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일주일 넘게 이어지면서 이란의 피해가 확대되고 있지만 친이란 '저항의 축' 세력의 존재감은 느껴지지 않는다. 앞서 이스라엘과 전쟁을 벌이면서 힘이 빠진 데다 이스라엘의 군사력과 정보력에 압도되면서 당장 생존에 힘써야 하는 처지에 몰린 탓으로 분석된다.
이란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중동 이슬람 시아파 맹주로서 반미 감정을 공유하는 '저항의 축' 무장 세력을 키우면서 역내 영향력을 확대하고 정권을 보호해왔다. 팔레스타인 하마스, 레바논 헤즈볼라, 예멘 후티 반군, 이라크와 시리아의 친이란 민병대 등이 대표적이다. 이란은 이들 조직을 앞세워 전면에 나서지 않으면서도 미국과 이스라엘을 견제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정작 이란을 정조준해 일주일 넘게 맹폭하고 있지만 저항의 축은 좀체 이란을 위한 행동에 나서지 않고 있다. 한때 저항의 축 가운데 가장 강하고 평가받던 헤즈볼라는 구두로 이란에 연대를 표명할 뿐 이스라엘을 향해 단 한 발의 미사일도 발사하지 않았다. 이라크의 시아파 민병대는 예전처럼 미군 기지를 공격하지 않았으며, 후티 반군은 14일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 몇 발을 쏜 게 전부다.
17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F-16 전투기가 가자지구 북부 자발리아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
이란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중동 이슬람 시아파 맹주로서 반미 감정을 공유하는 '저항의 축' 무장 세력을 키우면서 역내 영향력을 확대하고 정권을 보호해왔다. 팔레스타인 하마스, 레바논 헤즈볼라, 예멘 후티 반군, 이라크와 시리아의 친이란 민병대 등이 대표적이다. 이란은 이들 조직을 앞세워 전면에 나서지 않으면서도 미국과 이스라엘을 견제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정작 이란을 정조준해 일주일 넘게 맹폭하고 있지만 저항의 축은 좀체 이란을 위한 행동에 나서지 않고 있다. 한때 저항의 축 가운데 가장 강하고 평가받던 헤즈볼라는 구두로 이란에 연대를 표명할 뿐 이스라엘을 향해 단 한 발의 미사일도 발사하지 않았다. 이라크의 시아파 민병대는 예전처럼 미군 기지를 공격하지 않았으며, 후티 반군은 14일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 몇 발을 쏜 게 전부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들 동맹 세력이 이스라엘의 군사력과 정보력에 눌려 이스라엘과 맞서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스라엘은 이란을 공격할 때 이란 영토에서 드론을 띄웠고, 이란 최고위 군 정보 관계자들의 위치 정보를 정확히 확보해 제거했다. 이스라엘의 침투력을 확인한 이상 이란을 도와 생존을 위협받는 상황에 몰리기보단 각자도생에 힘쓰는 게 낫다고 판단했단 분석이다.
런던 소재 싱크탱크인 채텀하우스의 레나드 만수르 선임 연구원은 "지금 이 모든 동맹 세력들에게 가장 중요한 건 생존"이라면서 "이들 모두는 이번 군사 작전이 얼마나 치명적이고 무자비한지를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모두 이스라엘을 두려워하고 있다"면서 "그들은 지금이 저항할 때인지 몸을 낮추고 빠져 있을 때인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더구나 하마스와 헤즈볼라는 이란보다 먼저 이스라엘과 무력 충돌하면서 세력이 상당히 위축된 상태다. 하마스는 사실상 껍데기만 남았고 헤즈볼라는 지난해 이스라엘의 '삐삐 테러'로 일격을 당했다. 또 헤즈볼라는 이스라엘과 전쟁 당시 이란의 지원이 부족했던 데 불만을 품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라크 민병대의 경우 관심사가 변한 것도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꺼리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이라크엔 수십 개 시아파 민병대가 있는데 이들이 이라크 정부와 계약을 맺고 석유 경제에 접근할 수 있게 되면서 이란에 대한 충성보다는 손익을 고려해 의사결정을 하고 있단 지적이다.
다만 미국이 전쟁에 참전할 경우엔 중동 내 반미 감정이 폭발하면서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WSJ은 짚었다. 특히 후티 반군이 참전 타이밍을 재고 있으리란 분석이 나온다. 국제위기그룹(ICG)의 예멘 담당 선임 애널리스트인 아메드 나기는 "후티 반군은 이란과 긴밀한 공조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현재 분쟁에서 개입을 제한하는 건 의도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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