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엔 “尹정권 비서실 전락”
해수부엔 “보고 유출” 잇단 퇴짜
해수부엔 “보고 유출” 잇단 퇴짜
김현 국정기획위원회 사회2분과 기획위원(오른쪽)이 20일 경기 정부과천청사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기획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
국정기획위원회가 20일 검찰청과 방송통신위원회, 해양수산부의 업무 보고를 받다가 중단시키고 다시 보고를 받기로 했다. 국정기획위에서 부처 업무 보고가 아예 중단된 것은 처음이다. 검찰과 방통위는 민주당에 미운털이 박힌 대표적 부처로 꼽힌다.
국정기획위에 따르면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서 열린 검찰청 업무 보고는 시작한 지 30여 분 만에 끝났다. 대검찰청 관계자가 구두 보고를 마치자 위원들은 회의를 중단했고, 자기들끼리 논의한 뒤 “25일에 업무 보고를 다시 받겠다”며 검찰청 직원들을 되돌려 보냈다. 조승래 국정기획위 대변인은 “검찰과 관련한 대통령의 핵심 공약 내용이 제대로 분석되지 않았다”며 “수사·기소권 분리, 기소권 남용에 따른 피해 해결 방안 등 공약이 있는데, 실제 업무 보고 내용은 검찰이 가진 현재 권한을 오히려 확대하는 방향이었다”고 했다.
대검 측은 ‘국무조정실과 협의해 보고 자료를 만들었고, 공약 관련 자료는 추가로 제출했다’고 해명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조 대변인은 “구두 보고뿐 아니라 추가로 제출했다는 공약 이행 계획 보고 자료도 부실하다. 검찰은 (25일 보고를) 잘 준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정기획위는 보고에 앞서 모두 발언에서도 검찰을 질타했다. 이한주 위원장은 “검찰은 지난날의 과오를 반성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춰 환골탈태할 때가 됐다”고 했고, 이해식 분과장은 “검찰의 직접 수사권을 배제한 상태에서 형사 절차의 공정성·신뢰성을 높이는 방안에 대한 보고가 있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방통위 업무 보고는 1시간 30분 만에 중단됐고, 26일 다시 열기로 했다. 조 대변인은 “위원들이 요청한 자료가 제대로 준비되지 않았고, 현장에서 위원들 질의에 (방통위 측이)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모두 발언에서 김현 위원은 “방통위가 용산의 비서실로 전락해 (TV 수신료) 분리 징수를 해야 한다는 논리를 전파하는 나팔수가 됐었는데, 오늘은 통합 징수를 하겠다면서 설명이 한 줄도 안 붙어 있다”고 했다.
해양수산부 업무 보고는 시작 전에 보고 내용이 언론에 보도된 것을 문제 삼아 분과장이 중단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잇따른 업무 보고 중단에 비판도 나왔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국정기획위의 완장 찬 행태가 가관”이라며 “공직 사회에 얼차려를 가하고 있다”고 했다.
[김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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