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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한국계 미국인 작가 폴 윤 소설집 '벌집과 꿀'

연합뉴스 황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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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한국계 미국인 작가 폴 윤 소설집 '벌집과 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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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아이 이야기·스미스
'벌집과 꿀' 표지 이미지[엘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벌집과 꿀' 표지 이미지
[엘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 벌집과 꿀 = 폴 윤 지음. 서제인 옮김.

한국계 미국인 작가 폴 윤(45)의 대표적 단편 7개를 모은 소설집이다. 러시아 극동 지방, 스페인, 에도 시대 일본, 영국, 미국 등 다양한 시공간을 배경으로 한국계 이주민의 삶을 다룬 디아스포라(이산) 소설들이 수록됐다.

표제작은 19세기 러시아의 젊은 군인이 삼촌에게 보낸 편지 형식의 소설이다. 이 군인은 외딴 고려인 정착지의 치안을 담당하면서 관찰한 일들을 삼촌에게 알린다.

고려인 마을에선 한 여성이 자신을 폭행하던 남편을 살해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이에 죽은 남성의 동생은 화가 치밀어 자기 형수를 죽이고 죄책감과 환영에 사로잡힌다.

'역참에서'는 고아 소년을 동포들에게 데려다주려 먼 길을 떠나는 사무라이 이야기를, '코마로프'는 탈북해 스페인에서 살아가던 여성이 북한에 두고 온 아들과 재회하는 과정을 담았다.

각 소설은 서로 다른 시간과 공간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가족과 공동체의 위기, 그 속에서 싹트는 희망을 절제된 문체로 그렸다.


엘리. 300쪽.

'어느 아이 이야기' 표지 이미지[을유문화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어느 아이 이야기' 표지 이미지
[을유문화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어느 아이 이야기 = 김안나 지음. 최윤영 옮김.

인종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다룬 한국계 오스트리아 작가 김안나(48)의 장편소설이다.


미국의 한 소도시에 초청받은 오스트리아 작가 프란치스카는 이 소도시에서 자취방을 구하던 중 우연히 1950년대 이곳에서 벌어진 사건을 알게 된다.

미혼모인 백인 여성이 낳은 아이가 흑인 혼혈처럼 보이자 작은 도시 전체가 들썩이고, 여성은 끝내 아기의 아버지가 누군지 입을 열지 않은 사건이다.

프란치스카는 이야기 속 아이에게 묘한 동질감을 느끼며 사건의 진상을 파헤친다. 그에겐 오스트리아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아시아인 같은 외모 때문에 이방인처럼 성장한 과거가 있다.


이 소설은 인종 차별을 다루면서도 차별하는 가해자와 차별받는 피해자로 인물을 구분하지 않는다.

대신 나름대로 선한 의도를 가진 각 인물이 서로 충돌하는 모습을 통해 소수자를 향한 편견과 왜곡된 인식이 얼마나 위험한지 경종을 울린다.

을유문화사. 312쪽.

'스미스' 표지 이미지[삼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스미스' 표지 이미지
[삼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스미스 = 김지숙 지음.

2009년 중앙신인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한 소설가 김지숙(41)이 선보이는 첫 소설집이다. 등단작인 표제작을 비롯해 총 네 편의 소설을 실었다.

표제작은 카페에서 소개팅 도중 물을 사러 잠깐 밖으로 나왔다가 길을 헤매는 여성의 이야기다. 주인공은 20분 만에 가까스로 카페로 돌아오지만, 그사이 사라져버린 소개팅 상대 '스미스'를 찾아 거리를 헤맨다.

'말해봐요, 미스 신'은 연인이 해외 유학을 앞두고도 아무런 상의를 하지 않아 속상한 데다 자신이 임신한 게 아닐지 걱정하고 있는 '미스 신'의 이야기다. '우연한 가족사'는 화목하지 않은 가족이 화목함을 증명하기 위해 떠난 가족 여행이 엉망진창으로 꼬이는 과정을 그렸다.

각 소설은 각자의 이유로 불안감과 초조함에 시달리는 인물의 이야기를 다룬다. 쉽게 타인에게 휘둘리면서도 관계를 끊어내지 못하는 난처한 처지를 실감 나게 표현했다.

삼인. 192쪽.

jae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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