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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경험'을 디자인하다...넷플릭스 TV 홈 화면 개편 속 '숨은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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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경험'을 디자인하다...넷플릭스 TV 홈 화면 개편 속 '숨은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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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영 기자]

유니스 킴 넷플릭스 최고 프로덕트 책임자(CPO)가 TV UI 개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유니스 킴 넷플릭스 최고 프로덕트 책임자(CPO)가 TV UI 개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에는 늘 볼만한 콘텐츠가 넘쳐난다. 취향에 맞는 콘텐츠만 쏙쏙 골라보기에도 시간이 모자르다. 넷플릭스 입장에선 '무엇을 보여줄까' 만큼, '어떻게 보여줄까'도 중요한 요소다. 보여주는 방식이 달라지면, 보는 경험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런 사용자들의 시청 경험을 설계하는 이들이 넷플릭스의 '프로덕트' 팀이다. 13일 유니스 킴 넷플릭스 최고 프로덕트 책임자(CPO)가 직접 넷플릭스 한국 오피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12년 만에 새롭게 개편된 TV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비롯해 넷플릭스의 프로덕트 철학과 기능을 소개했다.

보기 편한 콘텐츠가 즐기기에도 좋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지난달 국내 활성 이용자수(MAU)는 1450만명으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에서 압도적 1위를 이어가고 있다.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이용자가 전달보다 3% 늘었다.

여러 조사결과에 따르면, 국내 시청자들이 넷플릭스를 선호하는 이유는 단연 '다양한 콘텐츠'다. 압도적인 독점·오리지널 콘텐츠는 물론, 다양한 장르의 최신 콘텐츠를 보유한 점이 넷플릭스를 선호하는 이유로 꼽히고 있다.

이에 못지 않게 시청자들은 '편리한 접근성'과 'TV로 시청 가능'하다는 점을 높게 사고 있다. 스마트폰, 태블릿, PC, TV 등 다양한 기기에서 손쉽고 매끄럽게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다는 게 넷플릭스의 강점이란 얘기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사진=넷플릭스 제공


이런 시청 경험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넷플릭스는 최근 12년 만에 TV 홈 화면을 전면 개편했다. 기존에 주력하던 스트리밍 콘텐츠 뿐만 아니라 라이브 이벤트, 게임 등 더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를 전면에 배치하고, 원하는 콘텐츠를 더 잘 탐색할 수 있도록 UI를 강화했다.

이번 개편을 이끈 유니스 킴 CPO는 "새로 디자인된 화면은 더 간단하고 직관적이며 엔터테인먼트의 다양한 면모를 보여준다"며 "보다 유연한 시청 경험과 민감하게 반응하는 인터페이스,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향상시키는 디자인을 만들고자 했다"고 말했다.

스트리밍부터 라이브까지...'취향저격' 콘텐츠 놓치지 않도록

이번 개편을 통해 넷플릭스는 TV 홈 화면 상단에 시리즈와 영화 뿐만 아니라 NFL 생중계와 같은 라이브 이벤트와 게임 등의 콘텐츠를 곧바로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킴 CPO는 "기존에 넷플릭스 콘텐츠는 대부분 보고 싶은 시간대에 편히 시청하는 방식이었지만, 슈퍼볼과 같은 라이브 이벤트는 특정 시청시간을 놓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게임 역시 업데이트 내용을 즉시 알려줘야 하는 데, 이런 단순 알림을 넘어 포맷 형식에 맞게 적재적소에 콘텐츠를 볼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넷플릭스는 시청자들이 원하는 콘텐츠를 더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왜 이 작품을 추천했고, 어떤 의미가 있는지 시청 결정을 내리는 데 필요한 정보를 전면에 배치했다. 왜 이 콘텐츠가 매력적인지를 직관적으로 시청자들이 알 수 있게 전달한다는 의도다.

유니스 킴 넷플릭스 최고 프로덕트 책임자(CPO)가 TV UI 개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유니스 킴 넷플릭스 최고 프로덕트 책임자(CPO)가 TV UI 개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또 '검색'과 '마이리스트'로 가는 단축 경로의 위치도 상단으로 변경했다. 특히 한국 시청자들은 카테고리별, 장르별로 정리해서 검색하는 걸 선호하는 만큼, 검색에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변화를 줬다는 설명이다.


