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게소 음식점 키오스크에 메뉴가 표시되고 있다.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뉴스1 |
식당에서 조리용 장갑을 착용한 채 음식을 나르고 테이블을 치우는 직원들을 교육시켜달라는 네티즌의 글이 온라인상에서 큰 공감을 얻고 있다.
18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식당 서빙 장갑 더러워 죽겠다’는 제목으로 최근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올라온 글의 캡처본이 공유됐다.
원글 작성자는 “식당 가면 눈에 들어오는 게 있다. 니트릴 장갑(조리용 고무 장갑) 착용한 손으로 테이블 치우고, 행주질하고, 잡다한 거 만지고, 음식 서빙하고, 그릇 정리하고, 계산받는 모습”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다른 테이블 먹은 거 치우고 행주질한 손 씻지도 않고 제 음식 서빙할 때 너무 더럽고 열 받는다”며 “결국 자기 손만 깨끗하게 지키는 거 아니냐. 장갑 낀 손으로 행주질한 뒤 손 씻는 사람 몇이나 되나. 한 번도 못 봤다”고 했다.
이어 “손님이 다 보고 있다고 교육 좀 해달라. 장갑 낀 채로라도 손 씻을 수 있는 거 아닌가. 직접적으로 자기 피부에 안 닿는다고 손을 안 씻는다”고 지적했다.
최근 겪은 경험담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테이블 위에 뼈 발라낸 게 굴러다니는데 그걸 손으로 집어서 치우고 행주질하더니 그 손으로 제 음식 갖고 나오더라”며 “두 번 다시 그 가게에 안 간다”고 했다.
그러면서 “요즘 보면 안 그러는 식당이 없다. 맨손일 땐 뭐 묻으면 찝찝해서 손이라도 깨끗하게 씻지, 장갑 끼니까 뭐 묻든 말든 행주나 앞치마에 쓱 닦는다. 계산할 때 그 손에 카드도 건네주기 싫다”고 했다.
이 글을 본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공감이 쏟아졌다.
네티즌들은 “고깃집에서 화장실 갔는데 직원이 볼일 보고 나와서는 장갑 낀 채로 손 씻더라. 화장실 나와서 계산하는데 그 직원이 음식 서빙하고 있었다” “니트릴 장갑 낀 채로 담배도 피운다” “장갑이 만능인 양 음식 제조, 계산, 쓰레기 정리 다 하더라” 등 경험담을 공유했다.
또 “교차 오염 생각하면 차라리 맨손이 깨끗하다는 생각 든다” “장갑 갈아 끼우는 거 눈치 주는 업주들도 있고 환경오염도 심하다. 그냥 식당에서 장갑 사용 못하게 하면 좋겠다” 등의 반응도 보냈다.
대만 타이베이의 한 길거리 음식점 모습./로이터 연합뉴스 |
식당 내 장갑 사용은 교차 오염으로 인한 식중독 유발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21년 밀면 및 김밥 전문점 식중독 환자가 수백 명 발생한 것과 관련해 ‘교차 오염’ 가능성을 제시했다.
당시 식약처는 “살모넬라균에 오염된 식재료를 완전히 가열하지 않았거나 오염된 식재료를 만진 후 세정제로 손을 씻지 않고 다른 식재료나 조리도구를 만져 교차 오염이 일어났을 것이다”라고 추정했다.
이달 초 대만에서는 ‘식품 위생 기준’을 수정해 식품업 관련 종사자가 음식을 다루면서 지속적으로 돈이나 기타 교차 오염 가능성이 있는 물건을 만지는 행위를 금지하기도 했다. 이를 어길 경우 최고 2억 대만달러(약 90억80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김자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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