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상수 법무법인 지평 회계사 |
국세청이 지난 11일 과세형평성을 제고하기 위해 감정평가 대상을 확대하고자 '상속세 및 증여세 사무처리규정'을 개정했다(국세청 훈령 제2681호). 핵심 내용은 비상장법인의 주식평가시 해당 법인이 보유한 부동산도 감정평가 대상에 포함한다는 것이다.
국세청은 2020년 1월31일 상속세와 증여세의 과세형평성을 높이기 위해 꼬마빌딩 등에 대해 감정평가사업을 시행한다고 보도했고 같은 해 7월20일 관련 내용을 상속세 및 증여세 사무처리규정에 반영했다. 이후 2021년 10월12일 국세청 훈령 제2473호로 개정하면서 부동산 과다보유법인이 보유한 부동산도 감정평가 대상에 포함했다. 그리고 이번 개정을 통해 부동산 과다보유법인이 아니어도 비상장법인의 주식가치 평가시 순자산가치 계산을 위한 목적으로 부동산의 감정평가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증세법)상 비상장법인의 1주당 순자산가치는 당해 법인의 순자산가액에서 발행주식총수를 나눈 값으로 하고 순자산가액은 평가기준일 현재 당해 법인의 자산을 상증세법 제60조 내지 제66조의 규정에 의해 평가한 가액에서 부채를 차감한 가액으로 한다. 그리고 상증세법 제60조 제1항은 상속세나 증여세가 부과되는 재산의 가액은 평가기준일 현재의 시가에 따르도록 하고 같은 조 제2항은 시가의 범위에 감정가액을 포함했다. 특히 상증세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은 평가기준일 후 상속세 또는 증여세의 결정기한까지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없다고 봐 납세자 또는 과세관청이 신청할 경우 평가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감정가액도 시가에 포함할 수 있도록 했다. 국세청은 위 법령에 근거해 비상장법인의 주식가치 평가를 위한 순자산가치 산출 때도 부동산의 감정평가가 가능하다고 봐 관련 사무처리규정을 개정한 것이다.
국세청의 과세목적 감정평가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다. 특히 상증세법 제60조 제2항은 시가를 정의하면서 '감정가격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시가로 인정되는 것'으로 규정했지만 입법과정을 살펴보면 과세목적의 감정평가를 인정하고자 한 내용은 찾아보기 어렵다. 또한 상증세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에 '납세자나 과세관청의 신청'이라는 문구를 둬 과세관청이 소급감정을 신청할 수 있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으나 해당 시행령의 제·개정 연혁을 살펴보면 과세관청에 과세목적의 소급감정을 할 수 있다고 해석하기는 어렵다. 이런 점에서 과세목적의 소급감정을 인정하는 것은 입법의 목적 및 관련 규정의 체계적 해석에는 부합하지 않는다는 견해가 많다.
국세청의 감정평가가 비상장주식으로 확대되면 논란이 증폭될 수밖에 없다. 비상장법인이 보유한 다른 비상장법인 그리고 다른 비상장법인이 보유한 또 다른 비상장법인의 주식평가 때도 감정평가를 해야 하는지도 논란이 될 것이다. 이렇듯 감정평가와 관련해 구체적인 기준 없이 막연히 감정가격을 시행령에서 정하는 방식에 따라 결정하도록 한 것이 과연 조세법률주의 정신에 맞는지에 대해 많은 논의가 필요할 것 같다.
구상수 법무법인 지평 선임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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