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스포티비뉴스 언론사 이미지

내가 이거 하려고 두산을 떠났나… 가뜩이나 서러운데 이벤트 투수 아르바이트라니, 해뜰날 언제 오나

스포티비뉴스 김태우 기자
원문보기

내가 이거 하려고 두산을 떠났나… 가뜩이나 서러운데 이벤트 투수 아르바이트라니, 해뜰날 언제 오나

속보
쿠팡 보안 책임자 "한국 쿠팡도 2026년 상반기 보안키 도입"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내셔널리그 최고 승률 팀인뉴욕 메츠는 16일(한국시간) 홈구장인 시티필드에서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와 경기에서 망신을 당했다. 올해 홈에서 거의 무적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던 메츠는 14일과 15일 경기에서 모두 진 것에 이어 이날도 0-9로 패하며 올 시즌 홈에서 첫 스윕패를 당했다.

선발 그리핀 캐닝이 경기 초반 찾아온 위기를 넘기지 못하고 흐름을 내준 가운데, 메츠가 자랑하는 마운드는 최근 흐름이 좋은 탬파베이 방망이의 기세를 이겨내지 못하고 녹아 내렸다. 여기에 타선도 상대 선발 쉐인 바즈를 결정적인 순간 무너뜨리지 못하면서 전세가 기울었다. 이미 경기 막판에는 상당수 메츠 팬들이 시티필드를 떠난 모습이었다.

마지막까지 희망을 붙잡았지만 0-6으로 뒤진 9회 라인 스타넥이 3점을 더 내주면서 사실상 경기가 끝났다. 그러자 메츠 벤치는 더 이상의 투수 소모가 무의미하다는 생각에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기고 경기를 던졌다. 그리고 야수를 마운드에 올렸다. 약간의 이벤트성도 있었다. 그리고 시티필드 마운드에 오른 선수는 우리에게도 익숙한 이름인 제러드 영(30)이었다.

이날 선발 명단에서 제외돼 경기 내내 출전 타이밍을 잡지 못하고 벤치에 앉아 있었던 영은 메이저리그 무대에서는 난생 처음으로 투수로 출전했다. 당연히 시작은 고전했다. 첫 타자인 제이크 맹검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다. 자비가 없었다. 이어 호세 카바예로에게는 볼넷을 허용했다. 메이저리그 ‘게임데이’에는 슬라이더로 찍힌 70마일대 패스트볼로 버텨봤지만 한계는 있었다.


다만 2사 1,2루에서 카메론 마이스너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내고 실점 없이 자신의 첫 경험을 마무리했다. 이날 영의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76.9마일(123.8㎞)까지 나왔고, 갈수록 투수의 폼으로 적응하는 등 잊지 못할 하루를 보냈다. 다만 팀이 스윕패를 당하는 상황에서 관중들의 반응은 그렇게 특별하지 않았다. 야수가 등판하면 팬들이 흥미를 가지는 경우가 많지만, 이날 분위기는 그렇게 가볍지 않았다.

개인적으로는 잊지 못할 하루였을 수도 있겠으나 사실 찜찜함이 남는 하루이기도 했다. 사실 야수로 계속 꾸준히 출전하고 있었다면 유쾌한 경험이 됐겠지만, 정작 야수로는 출전 기회가 잘 없는 상황에서 이벤트로 마운드에 오르는 신세를 확인했기 때문이다. 올해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를 오가고 있는 영은 메이저리그 12경기에서 타율 0.174, 출루율 0.269, 2홈런, 3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47을 기록 중이다. 아직 생존을 장담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두꺼운 메츠의 선수층에서 경기에 나갈 기회를 잡는 게 쉽지는 않다. 영은 지난 5월 26일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콜업됐다. 그러나 6월이 절반이나 지나갔는데 9타수 소화에 머물고 있다. 근래 들어서는 경기 출전도 거의 없다. 6월 8일 콜로라도 원정에서 홈런을 때리는 등 분전했지만, 정작 그 다음 출전은 6월 12일 워싱턴전이었다. 이후 또 출전이 없다가 이날은 야수가 아닌 투수로 출전했다.


영은 지난해 두산의 대체 외국인 타자로 뛰어 우리에게도 친숙하다. 지난해 38경기에서 타율 0.326, 10홈런, 39타점, 4도루를 기록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재계약 대상자였다. 하지만 협상이 쉬이 풀리지 않았고, 결국 영의 요구 금액을 맞춰주길 포기한 두산은 제이크 케이브로 선회했다. 영은 이후 뉴욕 메츠와 스플릿 계약을 하며 메이저리그 무대에 재도전했다. 하지만 확실히 빅리그에 자리를 잡았다는 느낌을 주지 못하고 있다. 하필 야수 전력이 좋은 메츠와 계약했다는 점도 악재다. 언제든지 마이너리그행 가능성이 도사리고 있다.

영은 2022년 시카고 컵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올해까지 메이저리그 34경기에 출전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두산의 제안을 뿌리치고 빅리그에 다시 도전한 이유가 이벤트로 등판하는 투수는 아니었을 것이 분명하다. 메츠의 두꺼운 선수층에서 존재감을 과시하며 빅리그 생존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