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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파 기조 강화한 연준…6월 FOMC에서 투자자가 알아야 할 5가지

머니투데이 권성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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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파 기조 강화한 연준…6월 FOMC에서 투자자가 알아야 할 5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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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18일(현지시간) 예상했던 대로 연방기금 금리의 목표 범위를 4.25~4.5%로 유지했다. 올들어 4번 연속 금리 동결이다.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점으로 표시한 점도표에 따르면 올해 금리 인하 전망도 0.25%포인트씩 2번으로 지난 3월과 동일했다.

미국 연방기금 금리 목표 범위/그래픽=윤선정

미국 연방기금 금리 목표 범위/그래픽=윤선정



표면적으로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는 이전과 별 차이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지난 5월 물가지표가 무난한 것으로 확인됐음에도 연준이 관세 인상에 따른 향후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을 높이 평가한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매파적 기조를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FOMC 후에 발표된 성명서와 경제전망요약(SEP),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응 등을 통해 미국의 향후 통화정책 기조와 관련해 주목해야 할 5가지를 정리했다.


성명서에 나타난 3가지 변화

이날 발표된 FOMC 성명서 내용은 이전(5월7일)과 3가지가 달라졌다. 첫째, "실업률이 최근 수개월 사이에 낮은 수준으로 안정됐다"는 표현이 "실업률이 낮게 유지되고 있다"고 바뀌었다. 하지만 이는 크게 주목할만한 변화는 아니다.

놀라운 것은 둘째 변화다. 연준은 "경제 전망을 둘러싼 불확실성"에 대해 지난 5월에는 "더 증가했다"고 진단했으나 이번에는 "줄었으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노스라이트 자산관리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크리스 자카렐리는 CNBC에 연준이 금리를 동결한 것은 놀랍지 않지만 성명서에서 불확실성이 "줄었다"고 판단한데 대해선 놀랐다고 밝혔다.


연준은 성명서에서 불확실성이 왜 줄었다고 보는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관세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가 완화됐다는 점을 의미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성명서에서 세번째 변화는 "실업률과 인플레이션 상승 리스크가 올라갔다고 판단한다"는 표현이 빠지고 연준이 "(고용 극대화와 물가 안정이라는) 2가지 목표의 양쪽 리스크를 모두 주시하고 있다"는 문장만 남은 것이다.

관세 인상으로 향후 인플레이션이 올라갈 것으로 전망되지만 지난 5월 소비자 물가지수(CPI)에서 확인했듯 현재로선 물가 상승 압력이 높지 않다는 점과 최근 고용 증가폭이 둔화되고 있지만 실업률은 4.2%로 여전히 낮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① 손 놓고 지켜보는 연준

파월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 경제는 견고한 상태로 보이고 노동시장은 금리 인하가 필요할 정도로 위급하지 않다"며 "올 여름 동안 관세에 대해 훨씬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당분간 우리는 정책을 변경하기 전에 향후 경제가 어떻게 흘러가는지에 대해 좀더 배우며 기다릴 수 있는 위치에 있다"며 올들어 유지해왔던 관망세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대해 노스라이트 자산관리의 자카렐리는 "연준이 사실상 손을 놓고 앉아서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리는지, 노동시장이 무너지는지 지켜보겠다는 것"이라며 "연준의 이중 목표 중 먼저 타격을 받는 부분이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여전히 향후 정책 기조는 금리 인하로 기울어져 있다"며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지는 않고 최소한 동결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② 연준 내 금리 전망 이견 확대

6월 점도표 /자료=연준

6월 점도표 /자료=연준



이날 발표된 점도표에서 연내 2번의 금리 인하 전망은 유지됐다. 연준 위원 19명의 올해 말 금리 전망치 중앙값은 3.875%로 지난 3월과 같았다. 그러나 연준 위원간 이견은 커졌다.

올해 2번의 금리 인하를 예상한 연준 위원은 지난 3월 9명에서 8명으로 줄었다. 한번의 금리 인하를 전망한 위원은 4명에서 2명으로 감소했다. 반면 올해 금리 인하가 아예 없을 것으로 관측한 위원은 4명에서 7명으로 늘었다. 올해 3번의 금리 인하를 예상한 위원은 2명으로 유지됐다.

19명의 연준 위원 중 9명은 올해 2번 미만의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10명은 2번 이상을 예상하면서 의견이 거의 반반으로 팽팽히 갈린 셈이다.

