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서울 시내 한 거리에 붙은 신용카드 대출 광고물. (사진=뉴시스DB) hwang@newsis.com |
[서울=뉴시스]조현아 권안나 기자 = 오는 7월 시행되는 3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를 앞두고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뿐 아니라 DSR 규제 '사각지대'인 예금담보대출(예담대)까지 들썩이고 있다. 규제 강화로 대출 한도가 줄어들기 전에 최대한 대출을 끌어모으려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수요가 늘고 있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예금담보대출 잔액은 지난 16일 기준 5조39억원으로 집계됐다. 올들어 지난 1월말 4조8871억원에서 약 넉 달 만에 1168억원 증가한 것이다. 예담대는 예·적금이나 청약통장 예치 자금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상품으로, 기존 대출 여부와 무관하게 예치금의 95% 한도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예담대가 꾸준히 늘고 있는 것은 은행권에서 DSR 규제를 앞두고 대출 수요 증가에 대비해 주담대 문턱을 높인 영향이 크다. 주담대와 신용대출과 달리 DSR 규제에 영향을 받지 않는 예담대에 일종의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대출 규제를 앞두고 카드사와 보험 등 2금융권에 수요가 몰리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핀테크 기업 핀다가 3단계 DSR 제도 발표 전·후인 지난달 12일부터 25일까지 사용자들의 대출 트렌드를 분석한 결과 5월 3주차 이후 고신용자(신용점수 900점 이상)가 받은 2금융권 대출 약정 수가 전주 대비 40.4%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신용점수 1000점인 사용자들의 2금융권 대출 약정 건수와 약정금액도 같은 기간 각각 150%, 600% 급증했다. 업권별로는 보험업권에서 고신용자들의 대출 약정 수(100%)와 약정액(117%)이 크게 증가했다. 카드론 한도조회 건수는 같은 기간 31% 늘어 2금융권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실제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카드 등 9개 카드사의 카드론 잔액은 지난 4월 말 기준 42조5005억원으로 전월(42조3720억원)보다 1285억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론 잔액은 지난해 12월 소폭 감소한 뒤 올들어 2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다, 지난 2월 42조9888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카드론은 오는 7월부터 3단계 스트레스 DSR 적용 대상에 포함된다. 이에 따라 대출 한도가 줄어들기 전 대출을 받으려는 수요가 몰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주담대나 신용대출을 받은 차주가 7월 이후 카드론을 받으려 할 경우 DSR 적용에 따라 대출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
DSR 규제에서 자유로운 보험사의 보험계약대출(약관대출)에 대한 관심도 지속되는 분위기다. 약관대출은 계약자가 보험 해지 시 받을 환급금을 담보로 하기 때문에 DSR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보험계약대출 잔액은 지난 2022년 말 68조1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71조6000억원으로 2년 사이 3조5000억원 급증했다.
다만 보험사들이 대출자 폭증을 우려에 미리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지난 3월말 기준 잔액은 70조7000억원으로 올해 들어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NH농협생명은 지난 3월 종신형 연금 상품의 대출 한도를 해지 환급금의 95%에서 50%로 낮췄다. 삼성화재는 24일부터 일부 보험 상품의 약관 대출 한도를 해지 환급금의 30%로 축소하기로 했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최근 부동산 경기 회복 기대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는) 대출' 수요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2금융권을 통한 대출이 늘면서 고금리에 따른 연체와 리스크 관리 어려움은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acho@newsis.com, mymmn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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