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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조기 퇴장 막으려… 나토, 정상회의 일정 대폭 축소

조선일보 파리=정철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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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조기 퇴장 막으려… 나토, 정상회의 일정 대폭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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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시간 회의 싫어하는 트럼프
G7도 하루 만에 회담장 떠나
나토 정상회담이 열릴 예정인 네덜란드 헤이그의 월드 포럼 행사장. /EPA 연합뉴스

나토 정상회담이 열릴 예정인 네덜란드 헤이그의 월드 포럼 행사장. /EPA 연합뉴스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가 다음 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동맹국 정상 회의 일정을 예년보다 눈에 띄게 축소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조기 퇴장’을 막으려 일부러 행사를 간략하게 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나토가 19일 공개한 회의 일정에 따르면, 오는 24∼25일 열리는 정상 회의 기간 32개 회원국 정상이 모두 참석하는 북대서양이사회(NAC) 본회의는 둘째 날 단 한 차례, 2시간 30분 일정으로 진행된다. 과거에는 나토 회원국만 참여하는 본회의, 초청 국가 정상들도 참여하는 확대 회의로 나눠가며 2∼3차례에 걸쳐 회의를 열었다. ‘이례적 간소화’라는 평가다.

첫날 공식 일정도 네덜란드 빌럼 알렉산더르 국왕 주최의 부부 동반 환영 만찬 외에는 정상들이 아닌 실무자들이 참석하는 행사들로 채워졌다. 당초 정상급이 참석하던 ‘나토·우크라이나 이사회’ 세션도 올해는 장관급으로 격하됐다.

나토는 “행사를 작고 집중적으로 구성해 혹시 모를 차질을 줄이려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사실상 트럼프의 조기 귀국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보도했다. 한 번에 2~3시간씩 걸리는 회의 방식을 트럼프가 못 견뎌한다는 것이다.

NAC의 경우 30여 회원국과 초청국 정상들이 각각의 의제를 놓고 돌아가며 의견을 밝히고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 트럼프는 장시간의 회의나 토론을 싫어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평소 백악관 회의에서도 “핵심만 말해라” “짧게 끝내자”고 자주 지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6~17일 캐나다에서 이틀 일정으로 열린 G7(7국) 정상 회의에서도 하루 만에 먼저 회담장을 떠났다. 2018년 캐나다 퀘벡 G7 때도 마찬가지였다. 나토 정상회담의 절반 수준인 15국 내외 정상들이 참석했지만, 트럼프는 여러모로 ‘짜증’을 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회동 가능성도 달가워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젤렌스키는 이번 나토 정상회담에선 환영 만찬에만 초대됐다. FT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분을 고려한 결정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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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정철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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