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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vs 청산' 기로 선 홈플러스, 슈퍼마켓 분리 매각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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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vs 청산' 기로 선 홈플러스, 슈퍼마켓 분리 매각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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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값 낮춘 홈플러스 새 주인 찾기 총력전
돈 되는 SSM만 따로 인수?…'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분할매각 재부상


홈플러스가 인가 전 M&A에 나선 가운데 슈퍼마켓 사업을 담당하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분할 매각 가능성에 업계 관심이 쏠린다. /뉴시스

홈플러스가 인가 전 M&A에 나선 가운데 슈퍼마켓 사업을 담당하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분할 매각 가능성에 업계 관심이 쏠린다. /뉴시스


[더팩트 | 문은혜 기자] 법정관리 중인 홈플러스가 파산을 막기 위해 새 주인 찾기에 나선 가운데 슈퍼마켓 사업을 담당하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분할매각 재추진 가능성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와 홈플러스는 지난 13일 회생법원에 인가 전 M&A 승인을 요청했다. 회계법인의 재무조사 결과 홈플러스의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보다 더 높다는 결과가 나오면서 독립적인 회생계획안 제출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법원에 인가 전 M&A 승인을 신청하면 허가가 나기까지 통상 7~10일 걸린다. 따라서 홈플러스는 빠르면 이번 주 결과를 통보받고 인수자 찾기에 나설 전망이다.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 측은 "홈플러스는 청산을 피하고자 인가 전 M&A를 진행하고자 하며 우리는 이런 결정을 지지하고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가 전 M&A가 진행될 경우 홈플러스는 기존 지분(구주)을 매각하지 않고 신주를 발행할 계획이다. 신주 매각을 통해 새롭게 투자를 받는 형식이다. 신주 발행으로 마련되는 자금은 기존 채권자들과의 채무 상환이나 홈플러스의 향후 투자금 등으로 활용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MBK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홈플러스 보통주 2조5000억원어치를 전량 무상으로 소각한다는 방침이다. MBK가 홈플러스 지분을 포기함에 따라 홈플러스 매각가는 1조원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다. 인수 기업 입장에서는 금액 부담이 대폭 줄어드는 셈이다.

홈플러스는 현재 전국에 대형마트 126곳과 기업형 슈퍼마켓(SSM)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308곳을 운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 58개 점포 부동산은 직접 소유하고 있다. 홈플러스 부채는 2조9000억원, 부동산을 포함한 자산가치는 6조8000억원 규모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홈플러스 인수 후보군으로 GS리테일, 한화, 쿠팡, 알리바바그룹 등을 언급하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 채널 확장에 대한 관심이 있는 곳들이다.

다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오프라인 유통 채널의 경쟁력이 예전같지 않은데다 2만여 명에 달하는 홈플러스 근로자들의 고용 승계 문제로 걸려 있어 이들 기업이 홈플러스 인수에 실제로 나설 지는 미지수다. 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 몸값이 낮아졌다 하더라도 지금같은 상황에 통매각이 가능할지는 두고봐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기업형 슈퍼마켓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분할매각 작업이 재개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기업형 슈퍼마켓(SSM)은 대형 유통사가 운영하는 체인형 슈퍼마켓으로, 동네 슈퍼보다 크고 대형마트보다는 작은 형태의 유통채널이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더프레시', 롯데쇼핑이 운영하는 '롯데슈퍼', 이마트가 운영하는 '이마트 에브리데이' 등이 SSM에 속한다. 1~2인 가구 증가로 근거리 장보기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SSM 시장은 지난해 4% 넘는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는 백화점(1.4%), 편의점(4.3%), 대형마트(-0.8%)보다 높은 수치다.

MBK는 지난해 하반기 모건스탠리를 주관사로 선정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에 구체적으로 나섰지만 올해 3월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에 들어가면서 매각 작업이 중단된 바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SSM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돈 되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만 따로 떼어내 매각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지난 2023년 기준 매출 1조2000억원,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1000억원대를 기록했다. EBITDA 마진율은 약 8%로 업계 평균(5%)을 웃돈다. 수익률이 증명된 만큼 현재 SSM 사업을 영위 중인 GS리테일이나 롯데쇼핑 등이 인수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기존 유통업체가 아닌 다른 분야에서 인수자가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오린아 LS증권 연구원은 "기존 경쟁 유통업체들은 수년간 지속된 내수 부진과 온라인 침투, 배송 서비스 상향 평준화 등으로 실적 부담이 컸고, 이에 따라 부진 사업을 정리하고 공격적인 외형 성장은 지양하는 추세"라며 "기존 유통업체보다는 다른 쪽에서 인수자가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moone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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