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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평생소원, 표준어를 공통어로 바꾸는 것 [말글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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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평생소원, 표준어를 공통어로 바꾸는 것 [말글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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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을 하루 앞둔 지난해 10월8일 오전 광주 북구청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이 자음, 모음 종이를 벽에 붙이고 있다. 연합뉴스

한글날을 하루 앞둔 지난해 10월8일 오전 광주 북구청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이 자음, 모음 종이를 벽에 붙이고 있다. 연합뉴스


김진해 | 한겨레말글연구소 연구위원·경희대 교수



‘네 평생소원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바람처럼 왔다가 이슬처럼 가는 것이라고 하겠다.(거짓말) 말 공부하는 선생이라는 직업인으로서 평생소원이 뭐냐고 묻는다면 뭐라 답할 수 있을까?



내 평생소원은 두가지다. 첫째는 대학의 상대평가를 없애는 것. 대학에 있으면서 뭐든지 들어줄 테니 소원 하나만 말해보라고 하면, 한치의 망설임 없이 상대평가를 없애는 것이라고 하리라.(이 소박한 꿈을 이루기가 참 어렵다.) 엊그제 졸업을 앞둔 가연씨가 불쑥 꺼낸 말. “제가 졸업하고 나가더라도 대학이 절대평가로 바뀌면 좋겠어요. 돌이켜보니 옆 친구들과 끝없이 경쟁하느라 정작 하고 싶은 공부에 푹 빠져본 적이 한번도 없더라고요.”



둘째 소원은 표준어를 공통어로 바꾸는 것.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이라는 시대착오적인 표준어 규정을 없애고, ‘한 민족 간에 두루 소통되는 현대어’ 정도의 공통어로 바꾸자는 것. 이렇게 바뀔 기회가 아주 없지 않았다. 2006~2009년까지 국립국어원장을 지낸 이상규 교수가 위와 같은 주장을 했더랬다. 어찌된 연유인지 임기를 마치자마자 그 얘기는 완벽하게 사라졌다. 표준어 중심주의자들의 난공불락을 뚫지 못했겠지.



그동안 ‘줄창’ 하던 말을 또 꺼내는 이유는 정부가 바뀌고 국정 과제를 정한다는 소식과 함께, 다행히(!) 언어정책을 총괄하는 국립국어원장의 후임이 아직 뽑히지 않았다고 하니 변화를 기대하는 마음이 발동하기 때문이다.(그러면 “‘줄창, 늘상’은 틀렸고 ‘줄곧, 늘’만 맞다”는 식의 사람 기죽이는 얘기를 다시 안 해도 되리라.) 어떤 언어정책이 좋은지 판단하는 기준은 간단하다. 그것이 사람들의 자유로운 소통을 돕고, 우리 사회를 좀 더 평등하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가 하는 것. 절호의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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