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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가 마트에 진열된 고기를 뒤적거리다가 맛보는 AI 영상. 출처=X 갈무리 |
[파이낸셜뉴스] 한 마트에 사자가 침입해 정육점 코너의 고기를 먹는 영상이 온라인에 퍼져 화제가 된 가운데, 해당 영상은 인공지능(AI)으로 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남아프리카 마트에 사자 출몰’ ‘사자가 난입해서 난리 난 남아공의 한 대형 마트’ ‘남아공 대형 마트 터는 사자’ 등을 제목으로 영상이 다수 공유됐다. 한 X 계정에 공유된 영상은 현재 조회 수가 650만회를 넘는다.
영상에서 사자는 정육점 코너 복도에서 태연하게 고기를 뜯는다. 마음에 드는 부위를 찾는 듯 바닥에 떨어트린 고기 더미를 뒤적이기도 한다. 이후엔 아예 편안하게 자리를 잡고 고기를 맛본다. 마트 직원이 사자를 밖으로 유인하려다 잘되지 않자 줄행랑치는 모습도 담겼다.
해당 영상이 공개된 초기 대다수 누리꾼들은 이 상황이 실제라고 믿었다. 폐쇄회로(CC)TV 녹화 장면 같은 구도의 영상과 화질 등이 크게 이질감이 없었기 때문이다. 누리꾼들은 영상을 본 후 "사자한테는 호텔 뷔페겠다", "완전 시식 코너네” 등의 댓글이 달렸다
일부 해외 온라인 매체에서는 이 영상을 묘사하는 기사가 나오기도 했다. 이 기사가 재공유되면서, 사자가 마트 정육점 코너에서 고기를 맛보는 영상은 어느새 사실처럼 비춰졌다. 특히 영상이 사파리로 유명한 남아공에서 촬영됐다는 설명이 붙으면서 사자가 마트에 출몰한 상황은 실제처럼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이 영상은 실제 상황이 아닌 생성형 AI로 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얼핏 보면 이질감이 없지만, 영상을 자세히 보면 사자의 꼬리가 사라졌다 다시 나타나는 구간이 존재한다. 이 외에도 갑자기 사자 뒷다리 옆에 발이 하나 더 달린 듯한 형상이 나타나고, 고기 모양이 바뀌는 등의 어색한 장면이 등장한다.
신체 왜곡이나 물체의 갑작스러운 생성과 소멸, 형태 변형 등은 AI로 제작된 영상의 전형적인 특징이다.
영상에는 워터마크가 적혀 있는데, 구글에 검색한 결과 이는 한 틱톡 이용자의 아이디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계정에 해당 사자 영상이 처음 올라온 건 지난 14일이다. 최초 게시물에는 해당 영상이 AI로 생성한 창작물이라는 안내가 표시됐다.
이후 해당 영상이 출처 없이 무분별하게 재가공·재공유되면서 어느 순간부터 실제 영상처럼 받아들여지게 된 것으로 추정된다.
AFP통신은 “남아공의 한 식료품점 고기 코너에서 사자가 고기를 먹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 소셜미디어에서 수백만 회 재생되며 화제를 모았다”며 “그러나 이 영상은 사실이 아니다. 해당 영상은 AI로 생성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영상에는 AI 생성 콘텐츠의 전형적인 특징들이 드러나며, 최초 게시자도 AI로 만든 것임을 명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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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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