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OLED(올레드·유기발광다이오드) 양산에 성공하면 물구나무를 서서 후지산에 올라가겠다."
2000년대 초 한국 기업들이 OLED 개발을 시작했을 때 일본 전문가들이 한 말이다. 1990년대 LCD(액정 표시 장치) 중심의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을 80% 가까이 점유하고 있던 일본은 한국보다 먼저 PMOLED(피몰레드·저사양 OLED 디스플레이) 양산을 시작했다. 하지만 결국 성공하지 못했다.
반면 2002년 삼성SDI는 PMOLED 양산을 시작한 지 약 2년 반 만에 시장 점유율 44%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이후 삼성SDI는 2006년과 2008년에 각각 4800억원과 4000억원을 투자하면서 AMOLED(아몰레드·고사양 OLED 디스플레이) 양산에도 성공했다. 이는 오늘날 한국이 AMOLED 세계 시장과 첨단기술을 선도하는 원동력이 됐다. 대한민국 산업 역사상 유일하게 진정한 '퍼스트무버'로 인정받는 기술이 바로 OLED와 이를 기반으로 하는 폴더블 디스플레이 기술이다.
2000년대 초 한국 기업들이 OLED 개발을 시작했을 때 일본 전문가들이 한 말이다. 1990년대 LCD(액정 표시 장치) 중심의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을 80% 가까이 점유하고 있던 일본은 한국보다 먼저 PMOLED(피몰레드·저사양 OLED 디스플레이) 양산을 시작했다. 하지만 결국 성공하지 못했다.
반면 2002년 삼성SDI는 PMOLED 양산을 시작한 지 약 2년 반 만에 시장 점유율 44%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이후 삼성SDI는 2006년과 2008년에 각각 4800억원과 4000억원을 투자하면서 AMOLED(아몰레드·고사양 OLED 디스플레이) 양산에도 성공했다. 이는 오늘날 한국이 AMOLED 세계 시장과 첨단기술을 선도하는 원동력이 됐다. 대한민국 산업 역사상 유일하게 진정한 '퍼스트무버'로 인정받는 기술이 바로 OLED와 이를 기반으로 하는 폴더블 디스플레이 기술이다.
이러한 디스플레이 산업 발전에는 원천기술개발과 고급 인재 양성을 위한 정부의 지원과 노력이 절대적인 역할을 했다. 1992~2002년의 '주요 7개국(G7) 프로젝트'와 2002~2012년의 '프런티어 사업'이 대표적이다. 프런티어 사업의 '차세대 정보디스플레이기술 개발 사업단'은 한국이 OLED와 폴더블로 대변되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는 근간을 마련했고 나아가 LCD 소재·부품·장비 원천기술의 해외의존도를 크게 낮추는 데 중추적 역할을 했다.
하지만 기업이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의 1위를 차지하면서부터 우리나라에서는 기업이 미래 디스플레이 원천기술개발을 주도하게 됐다. 정부의 지원이 간헐적으로 이뤄졌지만, 수많은 고급 인재와 대규모 정부 지원으로 무장한 중국의 인(人)해전술, 전(錢)해전술을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국방·안보·전산망·개인 휴대기기 등 모든 분야에 사용되는 핵심 부품인 디스플레이는 세계 경제 안보 측면에서 반도체보다도 훨씬 무서운 '전략무기'다. 일각에서는 "한국의 디스플레이 산업이 무너지면 미국의 F35 전투기가 뜨지 못한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한국의 디스플레이가 무너지면 전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은 중국이 독점하게 되기 때문이다.
요즘 심심찮게 들려오는 삼성디스플레이와 중국 최대의 디스플레이 제조사 BOE의 OLED 특허 소송전에서 고구려 살수대첩과 고려 귀주대첩이 떠오른다. 길목을 지키는 원천기술 확보의 중요성을 새삼 실감한다. 생각지도 못했던 한국에 자리를 내어준 일본의 선례를 따르지 않으려면 중국이라는 골리앗을 슬기롭게 이겨 내야 한다. OLED 초격차를 통해 시간을 벌면서도 급소를 찾아내 미래 디스플레이 원천기술을 선점하는 다윗의 전략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정부가 이러한 전략 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디스플레이 산업의 재도약을 이끄는 촉매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 단기적 성과에 급급한 지원이 아니라, 10년을 내다보는 장기적 안목의 연구개발 투자와 석·박사급 고급 인재 육성을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
홍용택 서울대 교수 |
홍용택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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