시청자들이 홈 화면에서 원하는 콘텐츠를 찾기 위한 행동들을 인식해 개인화된 콘텐츠를 추천해주는 '반응형 추천'도 강화됐다. 어떤 예고편을 보고 어떤 장르를 검색했는지, 마이리스트에는 어떤 콘텐츠가 추가됐는지 등을 실시간으로 살펴 탐색 과정에 최적화된 콘텐츠를 추천하는 기능이다.

킴 CPO는 "넷플릭스는 수년 전부터 개인화 추천 부분에 있어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왔다"며 "반응형 추천이 좋은 예로, 이런 부분을 강화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하며 혁신 중"이라고 설명했다.

'시청 경험'은 넷플릭스의 핵심 경쟁력

넷플릭스는 다양한 문화와 취향을 가진 시청자들의 구미에 맞는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 만큼, 이를 잘 담아 가장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그릇' 역할을 하는 프로덕트 역량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킴 CPO는 "넷플릭스는 다양한 취향을 가진 7억명 이상의 전 세계 시청자와 교류하고 있다"며 "이렇게 다양한 문화, 언어, 취향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엔터테인먼트 기업은 역사 이래 최초일 것이며, 넷플릭스의 프로덕트는 그 도전을 실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작품을 클릭하기 전 간단히 내용을 파악할 수 있는 '비디오 프리뷰', 30개 이상의 언어로 더빙과 자막을 각각 선택할 수 있는 기능, 오프닝 건너뛰기 도입, 모바일 환경의 '전 시즌 다운로드' 지원 등이 이런 프로덕트 차원의 결실들이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사진=넷플릭스 제공


킴 CPO는 "지난 몇 년 동안 넷플릭스는 시청을 더 쉽고, 빠르고, 즐겁게 만들어주는 많은 인기 기능들을 도입해 왔다"며 "앱을 처음 열었을 때 보이는 인터페이스부터, 적절한 시점에 알맞은 이야기를 추천하는 방식까지, 넷플릭스의 모든 것이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볼거리의 발견과 즐거움을 선사하기 위한 여정으로 설계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넷플릭스와 유사한 UI를 가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는 많지만, 단순히 보기 좋은 디자인이 전부가 아니라고 회사 측은 강조했다.

킴 CPO는 "넷플릭스 UI의 강점은 시청자들이 적시에 적절한 언어로 보고 싶은 콘텐츠를 찾는 데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는 점"이라며 "이런 단순함 뒤에는 삼성, LG 등 디바이스 제조사와 협업하고 글로벌 각 국의 문화에 맞춰 기능을 체크하는 등 많은 시간과 노력들이 숨어있다"고 말했다.

한국 시청자들 '입김' 글로벌로 확산

넷플릭스의 이런 노력 가운데에는 콘텐츠에 깐깐한 한국 사용자들의 요구 사항도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시도해 전 세계에 도입된 '순수 대사 자막' 기능이 대표적이다. 배경 음악 등 소리 정보 없이 대사만 표시하는 기능으로, 한국 사용자들의 콘텐츠 소비 패턴에서 발견된 수요가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넷플릭스 한국 프로덕트 부문 이강이 디렉터(오른쪽)가 한국 시청자들이 넷플릭스 프로덕트 설계에 미친 영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한국 프로덕트 부문 이강이 디렉터(오른쪽)가 한국 시청자들이 넷플릭스 프로덕트 설계에 미친 영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한국 프로덕트 부문 이강이 디렉터는 "한국에서 예능 콘텐츠를 진행하면서 해외에서도 이런 수요가 많다는 점을 알게 됐다"며 "미국의 경우 이용자 반 정도가 자막을 켜고 시청을 한다고 하며, 이러한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올해 4월부터 넷플릭스가 자막을 제공하고 있는 모든 언어에 점진적으로 해당 기능을 적용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또 "한국 시청자들을 만족 시키려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전 세계 시청자를 만족시킬 수 있게 되었다"며 "앞으로도 더 많은 한국 콘텐츠가 전 세계 시청자에게 발견되고, 다양한 콘텐츠가 한국 시청자들의 스크린에서 더 편하고 쉽게 보여질 수 있도록 더 고민하고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킴 CPO는 "한국은 콘텐츠 뿐만 아니라 프로덕트 혁신 측면에서도 중요한 국가"라며 "한국 시청자들의 수요를 이해하고 제품 경험을 개선하기 위해 한국 내 많은 팀들과 긴밀히 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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