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스포티비뉴스 언론사 이미지

‘최강한화 복귀’ 숨은 공신… 2군 캠프 설움 듀오의 기막혔던 반전, 1군서 계속 생존할까

스포티비뉴스 김태우 기자
원문보기

‘최강한화 복귀’ 숨은 공신… 2군 캠프 설움 듀오의 기막혔던 반전, 1군서 계속 생존할까

서울흐림 / 0.2 °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김경문 한화 감독은 지난해 시즌 중반 팀에 부임했다. 근래 들어 현장과 조금은 떨어져 있었기에 모든 선수들의 파악이 제대로 됐다고는 볼 수 없었다. 그래서 올해 호주 1차 스프링캠프 명단이 큰 관심을 모았다. 김경문 감독의 시즌 첫 구상 그림을 읽을 수 있는 단서로 여겨진 까닭이다.

이 명단에서 빠져 화제를 모은 선수가 두 명 있었다. 한화 마운드의 미래 중 하나로 손꼽히는 좌완 황준서(20), 그리고 오랜 기간 팀의 주전 유격수 자리를 지켰던 내야수 하주석(31)이었다. 두 선수 모두 각자의 사유로 1군 캠프에서 빠졌다. 황준서는 빌드업 과정이 조금 더 필요하다는 판단이 있었고, 하주석은 내야 경쟁 구도에서 밀린 경향이 있었다. 김경문 감독은 시즌이 길다고 강조했지만 선수들로서는 불리함 속에 한 시즌을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

한화는 2024년 시즌을 앞두고 류현진을 복귀시킨 것에 이어, 올 시즌을 앞두고는 4년 총액 78억 원에 엄상백을 영입했다. 차세대 에이스 문동주, 외국인 선수 두 명까지 5인 선발 로테이션이 차 있는 상태였다. 황준서가 선발로 들어갈 자리가 마땅치 않은 것 같았다. 하주석 또한 프리에이전트(FA) 유격수 심우준(4년 총액 50억 원) 영입의 유탄을 맞았다. 반대로 자신은 첫 FA 자격 행사가 만족스럽지 않게 끝났다. 그 직후 2군 캠프행 통보를 받았다. 다 꼬이는 것 같았다.

시즌이 시작되고도 이들의 자리는 잘 보이지 않았다. 한화 선발 로테이션은 굳건히 돌아가고 있었다. 외야와 달리 내야 구도는 견고해 보였다. 김 감독은 유격수 포지션은 주전 심우준, 백업 이도윤 구상을 짜고 시즌에 들어갔다. 그러나 개막 후 세 달 가까이 지난 지금, 두 선수는 예상보다 더 많은 전반기 공헌도를 보였다. 물론 이들이 팀의 주축은 아니었다. 하지만 부상 및 부진 선수들의 공백을 메우며 팀이 1위로 복귀하는 데 적잖은 공헌을 했다.


한화는 전반기 동안 총 세 차례의 선발진 펑크를 경험했다. 엄상백이 부진 끝에 2군으로 내려갔고, 문동주가 경기력 조정차 2군으로 갔으며, 류현진이 내전근 부상으로 역시 2군에 갔다. 세 선수의 결장 기간이 겹친 것은 아니지만 곳곳에서 한 자리가 비어 있었다. 그때 2군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돌고 있었던 황준서가 이 공백을 잘 메우면서 한화가 계속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벌 수 있었다.

지난해 신인드래프트에서 한화의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은 황준서는 올해 5경기에서 1승2패 평균자책점 3.54로 선전했다. 피안타율은 0.174에 불과하다. 구속이 빠른 것은 아니지만 지난해보다 훨씬 더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성장을 증명하고 있다. 김경문 한화 감독도 황준서의 경기력에 만족감을 드러낼 정도다. 시즌 내내 공격력이 부진한 한화가 상위권을 지탱할 수 있었던 것은 마운드의 힘인데, 가장 위기일 때 황준서가 등장해 힘을 냈다.


하주석은 한화 자체 올해의 반전 중 하나라고 할 만하다. 개막 엔트리에서 빠진 하주석은 2군에서의 맹활약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1군 출전 시간을 만들지 못했다. 4월 8일 1군으로 올라왔으나 4월 25일 다시 2군으로 내려갔다. 하지만 심우준이 경기 중 공에 맞아 부상을 당해 이탈하자 5월 13일 다시 1군으로 올라왔다. 이후로는 사실상 팀의 주전 유격수로 활약하며 좋은 모습을 보였다. 시즌 34경기에서 타율 0.262, 10타점을 기록하면서 심우준의 공백을 비교적 잘 메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심우준의 부상, 안치홍의 부진으로 자칫 무너질 수도 있었던 중앙 내야의 중심을 잘 잡았다.


일단 팀이 어려울 때 활약했다는 공헌도는 확보했다. 관심은 앞으로의 활용법이다. 엄상백 문동주가 차례로 돌아왔고, 류현진까지 복귀하면 황준서는 다시 자리가 없을 수 있다. 심우준도 조만간 복귀한다. 1군에서 누군가는 내려가야 한다. 하주석의 타격 사이클이 최근 처지는 양상이라 안심할 수 없다. 야속한 현실이지만, 이겨내야 1군에서 버틸 수 있다.

일단 황준서는 김경문 감독의 합격점을 받았다. 이 정도 투구 내용이라면 선발 투수들이 다 돌아와도 불펜에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는 통지서를 받았다. 선발이 일찍 내려가거나 길게 던져야 할 선수가 필요할 때 황준서를 활용한다는 기본 구상이다. 하주석은 심우준이 올라올 시점에 다른 내야수들과 비교를 거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수비력이 비교적 안정되어 있어 꼭 주전이 아니더라도 내야 곳곳에서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두 선수의 반전이 시즌 끝까지 계속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