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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중간선거인데…" 트럼프 이란 공격에 美공화당 분열

이데일리 김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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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중간선거인데…" 트럼프 이란 공격에 美공화당 분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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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매시 "이란 타격은 위헌" 비판
MAGA 진영에서도 전쟁 개입 비판 목소리
트럼프, 매시 낙선 운동 조직 공식 결성
"중간선거 앞두고 이란 공습은 리스크"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핵시설 공격을 결정한 것을 두고 공화당 내 이견이 분출하고 있다. 이스라엘-이란 전쟁 개입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공약 위반으로, 보수층을 분열시킬 뿐 아니라 중도층과 무당층 유권자를 등 돌리게 할 수 있다는, 반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국의 중동 전쟁 개입이 내년 중간 선거 쟁점으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토마스 매시 공화당 하원의원. (사진=AFP)

토마스 매시 공화당 하원의원. (사진=AFP)


◇공화당 내부서 “이란 공격은 위헌”…MAGA 진영에서도 비판


토마스 매시 공화당 하원의원은 22일(현지시간) CNN 방송에 출연해 “이란에서의 트럼프 대통령 행동은 공화당 내부를 분열시킬 것이고, 이는 내년 중간선거에서 우리에게 큰 타격이 될 것”이라며 “우리는 이 한 가지 이슈로 인해 다수당 상황을 잃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매시 의원은 “사람들이 환멸을 느끼고, 무관심해지고, 투표장에 나오지 않게 되면 민주당이 다시 다수당이 돼 트럼프를 탄핵할 수도 있다”며 “이번 결정은 정치적으로도, 법적으로도, 헌법적으로도, 정책적으로도 나쁜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소셜미디어 X를 통해서도 이란 공격은 “헌법에 위배된다”고 밝혔다.

미국 중간선거는 대통령 임기 중반에 이뤄지는 대규모 전국 선거로, 내년 11월 실시된다. 중간 선거는 현직 대통령과 집권당에 대한 중간 평가의 성격이 강해 통상 여당이 의석을 잃는 경우가 많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의 승인을 거치지 않고 이란 공격을 승인한 것은 탄핵 사유라며 공세를 펼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MAGA(마가·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에서도 반발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맷 게이츠 전 하원의원도 이날 “모든 전쟁은 처음에는 인기를 끌었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끝은 좋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마조리 테일러 그린 공화당 하원의원을 비롯해 터커 칼슨, 스티브 배넌 등 보수 논객들도 미국의 전쟁 개입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왔다.

백악관은 ‘마가’ 진영을 의식해 “이번 이란 공격은 정밀하게 제한된 작전이며 미 지상군 투입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악관 관계자들은 이란 공격 전 ‘마가’ 진영의 영향력 있는 인사들에 연락해 트럼프 대통령의 대이란 전략이 바뀐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매시 낙선 운동 공식화한 트럼프…“공화당 이탈자에 경고”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측은 트럼프 대통령 비토의 선봉에 선 매시 의원의 켄터키주 예비 선거(당내 경선) 낙선을 위한 정치활동위원회(PAC)를 구성했다고 미 매체 악시오스가 이날 보도했다.

PAC는 미국에서 정치 자금을 모아 특정 후보자나 정당을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조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현직 공화당 의원의 낙선 운동을 공식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매시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력 법안인 감세안, 이른바 ‘크고 아름다운 법안’에도 반대표를 던진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전략가이자 여론조사관인 토니 파브리지오와 트럼프 공동 선대위원장을 맡았던 크리스 라시비타가 매시 의원 낙선을 위한 PAC를 이끌 예정이다. 라시비타는 PAC가 매시 의원을 낙선시키기 위해 필요한 모든 방법을 쓸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이 소유한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장문의 글을 올려 매시 의원을 맹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매시는 약하고 무능하며 어떤 게 아무리 좋다고 해도 자기 앞에 놓인 사실상 모든 것에 ‘아니요’라고 투표한다”며 “MAGA는 이 한심한 패배자인 매시를 역병처럼 멀리해야 한다”고 썼다.

매시 낙선을 위한 PAC 결성은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내 이탈자들에게 경고를 보내는 의미라고 블룸버그는 해석했다.

블룸버그는 “내년 중간선거가 다가오는 가운데 이란 공습은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에 큰 리스크”라며 “관세 정책으로 이미 흔들리는 경제 상황 속에 중동 상황 불안에 따른 유가 급등 위험까지 높아졌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