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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의 맹주라던 이란은 종이 호랑이

뉴시스 강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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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의 맹주라던 이란은 종이 호랑이

서울흐림 / 24.0 °
하마스·헤즈볼라 등 대리 무장 세력 궤멸
이스라엘 정보망 이란 내부 깊숙이 침투
거듭 공격에 속수무책…핵개발 서두를 듯
[테헤란=AP/뉴시스] 15일(현지 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발생한 폭발로 부상한 남성이 피투성이가 된 채 대피하고 있다. 2025.06.16.

[테헤란=AP/뉴시스] 15일(현지 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발생한 폭발로 부상한 남성이 피투성이가 된 채 대피하고 있다. 2025.06.16.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이스라엘의 공격에 무방비로 당하는 이란의 군사력이 서방의 평가와 달리 취약한 수준임이 드러났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1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가자 전쟁이 발발하면서 이스라엘은 가자의 하마스와 레바논의 헤즈볼라를 공격해 궤멸시켰고 여러 차례 이란도 직접 타격했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시리아 주재 이란 대사관 건물을 공습해 이란 고위 군 지휘관 여러 명을 살해했고 3개월 뒤에는 이란을 방문한 하마스 고위 지도자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암살했다. 지난해 4월과 10월에는 이란의 방공망을 파괴했다. 이어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 정권이 무너졌다.

이란의 대리 무장 세력과 이란 자체가 이스라엘의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일이 지속된 것이다.

이스라엘은 급기야 지난 12일부터 이란 전역의 목표물을 타격해 방공망을 무력화하고 이란 군 고위 지휘관들과 핵과학자 여러 명을 살해했으며 핵시설도 파괴했다.

16일까지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이란에서는 220명이 이상이 사망한 반면 이란의 이스라엘에 대한 반격으로 인한 사망자는 24명에 불과했다.


이스라엘의 이번 공격으로 이스라엘 정보망에 잠식된 이란 군부가 무기력하다는 점이 극명하게 드러났다.

이란은 오래도록 역내 무장 세력과 자국 미사일 전력을 결합해 이란에 대한 공격을 억제하는 방어 전략을 펴왔다.

레바논 헤즈볼라에 막대한 로켓을 공급해 이스라엘을 위협하고 이라크 내 무장 단체들이 미군 기지를 겨냥하는 식이다. 이라크 미군 기지들은 이란의 단거리 미사일 사거리에도 든다.


이란은 또 장거리 미사일과 드론으로 이스라엘도 직접 위협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지난해 헤즈볼라를 무너트린 뒤 이란을 거듭 공격하고 있다.

지난 12일 이스라엘은 이란에 깊숙이 침투한 정보요원들을 동원해 이란 내부에서 드론 공격을 감행하고 이란 군의 지휘 체계 내 최고위 인물들을 암살했다.


그러자 이란의 보복 대응이 지연되면서 이스라엘은 이란 미사일 공격에 방어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고 계속해서 추가 공격을 가했다.

이란은 자국 방어를 위한 방공 시스템에 막대한 투자를 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이스라엘이 방공망을 크게 파괴한 때문에 현재 이스라엘 공군이 이란 영공을 지배하고 있다.

이스라엘 공군은 현재 거의 제한을 받지 않으며 이란의 미사일 발사대와 미사일 생산 시설 등을 타격하고 있다.

미사일 재고 빠르게 소진 전망

이란이 보유한 것으로 평가되는 약 3000기 미사일 중 이스라엘을 사거리로 하는 것은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이스라엘 방공망을 뚫기 위해 동시에 여러 발의 미사일을 발사하는 방식으로 대응하면서 미사일 재고가 빠르게 소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정학적 판도 변화도 이란이 대응할 수 있는 선택지를 줄였다.

예전 같으면 이란은 사우디아라비아나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국가들이나 중동 주둔 미군 기지를 단거리 미사일로 공격하는 방식으로 대응했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중동 국가들과 관계가 개선되면서 이란은 이들을 공격하길 주저한다.

또 미군을 공격함으로써 미국이 직접적 대응에 나서면 이란의 무력함이 한층 더 드러날 수밖에 없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드론, 잠수함, 기뢰 등으로 봉쇄 작전에 나설 능력이 있지만 그런 행위는 이스라엘을 억제하지도 못하면서 미국이 직접 개입하게 만들 위험성이 크다.

한편 이란을 계속 궁지로 몰아넣을 경우 신정체제에 반발해온 이란 국민들을 오히려 결집시킬 위험이 있다. 민간인 희생자가 늘어나면서 이스라엘에 대한 적개심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재래식 무기 열세가 명확해진 때문에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서두르게 만들 위험도 있다.

이와 관련 미 해군대 아프숀 오스토바르 교수는 “과거와 달리 억지력을 상실한 이란으로선 핵무기 보유 필요성이 명확해졌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의 공격에도 불구하고 이란의 핵개발 능력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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