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조선일보 언론사 이미지

3대 특검 추천 8시간 만에 한밤 임명… 李대통령의 속도전

조선일보 김정환 기자
원문보기

3대 특검 추천 8시간 만에 한밤 임명… 李대통령의 속도전

서울흐림 / 3.5 °
임기 초 국정 운영 동력 키우고 오광수 논란 조기 차단 효과도
정치권 “뉴스를 뉴스로 덮은 것”

이재명 대통령은 12일 밤 11시 9분쯤 내란·김건희·해병대원 특검에 조은석 전 서울고검장, 민중기 전 서울중앙지법원장, 이명현 전 국방부 검찰단 고등검찰부장을 각각 지명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이날 낮에 후보를 3명씩 추천한 지 약 8시간 만에 특검을 임명한 것이다. 특검법에 따르면 대통령은 양당이 후보를 추천한 날부터 사흘 안에 임명하면 된다. 그런데 이 대통령이 추천 당일 임명하자 정치권에선 “이 대통령이 임기 초 국정 운영 동력을 키우기 위해 특검 속도전에 나선 것 같다”는 말이 나왔다. 정치권 일각에선 오광수 전 대통령실 민정수석을 둘러싼 논란이 커질 것을 우려해 국면 전환에 나선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13일 KBS라디오에서 “관련 수사가 적체돼 있고 증거인멸이 시도되고 있기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특검을) 출범시켜야 했다”고 했다. 수사상 필요성과 더불어 이 대통령이 특검을 빨리 가동하기를 기대한 지지층을 의식해 특검 임명을 서둘렀을 것이란 해석도 있다. 정치권에서는 신상 의혹이 불거진 오광수 전 민정수석 논란을 특검 지명으로 잠재우려 한 것 아니냐는 반응도 나온다. 오 전 수석에 대한 지지층 반발이 커지는 상황을 염두에 둔 것 같다는 얘기다. 한 정치권 인사는 “‘뉴스는 뉴스로 덮는다’는 차원에서 특검 임명을 서둘렀을 수 있다”고 했다. 여권에선 이 대통령이 정치 보복 논란 등 정쟁형 이슈는 특검에 빨리 넘기고 경제·민생·외교 현안에 역량을 집중하려는 것 같다는 해석도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3특검 수사를 동시에 진행하는 것도 최대한 빨리 사법 이슈 논란을 정리하자는 뜻도 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조은석·민중기·이명현 특검은 13일 특검팀 구성에 착수했다. 조 특검은 “사초(史草)를 쓰는 자세로 오로지 수사 논리에 따라 직을 수행하겠다”고 했다. 민 특검은 “사회적으로 논란이 많은 만큼 객관적으로 사건을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이 특검은 “23년 전에 병역 비리를 수사하면서 소신껏 열심히 했다”며 “이번에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특검들은 특검보 인선을 비롯해 수사 인력과 업무 공간을 확보하는 준비 기간(최장 20일)을 거쳐 최장 120일(해병대원 특검) 또는 150일(내란·김건희 특검) 수사에 들어간다. 세 특검의 본격 수사는 이르면 이달 말 시작될 전망이다.

[김정환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