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박진형 기자 |
핵심은 간단하다. 실패를 숨기지 않고, 모두 앞에서 공개하며, 철저히 분석하고 배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실패에 대한 인내심을 키우라”고 조언한다. 그는 “자주 실패하면 진짜 실패자가 될 수 있다”는 냉정한 전제를 두면서도, 실패에서 교훈을 얻고 과감하게 방향을 전환할 수 있어야 혁신이 시작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막다른 골목임을 알게 된 순간 과감히 방향을 바꿀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엔비디아에서는 실제로 실패한 프로젝트의 책임자가 수많은 직원 앞에서 결과를 발표하는 관행이 있다. 실패 원인을 면밀히 공유하고, 이를 통해 조직 전체가 학습하는 시간으로 삼는다. 문책은 없다. 대신 '지적인 정직함'이 요구된다. 잘 모를 때는 모른다고 말하고, 잘못된 판단은 바로잡아야 한다.
혁신은 실험에서 시작되고, 실험은 실패를 동반한다.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문화는 곧 실험과 혁신을 가로막는다. 실패 사례 공유를 통해 해결책을 찾고 유사한 원인에 따른 실패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면 된다.
2010년대 세계 반도체 기업 시가총액 1위에도 올랐던 삼성전자는 최근에는 위기라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도 실패를 공개적으로 다루고 학습하는 문화가 필요하다. 실패는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어느 기업이든 부침이 있기 마련이다. 중요한 건 실패는 숨겨야 할 것이 아니라, 공유하고 학습해야 할 성장의 재료로 삼는 것이다. 실패를 디딤돌로 삼을 수 있는 조직이라면 혁신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박진형 기자 j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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