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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금 기부해 주세요” 직접 나선 레오 14세

조선일보 유재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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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금 기부해 주세요” 직접 나선 레오 14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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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에 교황이 홍보 나서
지난 18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교황 레오 14세가 군중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지난 18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교황 레오 14세가 군중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지난달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14억 가톨릭 신자의 영적 지도자로 즉위한 교황 레오 14세가 로마 교황청의 연례 자선 행사인 ‘베드로 성금(Peter’s Pence)‘의 ‘홍보 모델’로 등장했다. 18일 교황청 공식 홈페이지와 소셜미디어 등에는 베드로 성금 모금 홍보 영상이 올라왔다. 1분가량의 영상은 지난 5월 콘클라베(교황 선출을 위한 추기경단의 비밀 회의) 당시 새 교황 선출을 알린 성 시스티나 성당 굴뚝의 하얀색 연기로 시작한다. 이어 교황 선출을 기뻐하는 사람에게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라고 인사하는 레오 14세의 모습으로 이어지며, 끝부분에는 “교황 레오 14세의 여정에 동참해 베드로 성금에 기부해 달라”는 문구가 나온다.

베드로 성금은 9세기 영국의 앵글로색슨족이 가톨릭으로 개종하면서 교황청에 납부한 세금에서 비롯된 전통으로, 19세기 교황 비오 9세가 이를 공식화했다. 오늘날 베드로 성금은 매년 6월 29일 성 베드로와 바오로 사도 대축일 전후, 신자들의 자발적 모금을 독려하는 연례 자선 행사로 자리 잡았다.

기부된 성금은 교황의 사목 활동과 전 세계 가난한 이들을 돕기 위한 헌금 등으로 사용된다. 2023년 기준 베드로 성금 최대 기부국은 미국(28%)이 차지했으며, 이탈리아(6.4%), 브라질(3.9%), 독일(2.7%), 한국(2.7%) 등이 뒤를 이었다. 교황청의 최신 자료에 따르면 2023년 베드로 성금 모금액은 4840만유로(약 765억원)였지만 사용액은 1억300만유로(약 1628억원)에 달했다.

교황청은 당해 모금액에 기금 약 5000만유로를 더해 총 9000만유로를 교황청 선교 활동에, 나머지 1300만유로를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직접 지원하는 프로그램에 사용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모금액보다 더 많이 지출하는 상황이 교황청 재정을 악화시킨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황청은 연금 지급, 운영비 증가, 코로나 후 관광 수입 감소 등의 문제로 재정난이 심각한 상태다. 로이터는 익명의 소식통을 통해 바티칸의 2024년 회계 보고서에 8300만유로(약 1312억원)의 예산 적자가 기록됐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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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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