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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5월2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동문에서 열린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의 집중유세 현장을 찾아 이 후보와 함께 두 팔을 들어올리고 있다. 연합뉴스 |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선거 기간 이준석 후보의 비호감도가 굉장히 높았다”며 8.34%에 그친 최종 득표율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김 전 위원장은 23일 국회에서 열린 개혁신당 대선 평가 세미나에 참석해 이같이 말하며 “개혁신당이 보다 더 많은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으려면 이준석 후보의 비호감도를 어떻게 낮추느냐를 아주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이주영 개혁신당 정책위의장, 김 전 위원장,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 후보에 대한 높은 비호감도가 최종 득표율에도 영향을 끼쳤다는 게 김 전 위원장의 분석이다. 그는 “41.15% 득표율을 기록한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받은 표의 반 정도 가까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해 비호감을 가진 유권자들의 표”라며 “(해당 표가) 왜 이준석 후보한테 옮겨지지 않고 전부 다 김문수 후보에게 갔느냐, 이것을 개혁신당 쪽에서는 냉철하게 한번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김 전 위원장은 “신생정당이 이번 대선에서 8% 넘는 득표를 했다는 것은 상당한 성공을 했다고 말씀을 드릴 수가 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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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가 5월2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문화방송(MBC) 스튜디오에서 열린 정치 분야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에스비에스(SBS) 유튜브 갈무리 |
이번 대선에서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로 나섰던 이 의원은 5월27일 대선 후보 3차 티브이 토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가족에 대한 검증을 명분으로 이재명 후보 아들이 인터넷 게시판에 쓴 댓글을 왜곡 인용한 내용으로 질문을 해 논란이 됐다. 아동·청소년 등도 함께 시청하는 생중계 방송에서 여성 신체에 대한 성폭력 묘사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김 전 위원장은 대선 기간 때만 해도 해당 발언의 파급력을 높게 평가하지는 않았었다. 김 전 위원장은 문제의 발언이 나온 토론 다음날인 5월28일 이 의원 유세 현장을 찾아가 이 의원을 지원했다. 토론 이틀 뒤에는 한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해당 발언이) 하루 정도 큰 파장을 일으켰는지 모르지만 대선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며 이 의원이 “15% 가까이” 득표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종 득표율은 김 전 위원장의 예상보다 크게 낮은 8.34%에 그쳤다.
이 의원의 발언이 “여성의 신체를 정치적 공격의 도구로 삼는 헌정사상 유례없는 일”이라며 그를 국회의원직에서 제명하라는 국민청원에는 24일 오전9시40분 기준 59만2600여명이 동의한 상태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유엔이 정한 ‘국제 혐오표현 반대의날’이었던 지난 18일 “혐오 선동 정치에 앞장서는, ‘시민’과 ‘비시민’을 이분법적으로 구분하여 낙인찍는 정치인 이준석의 제명을 위해 앞으로 남은 기간, 60만을 넘어 100만 달성을 위해 주변에 널리 공유해 주시고 함께 해달라”고 특별히 당부하기도 했다. 해당 청원의 마감일은 7월5일이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서 이 의원은 “대선에 대한 평가를 하자면 대선은 대선 후보를 중심으로 치러지기 때문에 공과 과가 있다면 전부 다 저에게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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