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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 38%↑햄버거 37%↑… 외식물가, 1.5배 더 뛰었다

동아일보 세종=김수연 기자,정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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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 38%↑햄버거 37%↑… 외식물가, 1.5배 더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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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개 품목중 30개, 20% 넘게 올라

韓 음식료품 가격, 美-佛보다 비싸

OECD중 韓보다 비싼 나라 스위스뿐

정부, 조만간 범부처 대책 내놓기로

외식과 가공식품 물가가 5년 전보다 24% 넘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물가 상승률의 1.5배에 달하는 오름 폭이다. 특히 통계청이 집계하는 외식 품목의 77%는 5년 새 가격이 20% 넘게 뛰었다. 서민들이 생활 속에서 체감하는 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대책 마련을 위한 정부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15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물가지수는 124.56으로 2020년 1월 이후 가장 높았다. 2020년과 비교하면 24.6%가량 오른 수준이다. 외식 물가지수는 지난해 10월부터 8개월 연속 전달보다 상승하고 있다. 가공식품 물가지수 역시 124.08로 최근 5년 새 최고치였다. 이 기간 전체 소비자물가는 16.3% 올랐다. 외식과 가공식품 물가가 전체 물가보다 1.5배 더 뛴 것이다.

특히 외식 물가는 통계청이 집계하는 39개 품목 중 30개가 20% 넘게 올랐다. 김밥이 5년 전보다 38% 오르며 가장 큰 상승률을 보였고, 햄버거(37.2%) 떡볶이(34.7%) 자장면(33.4%) 등이 뒤를 이었다. 치킨과 김치찌개 백반, 쌀국수 등도 20% 넘는 상승률을 보였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기후변화, 고환율 등으로 수입 원자재의 가격이 오르면서 식품회사와 외식업체들이 가격을 인상했다”며 “인건비와 배달 수수료도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음식료품 물가는 이미 2023년에도 주요국에 비해 높은 수준이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구매력 평가(PPP)를 고려한 한국의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 가격 수준은 2023년 147이었다. OECD 38개국 중 스위스(163)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일본(126), 프랑스(113), 미국(94) 등 경제 규모가 큰 국가들도 한국보다 음식료품 물가는 낮았다.


생필품과 자동차 보험료 등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 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도 전체 물가 상승률을 웃돌고 있다. 지난달 144개 품목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2.3% 상승하며 전체 물가 상승률보다 0.4%포인트 높았다.

정부는 조만간 범부처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해 내놓을 계획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최근 가격이 오른 품목들을 포함해 전반적으로 물가 상황을 들여다보고 있다”며 “장·단기 기간별 대책도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가격 인상 과정에서 담합 등 불공정 행위가 있었는지도 살펴볼 방침이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라면 가격을 짚으며 물가 관리를 지시한 바 있다.


일각에선 정부가 식품, 외식 가격의 원가를 공개해 물가 잡기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는 13일 열린 ‘밥상 물가 안정 경청 간담회’에서 “식품, 외식 가격 정보를 소비자가 편리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정보 공개 범위를 심도 있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유통 과정이 불분명하거나 불투명한 품목들에 대해서는 거래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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