여기에서 단 한 명만 올해 금리 인하 횟수가 2번에서 더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을 바꾸면 올해 말 금리 전망치 중앙값이 올라가 올해 금리 인하 전망은 1번으로 축소된다.

2026년에는 연준 위원들이 생각하는 금리 인하 횟수가 지난 3월의 2번에서 1번으로 줄었다. 관세 인상에 따른 인플레이션 전망에 대한 불안감 때문으로 보인다.

코메리카 은행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빌 애덤스는 연준 위원 19명 중 7명이 올해 금리 인하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며 "연준은 3개월 전보다 올해 금리 인하에 대해 덜 확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파월 의장은 "연준 위원 누구도 이 금리 전망을 크게 확신하지 않는다"며 점도표에 나타난 금리 전망에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하지 말라는 뜻을 시사했다.

ING도 이날 보고서에서 "경제적, 정치적 불확실성이 매우 크고 정책 전망은 매우 빠르게 바뀔 수 있기 때문에 큰 구조 속에서 볼 때 이러한 (금리) 전망은 사실상 별 의미가 없다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③ 인플레이션 상승 추세는 확신

이날 연준은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 상승 가능성에 대해선 상당히 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공개된 SEP에 따르면 올해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기준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지난 3월 2.8%에서 3.1%로 상향 조정됐다. 지난 4월 근원 PCE 기준 물가상승률은 2.4%였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경제 전반에 불확실성이 높다면서도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 리스크는 상당히 확신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기업들이 관세 인상의 부담을 소비자들에게 전가시킬 수 있다며 "내가 아는 모든 사람들이 향후 수개월간 인플레이션이 관세 때문에 상당히 큰 폭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또 관세 영향이 유통망을 거쳐 최종 소비자에게 도달할 때까지 시간이 걸린다며 "우리는 (관세) 영향을 일부 목격하기 시작했고 앞으로 수개월간 더 많이 경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U.S. 뱅크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베스 앤 보비노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시장이 올해 2번의 금리 인하 전망이 유지된 것을 축하하기도 전에 파월 의장이 "재빨리 술잔을 치워버렸다"고 표현했다.

그는 "시장이 점도표에 금리 인하 전망이 2번으로 유지된 것을 기뻐하고 있는데 파월 의장은 관세로 인플레이션이 올라가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고 (투자) 열정은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 /로이터=뉴스1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 /로이터=뉴스1




④ 관세가 통화정책의 핵심 열쇠

SEP에 따르면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 3월 1.7%에서 1.4%로 낮아졌다. 실업률 전망치는 4.4%에서 4.5%로 올라갔다. 지난 5월 실업률은 4.2%였다.

연준은 올해 인플레이션은 올라가고 경제성장률은 낮아지는 스태그플레이션적인 압력을 예상하는 것이다. 스태그플레이션은 경제가 부진한 가운데 물가 상승 압력은 높은 상태를 말한다.

이 같은 연준의 스태그플레이션적인 전망은 관세 때문이다. 연준 위원들은 지난 6주일간 관세로 인한 불확실성이 경제 전망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거듭 밝혀왔고 파월 의장도 이날 "경제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파악하기가 매우 힘들다"고 말했다.

결국 관세가 고용 극대화와 물가 안정이라는 연준의 이중 목표에 모두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어 연준으로선 정책 운용의 폭이 좁아진 상태로 일단 관망세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리전스 파이낸셜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리처드 무디는 "관세가 궁극적으로 어느 수준에서 결정될지, 최종적으로 누가 관세 인상의 부담을 떠안을지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고 지적했다.


⑤ 그림자 연준 의장의 등장 가능성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준의 금리 동결이 발표되기 전 취재진을 만나 파월 의장을 "멍청이"라고 노골적으로 비난하면서 금리를 2%포인트 인하하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자신이 연준 의장이 된다면 파월 의장보다 훨씬 더 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에는 내년 5월15일이 임기 만료인 파월 의장의 후임자를 "곧 지명하겠다"며 "좋은 연준 의장은 금리를 낮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올 여름에 파월 의장의 후임자를 지명한 뒤 파월 의장의 임기가 끝날 때까지 백악관 경제 고문으로 두고 그림자 연준 의장으로 운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차기 연준 의장 지명자가 백악관 경제 고문으로 통화정책에 대해 발언하면 임기가 채 1년도 남지 않은 파월 의장의 영향력이 약화될 것이란 복안이다.

한편, 19일 미국 증시는 노예해방 기념일로 휴장한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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