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승인에 합병 속도…구조조정 모멘텀
FI 압박 급한 불 끄고 합병 통해 생존 해법 모색
IPO 무산·순손실 누적…투자 확대·경영 효율화 기대
KT 변수 여전…합병 완성까진 '절반 고지'
FI 압박 급한 불 끄고 합병 통해 생존 해법 모색
IPO 무산·순손실 누적…투자 확대·경영 효율화 기대
KT 변수 여전…합병 완성까진 '절반 고지'
이 기사는 2025년06월23일 18시32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마켓in 송재민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티빙과 웨이브의 기업결합을 승인하면서 양사의 합병이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갔다. CJ ENM과 SK스퀘어가 주도하는 이번 합병이 성사되면, 수년간 적자를 지속하며 SK스퀘어의 ‘애물단지’로 불렸던 포트폴리오 웨이브에 대한 부담도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를 제외한 비주력 포트폴리오 재정비에 숨통을 틔우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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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티빙과 콘텐츠웨이브(웨이브)의 기업결합을 조건 없이 승인했다. 합병을 통해 OTT 산업 내 경쟁력이 강화된다는 점과 글로벌 OTT에 대응할 수 있는 체력 확보 필요성이 반영된 결정이다. 다만 합병이 최종적으로 마무리되기 위해서는 웨이브의 주요 주주 중 하나인 KT의 동의가 필요하다. KT가 아직 합병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은 만큼, 법적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는 향후 KT의 입장이 관건으로 꼽힌다.
SK스퀘어는 이번 합병을 통해 웨이브 문제를 일정 부분 털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웨이브는 지난 2019년 적자전환 이후 매년 손실을 이어가며 SK스퀘어의 대표적인 구조조정 난항 사례로 꼽혀왔다. 지난해 웨이브는 영업손실 277억1308만원, 당기순손실 1498억4131만원을 기록했다. 전년도 대비 영업손실은 약 530억원 감소했지만, 당기순손실은 오히려 약 300억원 늘어나 재무구조 악화가 지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단지 실적에만 있었던 게 아니다. 웨이브는 초기부터 IPO(기업공개)를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기로 한 FI(재무적 투자자)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고, 적자 폭이 커지는 상황에서 시장 매각도 여의치 않아 사실상 청산이 어려운 포트폴리오로 인식돼 왔다. 여기에 11번가, 원스토어 등 다른 투자 포트폴리오의 회수 역시 순조롭지 않은 상황이라 SK스퀘어 입장에서는 한 건이라도 정리되는 것이 절실한 시점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실제로 SK스퀘어는 합병 논의가 본격화되던 지난해 11월, CJ ENM의 웨이브 전환사채(1000억원 규모) 인수와 함께 재무적 부담을 상당 부분 덜었다. 당시 웨이브는 FI로부터 빌린 자금을 상환하지 못해 자금난에 시달렸고, CJ ENM이 전환사채를 인수하며 ‘급한 불’을 끄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이는 곧 티빙과의 합병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으로 해석됐다.
현재 웨이브의 지분 구조는 SK스퀘어(40.52%)가 최대 주주이며, 공영방송 3사(KBS·MBC·SBS)가 각각 19.83%씩을 보유하고 있다. 티빙은 CJ ENM(48.85%)이 최대 주주이며, KT스튜디오지니(13.54%), 미디어그로쓰캐피탈제1호(13.54%), SLL중앙(12.74%), 네이버(10.66%) 등이 주요 주주로 구성돼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합병을 계기로 국내 OTT 시장의 구조가 재편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SK스퀘어 입장에선 투자자 설득이나 후속 포트폴리오 매각에도 긍정적인 신호가 될 수 있다”며 “다만 KT의 입장 변화 없이는 법적 리스크가 남아 있는 만큼, 최종 합병까지는 긴장을 늦추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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