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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세에 전기차 둔화…K-배터리 돌파구 '전기 저수지'

머니투데이 김도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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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세에 전기차 둔화…K-배터리 돌파구 '전기 저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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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시프트-배터리] ① K-배터리의 캐즘 극복 공식 'ESS'

[편집자주] 그린 산업은 '나아가야 할 길'이다. 화석연료 친화적인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글로벌 불황 지속에 따른 기업들의 투자 축소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세계 곳곳에서는 '그린 시프트'를 달성하기 위한 과감한 시도들이 이뤄지고 있다. 머니투데이는 글로벌 그린 산업 현장들을 직접 방문하고, 이 '필연적 미래'를 확인하고자 한다.

배터리 3사 2025년 생산능력·출하량(전망)/그래픽=윤선정

배터리 3사 2025년 생산능력·출하량(전망)/그래픽=윤선정


K-배터리가 불확실성의 시대를 이겨내는 키워드는 ESS(에너지저장장치)다. ESS로 공장 가동률을 방어하고, 중국 기업에 대한 공세까지 진행하면서 캐즘(Chasm, 일시적 수요 둔화)을 극복한다는 전략이다.

25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의 올해 글로벌 배터리 생산능력은 총 651GWh(기가와트시)로 추산된다. 1GWh 당 일반적으로 전기차 1만5000대를 생산하는 것을 고려할 때 K-배터리는 연간 1000만대 규모의 전기차를 만들 수 있는 생산라인을 이미 확보했다.

문제는 가동률이 심각하게 떨어졌다는 점이다. SK증권에 따르면 K-배터리의 올해 예상 출하량은 약 275GWh로 전체 생산능력의 절반도 미치지 못한다. 캐즘이 여전한 가운데 중국 기업들이 중저가 LFP(리튬·인산·철)를 앞세워 국내 기업을 압박한 결과다.

전기차 침투율이 상대적으로 낮고, 중국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고 있는 미국으로 눈을 돌리려고 했지만 상황은 우호적이지 않다. 트럼프 정부와 공화당이 IRA(인플레이션감축법) 상의 전기차 세액공제를 끝내 폐기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른 게 ESS다.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 등 전력 수요의 증가, 태양광·풍력 등 친환경 발전의 확대 속에서 '전기 저수지' ESS의 수요는 지속 증가하고 있다. SNE리서치는 글로벌 ESS 시장 규모가 2023년 약 185GWh에서 2035년 약 1232GWh로 늘 것으로 봤다.

ESS는 각국이 정부 주도의 대규모 자금투자를 벌이고 있다. 한국 정부는 최근 약 3GWh 규모의 ESS 도입 계획을 밝혔는데, 1조원대 프로젝트로 평가받고 있다. 폴란드 국영전력공사 PGE는 약 5조원을 들여 ESS 등 에너지 저장 능력 확대를 추진키로 했다. ESS 설치비용에 대해 미국은 최대 60%, 일본은 최대 50%의 혜택을 제공한다. 독일의 경우 태양광 연계 ESS 설치에 보조금을 지급한다.


국내 기업들은 ESS로 발빠르게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PGE와 6000억원 규모 ESS용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한 LG에너지솔루션은 폴란드 공장뿐만 아니라,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 공장의 전기차용 라인 일부도 ESS용으로 전환키로 했다. 삼성SDI는 내년 상반기 양산을 목표로 국내에 마더라인을 구축한다. SK온은 미국 내 전기차용 라인 일부를 ESS용으로 개조·전환하는 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S일렉트릭은 일본에서 약 360억원 규모의 계통연계형 ESS 발전소 구축 사업을 수주하는 성과를 냈다.

결국 90%에 달하는 중국의 글로벌 ESS 점유율을 빼앗아올 수 있는 접근이 필요하다. 이장하 LG에너지솔루션 브로츠와프법인장은 "기술 리더십을 통해 우수한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제공하는 것을 핵심 가치이자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ESS 시장 전망/그래픽=김지영

글로벌 ESS 시장 전망/그래픽=김지영


※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김도균 기자 dkkim@mt.co.kr 바르샤바(폴란드)=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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