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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새 총리·장관 없이 대통령 고군분투… 속히 제자리 찾도록 해야”

조선일보 김경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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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새 총리·장관 없이 대통령 고군분투… 속히 제자리 찾도록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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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하고 있다. /남강호 기자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하고 있다. /남강호 기자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는 24일 “새 총리와 장관이 임명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대통령님의 고군분투만으로 정부가 운영되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자신에 대한 인사 검증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자신에 대한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에서 “속히 정부가 제자리를 찾고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인수위 없이 맨바닥에서 맨손으로 시작한 정부가 빠르게 대한민국을 안정적 궤도로 올려놓기 위해서는 여야를 비롯한 정치권의 협조가 꼭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민석 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모두발언 전문

존경하는 이종배 위원장님을 비롯한 인사청문특위 위원님, 바쁘신 의정 활동 중에 저의 인사청문회를 위해서 수고를 아끼지 않으신 위원장님과 위원님들께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부족한 저를 총리로 지명해주신 대통령님과 큰 기대와 관심으로 청문회를 지켜보시는 국민 여러분께도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빛의 혁명을 통해 출범한 이재명 정부 첫 국무총리로 지명돼 이 자리에 섰습니다. 제게는 큰 영광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지난겨울 한파와 눈보라에도 굴하지 않고 국민 주권과 민주주의를 지켜주신 국민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고 역사적 소명을 다해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감이 더 크게 느껴집니다.

저는 총리로 지명된 이후 지난 20여 일 동안 한편으로는 청문회에 성실히 임할 준비를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새 정부가 어떤 방향과 속도로 일해야 하는지를 고민하고 성찰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것이 정책 청문회를 준비하는 성의 있는 태도라고 믿고 쉼 없이 학습에 임했습니다. 오늘 위원님들께서 주시는 모든 질의에 성실히 답변드리면서 제 정책적 비전과 구상도 함께 점검받는 시간이기를 희망합니다.

존경하는 청문위원 여러분, 대한민국은 지금 안팎으로 총체적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습니다. 12·3 불법 계엄의 부정적 여파는 정치·경제·사회·외교·안보·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여전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외적으로는 복합 경제 위기, 공급망 재편, 중동 정세 불안 등 급변하는 국제 정세가 우리 경제와 외교, 안보 전반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국내적으로는 민생 경제 극복과 정책 신뢰 회복, 사회 갈등 완화 등 구조적 과제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슈퍼 복합 넛크래커 상황 속에서 IMF 상황 때보다 더 힘든 총체적 위기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로 다가왔습니다.


출범 20일을 맞는 이재명 정부는 위기 극복을 위한 총력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민생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다각적 조치를 빠르게 추진해 나가고 있습니다. 정부가 제출한 30조5000억 추경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서민 경제와 골목 상권에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일 것입니다. 국정기획위원회 활동을 통한 정부의 변화와 혁신의 의지도 확고합니다. 대통령님의 G7 정상회의 참석으로 손상됐던 대한민국 국격과 위상 회복을 세계에 알림과 동시에 우리 민주주의의 힘을 재차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그러나 위기 극복의 길은 아직 멀고 험하기만 합니다. 특히 새 총리와 장관이 임명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대통령님의 고군분투만으로 정부가 운영되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속히 정부가 제자리를 찾고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인수위 없이 맨바닥에서 맨손으로 시작한 정부가 빠르게 대한민국을 안정적 궤도로 올려놓기 위해서는 여야를 비롯한 정치권의 협조가 꼭 필요합니다. 오늘 이 청문회가 정부의 조속한 안정과 출발을 위한 시작점이 되기를 바랍니다.

존경하는 청문위원 여러분, 저는 과거 IMF 위기 시절 정부의 비대위 대변인을 한 적이 있습니다. 여러 경제 정책을 다루고 민생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했으며, 위기 극복을 위한 지도자의 고뇌를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배울 수 있었습니다. 또한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으로서, 민주당 정책위의장으로서 국정 전반의 정책 현안을 많은 의원님 여러분과 함께 힘을 모아 풀어나온 바 있습니다. 이러한 경험이 새로 출범하는 정부의 안정적 정착과 현재의 위기 상황 극복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저의 작은 힘이라도 보탤 기회를 주실 것을 고개 숙여 부탁드립니다.


오늘 인사청문회를 통해 제게 국무총리로 일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항상 경청하고 소통하는 자세로 그 책임과 의무를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정치는 국가의 방향을 제시하고 행정은 국민의 삶을 바꿔야 합니다. 정치와 행정은 동전의 양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무총리는 국가의 정치와 행정을 이끄는 대통령님을 보좌하여 내각을 이끄는 대국민 참모장입니다. 새로운 정부에 부합하는 새로운 모습의 총리가 되고자 합니다.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혁신하는 총리, 의전에 갇히지 않는 실용적 총리, 책상에서만 일하지 않는 현장형 총리, 일방적 지시가 아닌 경청하는 소통형 총리가 되고자 힘쓰겠습니다. 국민을 위한 국정의 방향 또한 제대로 정립해나갈 것입니다.

첫째, 실기하지 않겠습니다. 향후 100일 동안 실행 가능한 정책들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여 지난 정부에서 미흡했던 부분을 바로잡아 나가겠습니다. 국민 살림을 살피고 경기의 활로를 여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합니다. 고물가와 불경기로 어려워진 민생 살리기부터 시작하겠습니다.

둘째, 우선순위를 명확하게 하겠습니다. 현재 우리 앞에 당면한 위기의 실체와 근원이 무엇인지 명확히 파악하고 정확한 진단과 대처를 통해 우선순위에 따른 해결 방안을 모색해 나가겠습니다.


셋째, 대한민국 미래를 위한 성장 동력을 마련하겠습니다. 강력한 규제 혁신, 과감한 투자를 통해 AI, 반도체, 바이오 등 첨단 산업을 육성하고 향후 대한민국의 먹거리를 마련해 나가겠습니다.

넷째, 사회적 대화 모델을 구축해 나가겠습니다. 국민 주권 시대에 걸맞게 국민 참여와 소통의 장을 확대하고 이를 제도화해 나가겠습니다.

존경하는 이종배 위원장님과 위원님 여러분, 이 청문회는 저 한 사람에 대한 자격 검증이자 동시에 새 정부가 국민 옆에 제대로 서기 위한 준비 과정입니다. 국민은 지금 빠르고 유능한 정부, 소통하고 책임지는 정부를 원하고 계십니다. 국가 위해서 충성하겠습니다. 정부 안에서 책임지겠습니다. 국민 곁에서 경청하겠습니다. 모든 국민을 아우르고 섬기는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이재명 대통령님의 취임사 말씀의 정신을 따라, 저 역시 모두의 총리로 모든 국민을 아우르고 섬기겠습니다. 오늘 청문회에서 이런 저의 각오와 함께 특위 위원님들의 검증에 성실하게 답변드리겠습니다. 국무총리로 일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위원님들께서 주신 정책 제언을 임기 내내 가슴에 새기도록 하겠습니다. 국민 앞에서 늘 낮은 자세로 일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경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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