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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스릴 만점’ 출렁다리는?

조선일보 박근희여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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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스릴 만점’ 출렁다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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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주말]
경쟁 붙은 출렁다리 열전
보기만 해도 아찔한 '포천 Y자형 출렁다리'는 한탄강 수면에서 45m 높이에 있다. / 포천시

보기만 해도 아찔한 '포천 Y자형 출렁다리'는 한탄강 수면에서 45m 높이에 있다. / 포천시


누가 누가 긴가? 누가 누가 멋진가? 내기하는 것만 같다. 지난 5월 1일 개통한 ‘여주 남한강출렁다리’까지 그야말로 전국이 ‘출렁다리 열전’이다. 출렁다리는 케이블로 지지해 보행 시 흔들림이 발생하는 보행자 전용 교량이다.

2024년 7월 기준 지방자치단체 등이 산·강·해변 등에 설치·운영 중인 공중 보행 시설 중 출렁다리는 254개(국민권익위원회 ‘출렁다리 등 공중 보행 시설 이용객 안전 관리 방안’ 자료)다. 특히 2018년부터 2023년 사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경기도에만 30개가 있다.

둔탁한 인공 조형물이 자연경관을 해친다는 목소리도 있지만, 관광 콘텐츠의 하나로 떠오르면서 새로운 출렁다리가 계속 등장하고 있다. 흔해지다 보니 저마다 길이·스릴·이색을 내세운다.

현재까지 길이로 으뜸은 충남 논산 탑정호 위에 놓인 ‘탑정호 출렁다리’. 600m로 ‘호수 위에 세워진 최장 출렁다리’를 내세운다. 2021년 7월 개통 후 4년 만에 300만명이 다녀갔다. 앞서 2019년 4월에 개통한 인근 충남 예산 예당저수지 내 ‘예당호 출렁다리’는 누적 방문객 900만명을 넘어섰다는 소식이다. 길이 402m로 탑정호 출렁다리보다는 짧지만 음악 분수와 야간 경관 조명, 레이저 쇼 등 볼거리가 풍부해 예산 여행의 필수 코스로 자리매김했다.

충남 예산 예당저수지 수면 위에 비교적 낮게 설치된 '예당호 출렁다리'는 음악 분수 등 볼거리에 힘을 줬다. 산책로, 부교, 모노레일 등과 연계해 누적 방문객 900만명이 다녀갔다. /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충남 예산 예당저수지 수면 위에 비교적 낮게 설치된 '예당호 출렁다리'는 음악 분수 등 볼거리에 힘을 줬다. 산책로, 부교, 모노레일 등과 연계해 누적 방문객 900만명이 다녀갔다. /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출렁다리가 하나씩 개통할 때마다 ‘스릴’의 순위도 뒤바뀐다. 경기도 포천 관인면 중리 권역에 설치된 ‘포천 Y형 출렁다리’는 410m로 국내 Y형 출렁다리 중 현재까지는 가장 길다. 국제교량구조공학회(IABSE) ‘구조물 혁신 부문’에서 우수 구조물상을 받았다. 한탄강 수면에서 45m 높이에 있는 출렁다리에선 현무암 협곡과 기암괴석, 생태경관단지가 내려다보인다.

발아래로 심장이 쫄깃, 등골이 오싹해지는 풍경이 펼쳐져 “심신 미약자는 통행 금지”라는 말도 오간다. 포천시는 포천 Y형 출렁다리에 이어 운악산 정상부인 애기봉~사라키바위 구간 절벽에 길이 35m의 출렁다리 설치에 들어갔다. 해발 800m 이상 고지대의 산 정상부를 연결하는 출렁다리는 또 어떨지.


흥행의 이면에 애물단지로 전락한 출렁다리도 속출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시설안전과에 따르면 현재까지 ‘제3종 시설물’로 지정돼 안전 관리가 의무인 출렁다리는 170여 개다. 여기저기 생기는 출렁다리도 두드려 보고, 아니 안내판을 확인해 보고 건너는 게 상책이다.

[박근희여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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