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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생각하십니까] 6·25 참전 우방에 500만달러… 인색한 韓國

조선일보 박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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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생각하십니까] 6·25 참전 우방에 500만달러… 인색한 韓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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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국가 중 꼴찌 수준" 지적… 정부 "긴급 구호예산 부족"
TV조선 화면 캡처

TV조선 화면 캡처


외교부는 12일 민관 합동 해외 긴급 구호 협의회를 열고 태풍 '하이옌'으로 1만2000여명의 사망·실종자가 발생한 필리핀에 500만달러(약 53억원)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필리핀 정부가 요청한 식량, 의약품 등 현물 지원 등을 포함한 액수다.

외교부는 "과거 대규모 재난에 대한 지원 사례, 필리핀과의 오래된 외교 관계 등을 고려해 지원액을 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미국이 2000만달러, 영국 1600만달러, 일본 1000만달러, 호주 940만달러, 캐나다가 500만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하면서 6·25 전쟁에 참전했던 필리핀에 대한 한국의 지원액이 적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외교부 관계자는 "한국보다 정부개발원조(ODA) 예산이 몇배나 많은 나라와 비교하기는 무리"라고 말했다. 미국이 발표한 필리핀 지원액은 한국의 1년치 긴급 구호 예산(236억원)과 맞먹는다.

현재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은 높아지고 있지만 긴급 구호 예산은 선진국에 턱없이 못 미친다. 유엔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은 전 세계 ODA의 약 1%를 기여했지만 긴급 구호 등 인도적 지원액의 경우 0.2% 수준으로 재정 위기를 겪고 있는 그리스, 포르투갈보다도 적다. 이 때문에 30위까지 발표하는 유엔 순위에도 못 들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31위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0년간 재건 복구 지원을 제외하고 우리 정부가 재난 피해국에 지원한 금액은 500만달러 내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동남아시아 지진해일(2004년·17만6000명 사망 ·실종) 때는 애초 100만달러만 지원하기로 했다가 뒤늦게 추가 지원을 결정해 총 500만달러로 늘렸다. 미국 허리케인 '카트리나'(2005년·8000명 사망·실종) 때도 500만달러를 지원했고, 미얀마 사이클론 '나르기스'(2008년·13만명 사망·실종) 때와 아이티 대지진(2010년·23만명 사망·실종) 때는 250만달러를 지원했다. 유엔에 따르면 연간 500건의 재해가 발생하는데, 한국은 매년 30건 내외를 지원하고 있다.

이명근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경제 규모 대비 한국의 인도적 지원액은 주요 국가 가운데 꼴찌 수준"이라며 "액수만 늘리는 게 능사는 아니지만 국제 관계나 한국의 경제 규모에 맞게 지원 규모를 늘리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박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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