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억원 불법 대출' 의혹으로 1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안산시갑)이 지난 4월 29일 오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
딸 명의로 ‘사기 대출’을 받아 강남에 아파트를 샀다는 의혹 등으로 1심서 의원직 상실형을 선고받은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해, 검찰이 항소심서도 징역형을 구형했다. 선고는 다음 달 24일이다.
수원고법 형사3부(재판장 김종기)는 24일 양 의원에 대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사문서위조 및 행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 항소심을 마무리하는 결심 공판을 열었다.
이날 검찰은 “수사·재판 과정을 고려하면 계획적 사기 범행 및 수반되는 문서 관련 범행, 당선 목적의 허위 게시글 공표 범행, 재산 축소 신고 혐의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고 할 것”이라며 “원심 구형량과 같은 형을 선고해달라”고 했다. 앞서 검찰은 1심서 양 의원의 사기 혐의 등에 대해선 징역 3년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징역 6개월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또 양 의원의 공범으로 기소된 아내 서모씨에게는 징역 5년을, 양 의원 부부와 함께 기소된 대출 모집인 정모씨에게는 징역 1년을 각각 구형했다.
이날 양 의원 측은 모든 혐의를 부인하며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했다. 양 의원의 변호인은 “양문석은 평소 아내에게 다 맡겼기 때문에 아무런 설명도 모른 상태에서 (대출 관련 서류에) 서명한 것이고, 서씨는 대출 브로커들에게 속은 것”이라며 “피고인들은 이 사건으로 멸문지화의 고통을 받고 있다”고 했다.
양 의원은 최후진술에서 “새마을금고 측의 잘 짜여진 다단계 영업에 걸려든 우리 가족의 신세가 깊은 자괴감에 휩싸이게 한다”며 “(선거 당시) 야당 후보가 아니고 여당 후보였다면 과연 이 대출 사건이 한 가족을 여기까지 오게 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양 의원은 “우리 가족이 빌미를 준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이미 집은 샀고, 빚은 많고, 이자는 높고, 이자를 줄이려는 절박함에 (대출) 호객 행위에 쉽게 유혹당한 것”이라며 “더 조심해야 했고, 신중해야 했는데 이 점에 대해 변명의 여지가 없이 잘못했다”고 했다.
서씨는 “대출 모집인들이 불법이 아니라고 했던 안내를 믿었고, 그들의 지시에 따라 움직였을 뿐 누구도 속인 적이 없다”며 “지금의 모든 결과는 결국 제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며 전 그에 대한 책임을 피하지 않겠다”고 했다.
양 의원은 지난 2021년 4월 당시 대학생이었던 딸의 이름을 빌려 대구 수성 새마을금고에서 11억원 규모 사업자 대출을 받아 서울 서초구 아파트를 사는 데 보탠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양 의원이 사업자 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새마을금고를 속이려고 거래 명세서 등 증빙 서류를 위조해 제출한 것으로 판단하고, 사기 혐의와 사문서 위조 및 행사 혐의를 적용해 작년 9월 25일 그를 기소했다.
양 의원은 총선을 앞둔 작년 3월 이 같은 사기 대출 의혹이 제기되자 “새마을금고가 먼저 대출을 제안했고 의도적으로 속인 적이 없다” “새마을금고가 대출금이 제대로 쓰이는지 확인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해명 글을 페이스북에 올려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도 받는다. 양 의원은 총선 후보자 등록 과정에서 서초구 아파트의 가격을 실거래가(31억2000만원) 대신 공시가격(21억5600만원)으로 써낸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도 있다.
양 의원 측은 재판 과정에서 “아내가 한 것으로 양 의원은 대출 과정을 상세하게 알지 못한다” “재산 축소 신고 혐의는 인정하지만, 허위 사실 공표는 고의가 없었다”며 대체로 혐의를 부인했다.
1심 재판부는 지난 2월 양 의원의 사기 혐의에 대해선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형을 선고하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당선 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다.
서씨에게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정씨에게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각각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양 의원의 사기 대출 혐의와 재산 축소 신고 및 페이스북을 통한 허위 사실 유포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다만 재판부는 이 과정에서 양 의원이 사문서를 위조했다는 혐의에 대해선 무죄로 판단하고, 아내 서씨에 대한 혐의만 유죄로 봤다.
한편, 이 같은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양 의원은 의원직을 잃게 된다. 국회의원은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거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00만원 이상 벌금형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잃는다.
[수원=김수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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