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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프랑스에서 음악 축제가 열리자 연주자들이 거리에서 공연을 펼치고, 관객들이 즐기고 있다. /AFP 연합뉴스 |
프랑스에서 매년 전국적으로 개최되는 음악 축제 기간 145명의 여성이 주삿바늘에 찔렸다는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프랑스 르몽드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22일까지 총 145명이 프랑스 전역에서 주삿바늘에 찔리는 피해를 당했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프랑스 내무부는 이와 관련 용의자 12명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미성년자를 포함한 젊은 여성이다. 이들은 축제 콘서트나 이 기간 열린 파티에 참석했다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다리, 팔, 목 등에서 주사 자국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어지럼증이나 메스꺼움을 겪는 이들도 있었고, 증상이 없는 이들도 불안감을 호소했다.
일부 피해자는 독성 검사를 받기 위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르몽드는 “독성 검사는 시간이 지연될수록 원인을 밝히기 어려워진다”며 “일부 물질, 특히 GHB(감마하이드록시낙산)는 체내에서 몇 시간 내에 사라진다. 이 때문에 의료진은 ‘주사 테러 피해자라고 의심되는 경우 절대 소변을 보지 말고 가까운 응급실로 즉시 이동하라’고 권고했다”고 전했다. GHB는 일명 ‘물뽕’이라고 불리는 마약류다.
르몽드는 또 다른 가능성도 제기했다. 매체는 “주입된 물질이 인체에서 자연적으로 분비되는 물질인 인슐린이나 아드레날린일 수 있다. 이러한 물질은 독성 분석에서 탐지되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이어 “피해자들은 대부분 매우 빠른 시간 안에 주삿바늘에 찔렸다고 묘사한다”며 “실제로는 아무것도 주입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고, 심지어 주사기가 사용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했다.
일부 전문가는 소셜미디어에서 확산한 게시물에 따른 공황 반응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 약물 조사기관 ‘글로벌 드러그 서베이’를 이끄는 애덤 윈스톡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교수는 NYT에 “따끔한 느낌을 받았다고 해서 반드시 약물이 주입된 것은 아니다”라며 “누군가 들은 이야기를 다른 사람들에게 퍼뜨린 것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한편, 프랑스 전역에서 진행된 음악 축제 ‘페크 드 라 뮤지크’는 1982년 창설되어 매해 6월 21일에 진행된다. 전국 각지의 프로와 아마추어 음악가들은 공원과 거리 곳곳을 무대 삼아 공연을 펼친다.
주삿바늘 테러 외에도 프랑스 내무부는 축제 기간 371명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축제 참가자 1477명이 다쳤고, 이 중 14명은 중상을 입었다. 차량 화재 51건과 도로 화재 39건도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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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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