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캐나다 총독 내외 주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초청국 리셉션에 참석한 김혜경 여사(왼쪽부터), 2022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정상회의 마지막 날 시장을 방문한 김건희 여사, 2017년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을 방문 중인 김정숙 여사. /연합뉴스, 뉴시스 |
이재명 대통령의 부인 김혜경 여사가 16일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환영 만찬으로 외교 무대에 데뷔했다. 조용한 내조를 고수해온 김혜경 여사는 첫 공식 외교 석상에서 한복 차림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흔히 영부인의 ‘패션 외교’는 국가의 이미지를 드러내는 비언어적 외교 수단으로 여겨져 왔다. 영부인이 무엇을 입었느냐는 대중의 큰 관심을 받아왔고, 그만큼 많은 해석을 낳아왔다. 김혜경 여사를 계기로, 역대 영부인들이 첫 외교 무대에 나섰을 때의 패션과 그 의미가 다시 조명되고 있다.
◇‘조용한 내조’ 김혜경 여사, 한복으로 존재감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16일 캐나다 캘커리 한 호텔에서 열린 캐나다 총독 내외 주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초청국 리셉션에 참석하고 있다./연합뉴스 |
김혜경 여사는 이날 연노란색 치마와 녹색 저고리 차림으로 등장했다. 다니엘 스미스 캐나다 앨버타주 수상이 주최한 환영 리셉션의 드레스 코드는 전통 의상, 또는 정장이었다. 전통 의상을 입은 이는 드물었고, 대다수가 단정한 정장 차림이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많은 분이 전통 의상 때문인지 (김혜경 여사와) 사진 촬영을 요구했다”며 “김혜경 여사는 분주히 인사를 나누며 연성 외교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고 했다.
김혜경 여사는 대선 기간 언론 노출을 자제하며 ‘조용한 내조’ 기조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17일에는 이 대통령과 다른 일정을 소화했다. 이 대통령이 G7 정상회의 공식 행사가 열리는 앨버타주의 캐내내스키스로 이동한 사이, 김혜경 여사는 캘거리에 남아 교민들을 만나고, 국립장애인문화 예술센터를 방문하는 등 단독 일정을 이어갔다.
◇김건희 여사, 태극기 배지와 우크라이나 국기로 메시지
2022년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윤석열 전 대통령과 스페인을 찾은 김건희 여사는 같은 모양의 배지를 착용했다. /연합뉴스, 뉴스1 |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는 2022년 6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첫 외교 무대 데뷔전을 치렀다. 김건희 여사는 단독 일정과 부부 동반 일정 등을 소화하며 다양한 스타일의 정장을 선보였는데, 의상의 왼쪽 옷깃에는 항상 같은 배지를 착용했다. 휘날리는 태극기 모양의 배지였다.
정상회의 마지막 날에는 우크라이나 국기를 연상하는 색상의 의상을 착용했다. 마드리드 시장 내 한국 식료품점을 찾은 김건희 여사는 노란색 레이스 블라우스와 하늘색 치마를 입었다.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는 “영부인의 ‘우크라이나 드레스’ 같은 경우 굉장히 의미 있는 제스처였다고 생각한다”며 “옷 하나로 주는 메시지가 큰데, 그것을 시도한다는 것 자체가 큰 변화”라고 했다.
◇김정숙 여사, 어머니 옷감으로 만든 한복으로 의미 살려
2017년 문재인 전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상견례 및 만찬을 위해 백악관에 도착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를 만나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는 2017년 6월 미국 백악관 환영 만찬에 참석하며 외교 무대에 데뷔했다. 김정숙 여사는 하얀 한복 저고리에 쪽빛 치마, 비취색 장옷을 입었다. 이 한복은 김정숙 여사가 1981년 문 전 대통령과 결혼할 때 친정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옷감으로 만들었다. 지금은 문을 닫았지만 김정숙 여사의 모친은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에서 수십 년간 포목점을 운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숙 여사의 한복은 쪽물로 염색하고 홍두깨를 사용하는 등 전통 기법을 사용했다. 가방도 전통 칠공예 기법인 나전(螺鈿)으로 만든 것을 들었다.
김정숙 여사는 만찬 직후 “한복이 일상 속에서도 더 많이 활용되길 바란다”며 한복 산업의 활성화를 이야기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정숙 여사의 전체 의상 콘셉트는 ‘전통, 패션을 만나다’”라며 “신뢰와 희망을 상징하는 파란색을 중심으로 절제되고 내실 있는 이미지를 표현했다”고 했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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