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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규제에도 中 AI 생태계 가속…화웨이, 엔비디아 바짝 추격 [인더AI]

디지털데일리 옥송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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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규제에도 中 AI 생태계 가속…화웨이, 엔비디아 바짝 추격 [인더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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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옥송이 기자] 미국의 첨단 반도체 수출 규제와 제재 조치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인공지능(AI) 생태계 구축은 오히려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화웨이는 자체 칩 개발 역량을 강화하며 AI 분야에서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미국 대표 AI칩 기업인 엔비디아도 화웨이를 단순히 추격자가 아닌, AI 패권 경쟁자로 인식하는 분위기다.

14일 화웨이 전문 매체인 화웨이 센트럴은 최근 화웨이 테크놀로지스 창립자 런정페이가 미국 기술과 자사 칩셋 기술력을 비교한 발언을 언급하는 한편, 그간 화웨이의 조용한 칩셋 개발 행보가 결국 스마트폰 시장 내 화웨이의 점유율 회복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보도했다.

런정페이 화웨이 CEO는 관영 인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자사 칩의 성능이 미국보다 한 세대 정도 뒤처진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화웨이의 첨단 칩 확보 및 생산을 막고 있는 미국의 제재에 대해서는 "칩 문제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며, 미국과의 격차를 빠르게 좁혀나가고 있음을 시사했다.

화웨이 측은 "단일 칩 기술은 미국보다 한 세대 뒤처졌지만, 우리는 무어의 법칙을 보완하기 위해 비무어 법칙을, 클러스터 컴퓨팅을 사용해 단일 칩을 보완해 실요적 조건을 달성할 수 있다"면서 "소프트웨어는 우리에게 병목 현상이 아니다"라고 입장을 내기도 했다. 무어의 법칙은 인텔 공동 창립자였던 고든 무어가 칩 내부 트랜지스터 수가 2년마다 두 배로 증가한다는 것을 관찰한 것이다.

화웨이의 칩셋 자신감은 지난 2023년 말 출시한 '메이트 60 프로'에서 시작됐다. 해당 제품은 자사가 설계한 '기린 900s 5G' 칩셋이 탑재된 첫 스마트폰으로, 미국의 첨단 고정 제재를 정면 돌파한 사례로 주목받았다.

메이트 60 프로는 기술 자립의 상징으로 떠올랐고, 중국 내수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화웨이는 제품 흥행에 힘입어 지난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크게 회복했다. 특히 중국 내 고급형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애플을 제치고 점유율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러한 성과는 화웨이의 전사적인 매출 성장으로 이어졌다. 화웨이는 2024년 연간 매출 7000억 위안을 돌파하며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 메이트 60 프로를 중심으로 한 소비자 부문은 전체 매출 성장의 핵심 동력이 됐으며, 이는 자사 칩 개발 역량이 시장성과로 연결된 대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화웨이는 스마트뿐 아니라 데이터센터 및 AI 인프라 시장에서도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자사 AI 칩인 '어센드(Ascend)' 시리즈를 통해 클라우드·서버 시장으로 확장하면서, 자국 내 AI 생태계의 기술 허브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를 두고 IT 업계에서는 화웨이의 반도체 기술이 빠른 속도로 진보하고 있으며, 특히 AI 칩 분야에서 엔비디아를 위협할 수 있는 수준으로 다가서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CNBC 등 외신은 "중국이 AI 칩 공급망을 빠르게 정비하고 있으며, 화웨이는 이 흐름의 중심에 서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자국 기술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엔비디아의 중국 내 수출을 제한하는 가운데, 화웨이는 이 공백을 적극적으로 메우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미국의 AI 칩 제재가 오히려 중국의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우려를 드러냈다. 지난 12일 파리 비바 테크놀로지에 참석한 젠슨 황 CEO는 "미국의 기술 스택이 전 세계에서 승리하기를 바란다면, 전 세계 AI 연구자의 50%를 포기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AI 개발자가 중국에 있는 한, 저는 중국 기반 스택이 승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우리는 단기적인 행동이 장기적으로는 의도치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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