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發 런던행 여객기 사고
“11A 좌석 승객 생존 상태로 발견”
“11A 좌석 승객 생존 상태로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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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양인성 |
인도 서부 도시 아메다바드에서 12일 오후 이륙한 런던행 에어인디아 여객기가 추락해 현재까지 최소 204구의 시신이 수습됐다고 현지 매체들이 보도했다. 이 비행기에는 승객과 승무원 등 모두 240여 명이 탑승해 있었다. 인도 매체들은 “사고 수습 과정에서 추가 사망자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며 “인도 항공 역사상 최악의 참사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추락 지점이 공항 인근 주거 지역이어서 총 사망·부상자는 탑승자 수를 넘어설 수도 있다.
사고기(편명 AI171)는 미국 보잉사의 최신 항공기 중 하나인 ’787-8 드림라이너' 기종이다. 이날 오후 1시 38분쯤 인도 구자라트주 최대 도시 아메다바드의 국제공항에서 런던 개트윅 공항을 향해 이륙한 직후 급격히 하강, 공항 동쪽 메가니 나가르 지역의 주립 의대 기숙사 건물에 충돌했다. 이륙 직후라 연료가 가득 찬 상태였기 때문에 폭발과 함께 거대한 화염이 일었고, 건물 일부가 붕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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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에어인디아 여객기가 추락한 구자라트주 아메다바드의 공항 인근 의과대학 기숙사 일대에서 구조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추락한 여객기와 충돌하면서 건물이 무너졌고, 기숙사 내부에서도 시신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EPA 연합뉴스 |
현지 뉴스18 방송은 “기숙사 식당에 여객기가 떨어져 다수의 의대생이 사망했다”며 “동체 일부가 여전히 건물 지붕에 걸쳐 있다”고 전했다. 12일 오후 현재 인도 당국의 공식 사망자 집계는 나오지 않았다. 현지 경찰은 사고 직후 “(탑승자 가운데) 생존자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가 다시 “추락 현장에서 시신 204구를 수습했으며 41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밝혔다. 이들이 여객기 탑승자인지 지상에 있던 사람들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탑승자 가운데 기적적으로 한 명의 생존자도 발견됐다”고 밝혔다. 생존자는 11A 좌석에 앉아 있었던 남성으로, 잔해 속에서 구조대가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사고 원인은 아직 불명이다. 인도 민간항공총국(DGCA)은 “이륙 후 약 1분 만에 고도 약 625피트(약 190m) 지점에서 비정상적인 하강이 시작됐고, 항공기가 레이더에서 사라졌다”고 밝혔다. 항공기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에서도 AI171편이 이륙 직후 곧바로 신호가 끊긴 것으로 나타났다.
승객 230명과 승무원 12명 등 총 242명의 탑승자 중 한국인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국적자가 169명으로 가장 많았고, 영국인이 53명, 포르투갈인 7명, 캐나다인 1명 등이다. 에어인디아는 사고 직후 “심각한 참사에 깊은 충격을 금할 수 없다”며 “탑승자 가족을 위한 긴급 지원 센터를 설치했다”고 밝혔다.
787 드림라이너는 2011년 상업 운항을 시작한 보잉사의 중장거리 기종으로, 전 세계 70여 항공사가 1000여 대를 운용 중이다. 지금까지 여러 사고가 있었으나 추락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다. 보잉은 앞서 737 MAX 기종의 잇따른 추락 사고로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었다. 파이낸셜타임스 등 영국 매체들은 “보잉은 최근 미국 정부와 737 MAX 안전 문제로 11억달러 규모의 합의를 마친 상황”이라며 “이번 드림라이너 사고가 보잉의 안전 설계 전반에 대한 국제적 재검토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사고 항공기 기장은 총 8200시간의 비행 경험을 보유한 베테랑 비행사라고 인도 매체들은 보도했다. 인도 항공 당국 관계자는 “기체 결함, 조류 충돌, 엔진 이상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블랙박스 분석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블랙박스는 추락 현장에서 수거돼 인도 당국에 인계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매체들은 “이번 사고로 에어인디아 민영화 논란도 다시 불거질 수 있다”고도 전했다. 에어인디아는 지난해 민영화를 통해 타타그룹에 인수됐고, 이후 노선 개편 과정에서 787 드림라이너가 국제 장거리 노선에 대거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타임스오브인디아는 “1985년 캐나다에서 발생한 AI182편 폭파 사건(탑승객 329명 전원 사망) 이후 최악의 에어인디아 사고가 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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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정철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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