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정부 친환경차 사업 재편 호재
BYD·GAC 등 중국 업체 경쟁도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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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글로벌 사우스의 중심지이자 남미 최대의 자동차 시장 브라질에서 ‘톱3’ 진입을 정조준하며 현지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해 브라질을 방문해 전동화 사업의 방향성을 제시한 데 이어 올해 브라질 정부가 친환경차 중심으로 자동차 산업 재편에 나서면서 현대차에 또 다른 호재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2일 브라질자동차유통연맹(Fenabrave)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1~5월 브라질 내에서 시장점유율 9.52%를 기록하며 4위에 올랐다. 이는 폭스바겐(16.96%), 이탈리아 완성차 업체 피아트(15.76%), GM(10.84%)의 뒤를 이은 수치다.
현대차는 2012년 현지 법인(HMB)과 브라질에 공장을 세우면서 남미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특히 현지 특화 모델로 사탕수수에서 추출이 가능한 에탄올과 휘발유를 섞은 혼합연료차량(FFV) ‘HB20’와 도로 사정을 고려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크레타’를 내세워 현지에서 장악력을 키우고 있다. HB20은 올해 1~5월 기준 2만9957대가 판매돼 판매량 4위를 기록했으며, 크레타(2만4763대)는 8위에 오르는 등 실적을 견인했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브라질 시장이 친환경차 중심으로 개편되면서 현대차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브라질 정부는 4월부터 ‘그린 모빌리티 혁신(Mover) 법’ 시행령을 공포하고 친환경차 산업 육성을 위한 지원 체계를 공식화했다. 이에 브라질 내 차량 제조사 및 수입업체는 이달부터 판매 차량에 대해 에너지 효율, 재활용성, 구조 성능 등 세부 항목별 기준이 정해진 단계를 충족해야 한다.
이 같은 브라질 정부의 방침은 현지 내에서 전동화 전략을 본격화하는 현대차그룹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정 회장은 지난해 2월 브라질을 직접 방문해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을 만나 2032년까지 11억 달러(약 1조5800억 원) 투자를 약속했다. 그는 전기차와 바이오연료 기반 하이브리드 시스템 도입 계획과 함께 수소와 첨단항공모빌리티(AAM) 등의 미래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했었다.
정 회장은 당시 “현대차그룹은 탄소배출 제로 달성을 위해 전기차·수소차를 아우르는 빠른 전동화 전략을 추진 중”이라며 “수소와 친환경 모빌리티 분야에서 현대차그룹이 기여할 부분이 있으면 적극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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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오른쪽 첫 번째) 현대차그룹 회장이 룰라(가운데) 브라질 대통령과 제랄도 알크민 부통령을 만나 ‘N 비전 74’ 모형을 들고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
앞으로 현대차는 현지 특화 모델에 이어 아이오닉 5, 코나 일렉트릭 등 자사의 주요 전기차 모델을 순차적으로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브라질 시장에서 도요타를 제치고 판매량 4위를 기록한 만큼 올해는 시장 재편 흐름을 기회 삼아 톱3에 진입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다만 브라질 시장에서도 중국 업체들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는 것은 새로운 변수다. 현지 시장 내에서 전기차 부문 점유율은 BYD가 76.55%로 압도적이다. 광저우자동차그룹(GAC)도 지난달 말 현지 브랜드를 론칭하고 중장기 투자 계획인 ‘브라질 액션 플랜’을 공식 발표했다.
현대차는 브라질 시장 내에서 경쟁력 우위를 점하기 위해 유연한 전략을 편다는 방침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HB20은 공장 내 생산량을 초과하고 있을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고, 크레타도 판촉 프로그램을 활용해 판매를 촉진했다”며 “해외 시장에서 급격한 시장 환경 변화에 선제적이고 유연하게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이투데이/김채빈 기자 (chaebi@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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