칭화대에 법학석사학위를 청구하며 낸 논문에서 탈북자를 ‘도북자(逃北者·북에서 도망간 사람)’, ‘반도자(叛逃者·배반해 도망간 사람)’라고 표현한 데 대해 “반도자, 도북자를 정확하게 배신자라고 규정한 사전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김 후보자 인사청문특별위원장인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김 후보자에게 “칭화대 논문에 도북자, 반도자라는 용어를 쓴 것에 대해 국민의힘 대변인이나 탈북한 박충권 의원이 강하게 항의한 것을 알고 있느냐”며 “이 자리에서 해명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자 김 후보자는 “그 문제를 비판하시는 분들이 임의적으로 말씀하신 것 외에, 중국에서 (도북자, 반도자를 배신자라는 뜻으로) 쓰인 용례나, 그것을 영역한 영어 사전에서 쓰인 용례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반도자, 도북자를 정확하게 배신자라고 규정한 사전적인 규정이 있는지 누가 한번 제시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중국에서도 탈북자는 통상적으로 탈북자라고 지칭하고, 도북자나 반도자라고 부르는 경우는 거의 없다. 탈북자의 난민으로서의 성격을 부인하기 위해 부정적으로 표현할 때에도 불법월경자(不法越境者·법에 어긋나게 국경을 넘은 사람)라고 한다.

김 후보자가 논문에 중국에서도 잘 쓰이지 않는 용어, ‘배반할 반(叛) 자와 도망할 도(逃) 자가 들어간 용어를 굳이 써놓고는, 이 용어가 부적절하다고 비판한 사람들에게 ‘이 용어를 배신자라고 풀이한 사전을 가져와 보라’고 한 것이다.

김 후보자는 그러면서 “반도자, 도북자는 영어로 defector, 그야말로 중립적으로 ‘그곳에서 벗어난 사람’이라는 뜻으로 쓴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후보자는 이어서 “저는 개인적으로 중국 칭화대에서 쓴 논문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 “저로서는 굉장히 고민하고 성의 있게 쓴 논문”이라고 했다.

다음은 이 의원과 김 후보자의 질의응답.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인사청문특별위원장) 칭화대 논문 중에 탈북자에 대해서 도북자 또는 반도자라는 용어를 썼다고 해서 국민의힘 대변인이나 탈북하신 박충권 의원이 그것에 대해서 강하게 항의한 것 알고 계시는지요?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네, 봤습니다.

이종배 의원 그에 대해선 이런 자리에서 해명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이 드는데요.

김민석 후보자 우선, 반도자 또는 도북자를 정확하게 배신자라는 식으로 규정한 사전적인 규정이 있는 것을 한번 누가 제시해 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는데, 그 문제를 비판하시는 분들이 임의적으로 말씀하신 것 외에 중국에서 쓰이거나 그것을 영역한 영어 사전에서 그렇게 쓰이는 용례를 저는 아직은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참고로 외람되지만 말씀드리자면 애인이라는 단어 하나를 놓고서 한국, 중국, 일본에서 각각 뜻이 다르게 쓰이는 것이 현실입니다.

반도자, 도북자 문제는 영어로 defector, 그야말로 중립적으로 ‘그곳에서 벗어난 사람’이라는 뜻으로 쓴 것이고, 저는 적어도 그런 뜻을 갖고 썼다.

더 중요하게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저는 개인적으로 중국 칭화대에서 쓴 논문에 굉장히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통상 중국이 탈북민들을 (북한으로) 송환하는 것에 대해서 중국이 잘못한다는 비판만 하지, 대안을 제시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한편으로는 중국은 그것은 국제적 난민 조약에 어긋나지 않았다고 이야기해 왔고, 일정하게 그것이 일리가 있는 면도 있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국제법적으로 그것이 일리가 있지만 더 나아가면 국제법의 실현에 있어서 반드시 송환 과정에서 그분들의 의사를 묻는 것이 옳은데, 중국이 그것을 하지 않고 있지 않느냐는 문제 제기를 한 논문이고, 제가 알기로는 국내에서 탈북민 보호 문제를 제기하시는 분들도 한 번도 제기하지 않은 문제를 제기한 것이어서, 당시 제가 논문을 쓸 때 칭화대학의 중국 교수들이 어떻게 이런 문제를 중국에서 제기할 용기를 냈느냐고 제게 질문 주셨던 사안이어서, 저는 사실은 그때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렇고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한번 저희가 정책으로도 반영해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고, 부족한 점이 있을 수는 있지만 칭화대 논문은 저로서는 굉장히 고민하고 성의 있게 쓴 논문이다, 이렇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이종배 의원 탈북자 문제에 대해서는 인도적인 입장에서 접근하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고요. 그런 점을 앞으로 총리 되시면 적극적으로 반영해서 중국과 협의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김민석 후보자 반드시 인권적인 차원에서 저희가 지켜봐야 하고 바라보고 노력하고 도울 수 있는 것을 도와야 한다 생각하고, 중국과도 해야 할 이야기가 있으면 저희가 주저하지 않고 합리적으로 국제법으로 근거해서 하도록 노력하고, 그런 근거를 찾는 데 저의 작은 경험도 쓰도록 하겠습니다.

이종배 의원 반도자, 도북자 문제는 북한에 대해서 배반하고 도망가고 이런 뜻은 아니다, 이런 말씀으로 들어도 되겠습니까?

김민석 후보자 네, 중립적인 입장에서 쓴 것이고, 저는 그때로서는 중국에서 쓰는 용어 등의 일부를 차용해서 쓴 것인데, 혹시 그렇게 받아들이는 분이 있다면, 꼭 그렇게 받아들이시지는 않아도 좋다, 이렇게 말씀드리겠습니다.

[김경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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