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한겨레 언론사 이미지

요넥스 말고 빅터도 가능해진 배드민턴…안세영 “큰 동기 부여”

한겨레
원문보기

요넥스 말고 빅터도 가능해진 배드민턴…안세영 “큰 동기 부여”

서울맑음 / 34.2 °
배드민턴 국가대표 안세영이 17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배드민턴 국가대표 미디어데이에서 취재진을 만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장필수 기자 feel@hani.co.kr

배드민턴 국가대표 안세영이 17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배드민턴 국가대표 미디어데이에서 취재진을 만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장필수 기자 feel@hani.co.kr


배드민턴 여자 단식 세계 1위 안세영이 대한배드민턴협회의(배드민턴협회) 개인 후원 계약 허용 방침의 효과를 묻는 말에 “많은 선수가 더 좋은 환경에서 후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그간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후원사의 물품만을 강제해왔던 배드민턴협회는 지난달 개인 후원 계약을 허용하기로 했다.



안세영은 17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배드민턴 국가대표 미디어데이에서 취재진을 만나 “많은 선수가 좋은 방향으로 개인 후원을 받고 있어 정말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더 큰 동기 부여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간 배드민턴협회는 국가대표 선수 개인 후원을 금지해왔다. 배드민턴협회와 계약한 특정 후원사의 물품만을 강제해왔는데, 안세영은 2024 파리올림픽 여자 단식에서 우승한 뒤 이러한 조처가 경기력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새로 취임한 김동문 회장은 지난 5월 “개인 후원 계약을 공식 허용한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후원 대상은 선수들의 경기력과 직결된 라켓, 신발, 보호대이다.



배드민턴협회의 규제 완화로 ‘요넥스’ 로고만 박힌 장비에도 변화가 생겼다. 일부 선수들은 빅터 운동화를 신고 이날 훈련에 임했다. 여자 복식 국가대표 이소희는 “이런 규정 변화가 선수들에게는 더 잘하고 싶고, 열심히 할 수 있는 동기 부여가 된다”며 “이렇게 조금씩 환경이 좋아지고 있어 선수들은 다른 생각을 하지 않고, 그냥 운동을 열심히 해 돌아오는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돼 좋다”고 답했다. 이소희와 함께 호흡을 맞추는 백하나는 “개인 후원을 받게 해준 협회장님께서 정말 고생하셨다. 감사드린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거들었다.



한국 배드민턴의 전설인 박주봉 신임 국가대표 감독은 지난 15일부터 본격적으로 지휘봉을 쥐고 선수들의 훈련을 지휘해 왔다. 이날 선수들은 진천선수촌 오륜관에 모여 박 감독의 구호에 따라 여러 종류의 풋워크(코트 안에서의 발 움직임)를 하며 구슬땀을 흘렸다. 1992 바르셀로나올림픽 남자복식 금메달리스트인 박 감독은 2004년부터 일본 배드민턴 국가대표 감독으로 일하며 일본 배드민턴의 황금기를 이끌었다.



지난 4월 취임한 뒤 선수들의 첫 공식 훈련을 이끄는 박 감독은 선수들 간 실력 격차를 줄이는 데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세계가 인정하는 배드민턴 강국이지만, 높은 순위의 선수들과 그렇지 못한 선수들 간 갭(격차)이 너무 커서 깜짝 놀랐다”며 “낮은 순위의 선수들이 대회에 나가 더 좋은 성적을 내야 더 큰 대회를 나갈 수 있다. 이들의 실력을 끌어올리고, 톱클래스 선수들의 기량은 유지하는 게 가장 큰 고민거리”라고 털어놨다.



배드민턴 국가대표 박주봉 감독이 17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배드민턴 국가대표 미디어데이에서 취재진을 만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장필수 기자 feel@hani.co.kr

배드민턴 국가대표 박주봉 감독이 17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배드민턴 국가대표 미디어데이에서 취재진을 만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장필수 기자 feel@hani.co.kr


박 감독은 질식 수비로 정상에 선 안세영의 스타일에 변주를 주려 한다. 그는 “안세영 선수는 슬로우 스타터이다. 처음에 스피드를 올려서 경기를 시작해야 하는데 그게 안 됐다”며 “천위페이 등 중국 선수들이 이제 상대를 기다리지 않고 먼저 승부를 걸고 있다. 우리가 이에 대비가 안 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제 같이 훈련하고 대회를 다니면서 언제 빠르게 공격하고 뛸지를 조율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안세영 역시 공격에 좀 더 비중을 두고 훈련에 임할 계획이다. 안세영은 “지금까지 수비형 선수를 추구했는데, 다른 선수들의 경기를 보면 수비로만 살아남을 수가 없겠더라(고 깨달았다)”며 “이제 공격에서 정확성을 높이고 득점 기회 상황에서 확실히 끝내는 연습을 많이 하고 있어 (공격에서) 많이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안세영은 작년 파리올림픽에서 우승한 뒤 올해 6월까지 말레이시아오픈 등 7개 국제대회 중 5곳에서 정상에 서며 세계 최강의 입지를 구축한 상황이다. 사실상 적수가 없다. 그런데도 그는 꾸준히 자신의 훈련 영상을 보고 코치진과 개선점을 찾고 있다. 안세영은 “이전에는 상대에 대한 분석이 많이 필요했다면, 지금은 상대가 저를 많이 분석하다 보니, 제 플레이에 관한 생각이 많아졌다”며 “좀 더 제게 집중하고 분석을 많이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안세영은 이제 중국오픈과 세계선수권대회를 정조준하고 있다. 그는 “올해는 계속해서 이기고 있기에 앞으로도 좀처럼 지지 않는 선수가 확실히 되고 싶다. 또 많은 선수에게 조금 두려운 존재가 되고 싶다”며 “금메달을 목표로 지금까지 연습한 내용을 보여주는 경기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진천/장필수 기자 feel@hani.co.kr



▶▶[한겨레 후원하기] 시민과 함께 민주주의를!

▶▶민주주의, 필사적으로 지키는 방법 [책 보러가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