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머니투데이 언론사 이미지

'수도권 vs 영남, 주류 vs 개혁'…국민의힘 원내대표 가를 3가지 포인트

머니투데이 박상곤기자
원문보기

'수도권 vs 영남, 주류 vs 개혁'…국민의힘 원내대표 가를 3가지 포인트

속보
'김건희 금품' 통일교 한학자 구속집행정지 인용
[the300] 4선 이헌승, 3선 김성원·송언석 '3파전'…'막판' 이헌승 출사표에 전망 '안갯속'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성원·송언석·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왼쪽부터. 가나다순)/사진=뉴스1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성원·송언석·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왼쪽부터. 가나다순)/사진=뉴스1



국민의힘이 16일 6·3 대선 패배 후 당 수습과 쇄신을 이끌 새 원내대표를 선출한다. 당초 김성원·송언석 의원(가나다순)의 양자 대결이 예상됐던 이번 선거는 후보 등록일(14일) 막판 이헌승 의원이 합류하면서 '3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정치권에선 가장 예측하기 힘든 선거로 원내대표 선거를 꼽는다. 의원들 사이 친분과 당 운영에 대한 의원 각각의 인식 등이 의원들 개별 선택에 복합적으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이번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에서 의원들의 표심에 영향을 미칠 변수는 어떤 게 있을까.

권성동 전 원내대표의 사의로 이날 오후 치러질 이번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엔 4선의 이헌승 의원(부산진을)과 3선의 김성원(경기 동두천·양주·연천을), 송언석(경북김천)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이번 원내대표 선거의 첫번째 변수는 이 의원의 출마다. 당초 이번 원내대표 선거가 김성원·송언석 2파전으로 예상됐던 만큼 이 의원의 참전은 같은 부산 지역 국민의힘 의원 중 일부도 몰랐을 정도로 '깜짝 출사표'였다. 부산 지역 정가에 밝은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당이 위기 상황임에도 부산 지역 중진 의원들이 역할을 너무 안 한다'는 부산 지역 당원 사이 불만이 있었다"며 "지역 목소리에 이 의원이 고민 끝 결을 내린 것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이 의원의 출마는 당내 대다수인 영남 지역 의원들 표심을 분산시킬 수 있다. 이 의원 출마 전까지만 해도 경북 김천을 지역구로 둔 송 의원이 영남 지역표 대부분을 끌어올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던 터다. 그러나 국민의힘에서 단일 지역 중 가장 많은 17명의 의원이 속한 부산의 이 의원이 출마하며 부산·울산·경남(PK) 의원 상당수가 이 의원에 힘을 실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 의원이 부산 지역 의원 표를 어느 정도는 가져가지 않겠느냐"며 "본인도 승산이 있다고 판단하고 출사표를 던졌다면 표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의원 출마로 수도권(경기 동두천·연천을)을 지역구로 둔 김 의원에게 유리한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단 분석도 나온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이 의원 출마로 영남 지역의 표가 분산되면 김성원 의원이 도움을 받을 수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1위와 2위를 대상으로 결선투표가 치러지는 가운데 김 의원이 결선 투표에 진출할 가능성이 커지지 않겠냔 이유에서다.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국민의힘 의원들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25.6.9/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국민의힘 의원들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25.6.9/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두 번째 변수는 대선 패배 이후 국민의힘에서 벌어지고 있는 계파 재편 움직임이다. 당내 소수파로 분류돼 온 친한(친한동훈)계가 굳건한 가운데 주류 세력이던 친윤(친윤석열)계의 분화 조짐이 보이면서 당내 중도 성향 의원들의 마음을 얻는 게 중요해졌다.

정치권에선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과 이재명 대통령 당선 이후 친윤계로 불리던 의원들이 당 개혁 방안 등을 놓고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분화가 본격화됐단 분석이 나온다. 지난 10일 국민의힘 일부 재선 의원들이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혁신안에 동의한다"는 입장문을 낸 것이 대표적이다. 해당 입장문엔 그동안 당내 주류 세력인 '친윤계'로 분류돼 온 권영진·강민국·김승수·조정훈 의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번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한 세 사람은 모두 계파색이 뚜렷하지 않은 이들로 분류되지만 송 의원은 당 주류인 친윤계, 김 의원은 친한계의 물밑 지지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반해 이 의원은 두 사람보다도 계파색이 옅은 편이다. 이러한 점을 노린 듯 이 의원은 "저는 그동안 중립적인 자세로 계파에 연연하지 않고 당이 필요할 때면 어떤 자리든 마다하지 않았다"며 '모두의 원내대표'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계파 갈등에 지친 당내 중도 표심을 끌어안기 위한 전략인 셈이다.


송 의원도 그동안 당내 계파 갈등이 보여온 부정적 측면을 인식한 듯 지난 1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친윤, 친한 이야기를 하는 건 우리 당에 대한 모욕적 언사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김 의원이나 저나 어떤 특정한 계파나 색깔을 갖고 움직이는 사람은 아니다"고 말했다. 김 의원 또한 지난 12일 원내대표 출마 선언 후 기자들을 만나 "계파를 대리해 나온 것이 아니다. 국민의힘 의원들을 대표해 나왔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수원지법 대북송금재판 관련 현안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 2025.06.13. kkssmm99@newsis.com /사진=고승민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수원지법 대북송금재판 관련 현안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 2025.06.13. kkssmm99@newsis.com /사진=고승민


마지막 변수는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시한 당 개혁안 등에 대한 입장을 원내대표 후보군들이 어떻게 정리할 것인가다.

앞서 국민의힘은 김 위원장이 제시한 △9월 초까지 전당대회 개최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당무감사를 통한 대선후보 교체 진상 규명 △당심·민심 반영 절차 구축 △지방선거 100% 상향식 공천 등 개혁안을 두고 의원들 사이 입장이 크게 엇갈리면서 갈등이 최고조에 이른 상태다. 새 원내대표가 김 위원장과 함께, 또는 당 대표 권한대행 역할을 맡아 전당대회를 준비할 가능성이 큰 만큼 의원들이 다수가 받아들일 수 있는 합리적 결론을 도출해내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송 의원은 당 주류 의견을 의식한 듯 김 위원장이 내놓은 '대선 후보 교체 파동 당무감사'에 대해 "상처가 아물 때까지는 잘 보호해야 한다. 자꾸 덧나게 하면 상처가 커진다"며 부정적 의사를 표한 바 있다. 또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에 대해서도 "탄핵 반대 당론에 따라 6개월간 의원과 당원들이 활동했는데, 당론을 변경할 경우 6개월간의 노력이 어떻게 되겠나"라고 했다.

이에 반해 김 의원은 "당이 변화하고 혁신해야 한다는 방향성에 대해선 우리 당 모두 같은 생각일 것이다. (개혁안을) 실행하는 과정에 미칠 파장 등을 세심하게 보자는 의견도 있어서 여러 이야기를 듣고 만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말을 아꼈다.

이 밖에도 '거대 여당'을 상대로 협상력과 투쟁력을 발휘하며 내년 지방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이끌어야 하는 점 등도 변수가 되는 만큼 세 후보가 이날 정견 발표에서 어떤 입장을 보이느냐에 따라 막판 투표소에 들어가는 의원들 마음이 흔들릴 수 있다.

박상곤 기자 gonee@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