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별세한 비올레타 차모로 전 니카라과 대통령. |
중남미 최초 여성 대통령이었던 비올레타 차모로 전 니카라과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각) 별세했다고 아에프페통신 등 외신들이 전했다. 향년 95.
유족들은 차모로 전 대통령이 코스타리카 산호세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고 전했다. 고인은 1990년부터 1997년까지 니카라과 대통령을 지냈다. 평범한 주부였던 고인을 정치의 길로 이끈 계기는 니카라과의 야당 정치인이자 언론인이었던 남편 페드로 호아킨 차모로 카르데날의 피살이었다. 니카라과 일간지 ‘라 프렌사' 발행인이자 야당 정치인이었던 남편은 소모사 독재정권을 맹렬히 비판하다가 1978년 소모사를 지지하던 무장 괴한에게 살해됐다. 이후 고인은 남편의 신문사를 인수했고, 자연스럽게 정치와 반독재 투쟁의 전면에 서게 된다.
소모사 정권을 상대로 게릴라전을 벌이던 산디니스타 민족해방전선(FSNL)이 1979년 집권하자 차모로도 국가재건위원회에 합류했다. 그러나 산디니스타 민족해방전선의 좌편향과 쿠바식 사회주의 건설 노선에 환멸을 느낀 차모로는 1980년 이 단체와 결별하고 다시 야인으로 돌아갔다. 야당 정치인으로 활동한 차모로는 1990년 대선에서 미국의 지지를 받고 승리하며 다니엘 오르테가가 이끌던 반미·좌파 산디니스타 정권을 11년 만에 붕괴시킨다.
차모로에게 정권을 내줬던 오르테가는 그러나 2006년 대선에서 다시 산디니스타 민족해방전선 후보로 나서 재집권에 성공했다. 그는 야권 인사들을 탄압하며 연임을 거듭해 현재도 니카라과의 권위주의 체제를 공고히 하고 있다. 오르테가 정권을 피해 2023년 코스타리카로 이주한 차모로는 말년에 알츠하이머병을 앓았다.
연합뉴스, 강성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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