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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콘텐츠 불법유통 근절 탄력 받나...새 정부 정책 기대감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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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콘텐츠 불법유통 근절 탄력 받나...새 정부 정책 기대감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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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슬기 기자]
대표 K팝 그룹 BTS의 LA 콘서트 현장은 나흘간 20만명의 관람객이 들었다. [사진: 연합뉴스]

대표 K팝 그룹 BTS의 LA 콘서트 현장은 나흘간 20만명의 관람객이 들었다. [사진: 연합뉴스]


[디지털투데이 손슬기 기자] 이재명 정부 출범과 함께 K콘텐츠 불법유통 근절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3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현재 저작권 침해 범죄인에 대한 형사처벌 강화, 불법유통 피해액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을 주골자로한 저작권법 개정안 다수가 국회 상임위에 상정돼 있다.

구체적으로 저작권 침해 범죄 관련 △민사상 손해배상액을 실제 손해액의 각각 3배, 5배 범위로 증액하는 법안(진종오, 강대식 각각) △형사처벌 수위를 특허권과 동일한 7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으로 상향(조계원) 등 저작권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다.

K콘텐츠 불법유통은 산업 근간에 위해가 됨에도 그간 민형사상 처벌 수위가 낮아 범죄 억제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현행 저작권법상 저작재산권 침해 범죄는 민사상 손해배상액을 실제 손해액이 아닌 범죄인이 범죄로 얻은 이익을 기준으로 한다. 형사처벌 수위 역시 특허권 수준에 못미치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해당 법안들은 이재명 정부의 K콘텐츠 지원 방향과도 일치한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문화·예술 공약을 발표하며 "콘텐츠 불법유통을 차단하고 해외 불법 사이트에는 국제공조로 대응할 방침이다"라고 밝혔다. 현 정부는 K콘텐츠를 세계5대 경제 강국이 되기 위한 6대 성장 엔진 중 하나로 꼽고 전방위 지원을 약속했다.

관가는 K콘텐츠 산업 보호 관련 정책은 정무적인 법안이 아닌 만큼, 법안 처리 과정에 속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21대 국회에서도 콘텐츠 보호와 관련한 법안들이 다수 논의됐으나 대다수는 성과를 보지 못하고 임기만료로 폐기된 바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여야 막론하고 발의된 상태라 정상적으로 법안 심의가 이뤄진다면 신속하게 법 개정도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콘텐츠 불법유통의 심각성에 대해 충분한 공감이 형성돼 있고 정무적인 법안이 아니기 때문에 탄력이 붙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23년 7월 국회에서 열린 K-콘텐츠 불법유통 방지대책 민·당·정 협의회 모습. [사진: 연합뉴스]

2023년 7월 국회에서 열린 K-콘텐츠 불법유통 방지대책 민·당·정 협의회 모습. [사진: 연합뉴스]


관련해 정부의 행정 처리에도 속력이 붙을 것으로 관측된다. 문체부는 지난 2023년 7월 정부·국회·민간이 협력하는 콘텐츠 불법유통 근절 종합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2년여간 국제 공조 체계 확립, 저작권특별사법경찰(특사경) 운영 등을 통해 국내 최대 불법 콘텐츠 유통 채널인 누누티비 운영자 등을 검거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그러나 법제화가 뒷받침되지 못해 처벌 수위가 피해자들이 원하는 수준에는 못미쳤던 상황이다.

실제 웹툰 불법유통 사이트 오케이툰 운영자는 1심에서 징역 3년, 추징금 7억원을 구형받았다. 업계는 오케이툰의 저작권 피해 액수를 494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다른 불법 웹툰 사이트인 아지툰 운영자는 2심에서 징역 2년, 추징금 7149만원을 구형받았다.


불법유통은 국내 콘텐츠 기업들의 수익성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2023년 국내 콘텐츠 산업 규모는 154조1785억원으로 전년 대비 2.1% 증가했다. 반면 국내 콘텐츠 기업들의 수익성은 악화한 실정이다.

'2024 뉴욕 코믹콘' 네이버웹툰 부스 전경. [사진: 네이버웹툰]

'2024 뉴욕 코믹콘' 네이버웹툰 부스 전경. [사진: 네이버웹툰]


지난해 국내 주요 웹툰 기업인 네이버웹툰, 리디는 각각 1373억원, 12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카카오엔터는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806억원이었으나, 순손실이 2590억원으로 적자를 지속했다. 이들 기업을 포함한 7개 웹툰 운영사들은 국내 불법 웹툰 유통 시장이 전체 시장의 20% 수준인 4465억원에 달한다고 보고, 웹툰불법유통대응협의체(웹대협)를 꾸려 대응하고 있다.

웹대협 관계자는 "불법 유통은 단순히 저작권 침해의 문제가 아닌 창작 생태계 기반을 파괴하는 중범죄"라며 "불법 유통 근절과 K콘텐츠 산업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 엄중한 입법적 조치와 함께 정부 차원의 적극적 지원이 이뤄져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주요 엔터테인먼트사들도 이익 감소가 뚜렷하다. 지난해 하이브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848억원으로 전년 대비 38% 줄었다. SM엔터, JYP엔터도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각각 23.1%, 24.3% 감소했다. YG엔터는 2023년 869억원의 영업이익에서 2024년 205억원 손실로 적자전환했다. 나아가 이들 기업은 음원 유통의 수익성 악화로 2차 지적재산권(IP)를 주사업으로 전환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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