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성원(왼쪽)·송언석 의원. 연합뉴스 |
16일로 예정된 국민의힘 새 원내대표 선거에 3선인 친윤석열계 송언석(경북 김천) 의원과 친한동훈계 김성원(경기 동두천·양주·연천을) 의원이 나란히 출사표를 던졌다. 예상된 대로, 21대 대선 패배 뒤 첫 원내대표 선거가 계파 대리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송 의원은 12일 국회 소통관에서 한 출마 선언에서 “엄중한 경제 상황과 민생 문제로 인한 국민의 고통을 해결하고 당의 혼란을 극복하기 위해, 오로지 국민과 당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국민 경청 의원총회’를 연속 개최하고, 이재명 정부를 부처별로 감시·대응할 ‘그림자 내각’을 설치하겠다고 공약했다. 또 “이념이 다르더라도, 합리적이고 건전한 대안을 제시하는 (이들과는) ‘오월동주 연합 전선’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친한동훈계 김성원 의원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원내대표 선거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그로부터 30분 뒤 기자회견을 한 김성원 의원은 “이번 원내대표 선거는 보수 재건을 위한 첫 시험대”라며 “수도권 민심을 가장 잘 아는 제가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바통을 이어받아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국민과 당원들이 지금 국민의힘에 명령하고 있는 쇄신과 변화의 의미를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 의원은 “거대 여권이 좌파 포퓰리즘으로 탈선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이재명 정부를 견제하겠다”면서도 “정부가 진정으로 민생을 위해 올바른 정책을 펼친다고 판단될 경우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친윤석열계 송언석 의원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원내대표 선거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원내대표 선거가 계파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 송 의원은 “후보들뿐 아니라 우리 당 의원과 지지하는 많은 분에 대한 모욕적 발언”이라고 손사래를 쳤다. 김 의원도 “저를 비롯해 원내대표 선거에 나오는 모든 분들이 계파가 아니라 국민의힘 의원들을 대표해 나온 것”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양쪽 계파가 물밑에서 이들을 지원하고 있는데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추진 중인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강제 후보 교체 당무감사 등 당 개혁 방안에도 두 사람의 의견 차가 있다. 송 의원은 이날 반대 뜻을 분명히 했고, 김 의원은 “후보자가 의견 밝히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말을 아끼며 향후 의원총회에서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했다.
기획재정부 2차관 출신인 송 의원은 현재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이다. 21대 국회에선 원내수석부대표를 지냈다. 국회 보좌관 출신인 김 의원은 원내수석부대표, 여의도연구원장 등을 거쳤다. 국회의 12·3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 표결에 참여했고, 지난 대선 당 후보 경선에선 한동훈 전 대표를 도왔다.
16일 사퇴를 앞둔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고별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는 제1야당이라는 자산이 있으면서 동시에 윤석열 정부의 실패와 탄핵이라는 부채도 있다. 자산과 부채 중 하나만 취사선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당의 일부가 자산만 취하면서 다른 일부에게 부채만 떠넘기려는 행태는 가능하지도 않고 옳지도 않다. 이것은 기회주의면서 동시에 분파주의”라고 했다.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윤 전 대통령 영입에 앞장섰던 권 원내대표는 “정권 교체를 이룬 점은 전혀 후회하는 바가 없다”면서도 “다만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건 정말 잘못됐고 이번 대선 최대 패착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강제 후보 교체 시도 당무감사에 착수한 당무감사위원회는 이날 김용태 위원장을 불러 당시 상황과 관련한 진술을 청취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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