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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268] 히로시마

조선일보 강헌 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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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268] 히로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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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ry Moore ‘Hiroshima’(1984)
태평양 전쟁 종전 80주년을 맞아 일왕 나루히토는 희생자를 기리고 전쟁의 폭력을 상기시키는 위령 여행을 진행 중이다. 6월 19일 일왕은 마사코 왕비와 함께 히로시마를 방문하여 피해자를 추도했다. 지난 4월 화산섬 이오지마를 시작으로 오키나와에 이은 세 번째 순회이며 9월에는 또 다른 원폭 투하지인 나가사키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한다.

나루히토는 지난 2월 자신의 65세 생일을 맞아 종전 80주년 메시지를 발표했다. “전쟁의 기억이 희미해지는 오늘날 전쟁을 모르는 세대에게 비참한 체험과 역사가 전해지는 것이 중요하다.”

1945년 8월 6일 오전 8시 16분, 한 번도 공습을 받지 않았던 히로시마시의 평화롭고 분주한 아침은 한 개의 폭탄으로 박살났다. 특히 폭심지 근처의 온도는 열복사로 인해 3000~4000도에 이르렀기에 사람들은 시신조차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순식간에 증발해버렸다.

히로시마 평화기념관에 가면 ‘인영(人影)의 돌’이라는 제목이 붙은 돌계단이 있다. ‘사람의 그림자’라는 말인데 폭발 당시 스미토모 은행 앞 돌계단에 앉아 기다리던 희생자가 폭발과 함께 돌에 검은 흔적만을 남기고 사라진 것이다.

‘Still Got the Blues’로 7080 세대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던 영국 북아일랜드 출신의 하드록 기타리스트 게리 무어는 비극적인 사건에 대한 곡을 종종 발표했는데 이 노래도 그런 궤적 중에 탄생했다. (그는 직전 앨범에서는 소련의 한국 KAL 민항기 격추를 규탄하는 ‘Murder in the Skies’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 노래의 후반부는 히로시마를 다룬 수많은 노래 중에서 가장 압축적인 진실을 제시한다. “히로시마/순수함이 불타버린 그곳/히로시마/사람들이 서 있던 자리에서 순식간에 그림자로 변해버린 그 곳/히로시마/이 악의 씨앗은 선을 가져오지 않는다(Hiroshima/The place where innocence was burned/Hiroshima/Men came to shadows where they stood/Hiroshima/This grain of evil brings no g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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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헌 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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