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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AI]② 정용진·신동빈·정지선 ‘유통 빅3’의 같은 듯 다른 ‘AI’ 활용법

디지털데일리 유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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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AI]② 정용진·신동빈·정지선 ‘유통 빅3’의 같은 듯 다른 ‘AI’ 활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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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유채리 기자]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유통업계 ‘빅3’이 초격차 전쟁을 벌이고 있다. 그 과정에서 중심에 둔 키워드가 있다. 바로 ‘인공지능(AI)’이다. 최근에는 단순 알고리즘 기반 AI 서비스에서 더 나아가 기업 지향점에 맞춘 AI 혁신을 도모하고 있다.

신세계는 ‘고객과의 접점’에서부터 인공지능(AI) 접목을 늘려가고 있다. 이마트, 지마켓 등이 포함된 신세계그룹을 이끄는 정용진 회장은 올해 초 “이제는 AI 시대다. 모든 게 빠르게 변화할 것”이라며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을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해 ‘고객 자신보다 먼저’ 고객이 원하는 상품과 경험을 제시해야 한다. 이게 미래의 ‘고객제일’ 실현”이라고 강조했다.

이마트 등은 IT 서비스 계열사인 신세계아이앤씨(I&C)를 중심으로 기술 개발과 적용의 선순환 고리를 만들고 있다. 이마트가 도입한 ‘AI 신선 마크다운’ 기술 역시 신세계아이앤씨 AI 전담 부서인 AX센터에서 만들어졌다. AI 신선 마크다운은 재고 등을 고려해 최적의 할인율을 추천하고 자동으로 라벨을 발행해주고 있다.

편의점 이마트24에는 경영주를 위한 ‘AI 상품추천 서비스’를 도입했다. 경영주가 운영하는 점포에서 팔지 않지만, 유사한 점포에서 판매량이 높은 상품을 추천해준다. 본래라면 없을 상품이 점포에 생겨 결과적으로 고객이 상품을 원할 때 편리하게 살 수 있게 돕는다.

정유경 신세계 회장이 이끄는 백화점도 비슷한 흐름이다. 보다 직접적으로 고객이 체감할 수 있도록 AI를 접목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AI 고객분석 시스템 ‘S마인드’다. 고객의 구매 기록, 성별, 요일별 구매 패턴 등 다양한 변수를 사용해 쇼핑 패턴을 분석한다. 이를 통해 개인별 맞춤 쇼핑 정보가 최우선으로 노출될 수 있도록 한다.

공통 계열사인 SSG닷컴 역시 AI를 활용한 개인화 추천 베타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초개인화를 통해 개개인마다 다른 화면이 보이며, 맞춤형 상품을 추천한다. 지난해 4월에는 챗GPT 모델을 활용한 리뷰 요약 기능을 도입했다.



롯데그룹 역시 AI를 활용한 디지털 전환에 적극적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일찍이 AI를 강조했다. 지난 2016년 그룹 정책본부 임원 회의에서 AI 등으로 상징되는 4차 산업혁명을 언급하며 “앞으로 3년 동안 이런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는 지가 30년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전 계열사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하는 ‘인공지능 콘퍼런스’ 개최, 인공지능 윤리헌장 선포 등 전방위적 활동을 펼치고 있다.

다만 롯데그룹은 ‘사업성’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다. 신동빈 롯데 회장 올해 신년사에서 “본격적인 AI시대를 맞아 ‘비즈니스 모델 창출과 비용 절감 등 유의미한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AI 내재화에 집중하자”라고 강조했다.

신 회장의 지침처럼 모객을 위한 새로운 경험 전달에 힘쓰고 있다. 먼저 롯데마트는 온라인 그로서리(식료품) 쇼핑 전용 앱 ‘롯데마트 제타(제타)’를 지난달 선보였다. 제타는 AI를 기반으로 사용자 맞춤형 쇼핑 경험을 제공한다. 단순 상품 추천을 넘어 고객의 지난 구매 이력, 소비 성향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클릭하면 10초 이내 고객 취향에 맞는 상품을 담아 장바구니를 채워준다. AI를 통한 개인화와 편리함을 앞세워 락인 효과를 목표로 한다.


롯데백화점은 AI 작가와의 협업을 통해 소비하는 공간에서 경험하는 공간으로 바꿔가고 있기도 하다. 지난해 봄과 여름에 이어 올 초에도 AI 작가와 협업한 봄 테마 비주얼 ‘베러 비기닝스(BETTER Beginnings)’를 선보였다. 디지털 디스플레이 월, 외곽 벽면 등에 적용해 고객에게 새로운 봄을 알렸다.

AI를 통한 자동화 시스템도 내년에 결실을 맺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쇼핑은 부산에 첨단물류센터(CFC)를 건설 중이다. 주문접수부터 피킹, 패킹, 배송 노선을 고려한 배차까지 AI, 로봇을 기반으로 전 과정이 자동화로 이루어진다. 상품 집적 효율성을 높여 기존 온라인 물류센터보다 상품 구색을 2배 가량 늘리고, 배송 처리량 역시 약 2배 늘어나며 자연스레 비용 효율화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는 구성원이 먼저 AI를 내재화할 수 있도록 한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그룹의 디지털 전환은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니라 일하는 방식의 변화”라고 강조한 바 있다.


지주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 내 ‘DT추진실’이 주축이 돼 AI 전환을 이끌고 있다. DT추진실은 AI·빅데이터 등 신기술 도입, 디지털 인재 육성을 위한 교육 플랫폼 운영 등 디지털 문화 조성 등에 집중하고 있다.

AI 직원을 출근 시키고 있기도 하다. 지난달에는 ‘AI멘토’를 도입했다고 전했다. AI멘토는 ‘멘토’라는 이름처럼 단순 문답 방식이 아닌 전문성을 바탕으로 직원들의 업무 숙달과 전문 지식 함양을 돕는다.

이를 위해 MD, 공간, 회계, 트렌드 등 13개 주요 직무 분야에서 우수 성과자·공인 자격증 소지자·경력 입사자를 3개월 여간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또, 인터뷰 내용을 AI 학습용 데이터로 만들어 생성형 AI 기술과 접목했다. AI 카피라이터 ‘루이스’를 실무에 투입시키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AI는 외면할 수 없는 흐름”이라며 “각 기업마다 차이점은 있다. 그렇지만 궁극적으로 고객 경험 혁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현재 집중하는 분야에서 나아가 그룹 전체 분야에 내재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전사 차원의 시너지를 일으키는 방향에 집중해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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