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명 총격 받아 한 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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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미국 미네소타주에서 주 의원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밴스 보엘터 사진./미네소타주 |
미국 미네소타주(州)에서 트럼프 지지자로 보이는 50대 남성이 야당 소속인 주 의원 집에 침입해 의원 부부를 총격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 남성은 범행 직후 또 다른 주 의원 부부를 찾아가 중상을 입혔다. 미국 내 극단적인 정치적 분열 상황을 보여주는 사건으로, 미국 사회는 충격에 빠졌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14일 멀리사 호트먼 미네소타주 하원 의원 부부와 존 호프먼 주 상원 의원 부부가 각각 자택에서 총에 맞은 채 발견됐다. 호트먼 부부는 사망했고, 호프먼 부부는 중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두 사람 모두 민주농민노동당(민주당 미네소타 지부) 소속이다.
주 당국에 따르면 용의자의 이름은 밴스 보엘터(57)로 낙태 시술을 제공한 의사들과 민주당 소속 정치인, 지역 기업인들의 명단과 주소를 갖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스는 보엘터의 한 지인을 인용해, 용의자는 평소 근본주의 성향 기독교인으로 낙태에 반대해왔고, 지난해 미 대선에서 트럼프에게 투표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용의자가 개인적인 종교·정치적 이념에 따라 범행 대상을 물색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경찰은 이날 오전 2시쯤 총격 사건이 났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총에 맞은 호프먼 부부를 발견했다. 이후 오전 3시 35분쯤 호트먼 집 인근에서 용의자를 발견해 총격전을 벌였으나, 용의자는 도주했다. 용의자는 경찰복과 경찰 배지를 착용하고, 차에 조명과 비상등을 달아 경찰차처럼 보이는 차량을 운전하는 등 경찰을 사칭한 정황도 확인됐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그에게 현상금 5만달러를 걸고 추적 중(한국 시각 오후 5시 기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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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총격을 받고 사망한 미네소타주 멜리사 호트먼 하원의원./멜리사 호트먼 홈페이지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끔찍한 폭력은 미국에서 용납되지 않는다”고 규탄했다.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는 “정치적인 표적 범죄”라면서 “평화로운 대화는 우리 민주주의의 토대이며 총으로는 의견 차이를 해결할 수 없다”고 했다.
이번 사건으로 사망한 호트먼 의원은 변호사 출신으로 약 20년간 주 의원으로 활동했고, 올해 초까지 6년간 미네소타 주 하원의장을 지냈다. 중상을 입은 호프먼 의원은 현재 주 상원 인적자원위원장을 맡고 있다. NYT는 “당국은 민주당과 공화당이 거의 동등한 의석을 가진 미네소타 주 의회에서 주요한 역할을 해온 두 의원을 표적으로 삼은 범인을 추적 중”이라고 했다.
미네소타주 의회 상원은 전체 67석 중 34석이 민주농민노동당이고 33석은 공화당이다. 이 사건 직전까지 하원은 134석 중 공화당이 67석, 민주농민노동당이 67석을 차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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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윤주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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