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머니투데이 언론사 이미지

택배 '착불'로 보낸다면서 "지금 돈 낼게요"…중고생 또 어휘력 논란

머니투데이 윤혜주기자
원문보기

택배 '착불'로 보낸다면서 "지금 돈 낼게요"…중고생 또 어휘력 논란

속보
김혜순 시집 '죽음의 자서전' 獨 국제문학상 수상…韓 최초
'착불(着拂)'이란 단어 뜻을 모르는 중고등학생들의 사례가 알려지면서 젊은 세대를 둘러싸고 어휘력 논란이 또 불거졌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착불(着拂)'이란 단어 뜻을 모르는 중고등학생들의 사례가 알려지면서 젊은 세대를 둘러싸고 어휘력 논란이 또 불거졌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착불'(着拂)이란 단어 뜻을 모르는 중고등학생들 사례가 알려지면서 젊은 세대를 둘러싸고 어휘력 논란이 또 불거졌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착불이란 단어가 어렵나?'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편의점 직원으로 추정되는 글쓴이는 "중고등학생들이 택배를 접수하는 데 착불에 체크했다. 그래서 '착불로 하는 거냐'고 물었고 '네'라는 답을 듣고 접수를 끝냈더니 학생이 '돈 아직 안 냈는데요?'라고 말을 했다"고 했다.

이어 "그래서 다시 '착불로 하신다면서요?'라고 물었더니 학생이 '착불이 무슨 뜻인지 몰랐다'고 답하더라"라며 "학생들뿐만 아니라 성인들도 착불로 접수해 놓고 돈을 지금 내겠다고 해서 접수를 취소하는 사례가 빈번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착불이라는 단어가 평소에 잘 안 쓰는 말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누리꾼들은 "중고등학생들 책 안 읽어서 어휘력 문제 많다", "택배 보낼 거면 '착불'은 알아야지", "진짜 모르면 (착불에) 체크하지 말아야지. 알지도 못하면서 왜 하겠다고 하는 건지", "안 물어보고 안 찾아보는 게 문제다", "반대로 난 선불 접수했는데 아르바이트생이 '선불로 하셨잖아요'라며 결제를 안 해줘서 어이없었다" 등 반응을 보였다.


젊은 세대를 둘러싼 어휘력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가정통신문에 쓰인 '중식(中食) 제공'이란 문구를 두고 "왜 중국 음식을 제공하느냐"는 항의가 나오고, '금일(今日)까지 서류를 제출해 달라'는 공지엔 대부분 금요일까지 서류를 가져오는가 하면, '우천 시(雨天時) 행사가 취소될 수 있다'는 말엔 '우천시가 어느 지역이냐'는 얘기가 나온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현재 국어 교육이 문해력을 기르는데 충분치 않다고 지적했다. 신종호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는 "MZ나 알파 세대는 한자 교육을 받지 않고 자란 세대이기 때문에 한자어가 갖는 의미가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착불', '금일', '우천 시' 같은 단어는 책을 많이 읽고, 다른 사람들하고 대화를 많이 하다 보면 풍부한 어휘 경험이 생길 텐데 이런 기회도 제한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했다.

김중백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초중고 국어 교육이 기초를 체계적으로 가르치기보단 문제 풀이, 점수 위주로 이뤄지다 보니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이와 더불어 과거에 비해 활자 매체 활용도가 줄고 짧은 미디어 중심의 정보 소통이 중심이 되면서 전체적인 내용 이해보다는 짧은 글 위주로 이해하는 과정에서 문해력이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해결 방안에 대해선 신종호 교수는 "학교 내에서 한자 교육, 독서 교육, 토론 교육을 강화하면서 문해력 논란을 많이 완화할 수 있다"며 "성인이 돼서도 다양한 어휘들을 접할 수 있는 책을 거의 안 읽는데,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사람을 만나서 다양한 대화를 나누는 삶을 회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중백 교수도 "국어 교육을 기본기 위주로, 독해 위주로 개선하는 게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윤혜주 기자 heyjude@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