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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챗GPT |
이스트소프트의 자회사 이스트에이드가 운영하는 포털 ‘줌(zum)’이 국내 검색 시장에서 0%대 점유율을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을 전면에 내세우며 반등을 노리고 있다.
12일 웹로그 분석사이트 인터넷트렌드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줌닷컴의 국내 포털 점유율은 0.08%로 전년 동기(0.19%) 대비 0.11%p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네이버는 58.82%로 1위를 유지했고, 구글은 33.04%로 뒤를 이었다. 빙(4.13%)과 다음(3.00%)도 각각 3~4%대 점유율을 기록했다.
줌은 2015년까지 3%대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모바일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하락세를 이어왔다. 2021년 가상자산 포털로의 전환을 시도했으나 실패했고, 2023년 말까지 코인줌, 줌투자 등 관련 서비스를 모두 종료했다. 이후 지난해 3월 ‘줌인터넷’에서 ‘이스트에이드’로 사명을 변경하고 김남현 대표 단독 체제 아래 포털의 전면 개편을 선언했다. 김 대표는 사명 변경 당시 “사용자와 파트너가 함께 AI 혜택을 누리는 개방형 포털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이스트에이드는 올해 들어 AI 기반 서비스를 집중적으로 도입하며 포털 경쟁력 제고에 나서고 있다. 먼저 지난해 11월에는 ‘AI 1초 요약’ 기능을 출시해, 사용자가 검색어를 입력하면 AI가 뉴스, 블로그, 커뮤니티 등에서 실시간으로 수집한 정보를 요약해 답변 형태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신뢰할 수 있는 출처만을 선별하기 위한 ‘가짜뉴스 판독’ 기술도 적용됐다는 설명이다.
같은 시기 딥서치와 협력해 ETF 및 해외주식 정보를 제공하는 ‘투자줌’ 서비스도 공식 출시했다. AI 기반으로 구성 종목의 주요 뉴스를 요약하거나 테마별 ETF를 비교 분석해주는 기능을 갖췄으며, 중소형 해외 주식에 대한 최신 뉴스를 한국어로 매일 자동 생성해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 1월에는 실시간 정보 동향을 AI가 분석해 키워드로 제공하는 ‘AI 이슈 트렌드’를 출시했고, 6월에는 AI 음성 요약 콘텐츠인 ‘AI 5분 이슈캐스트’를 추가했다. 해당 서비스는 단조로운 기계음 대신 라디오 형식의 멀티 보이스 구성을 채택해 몰입감을 높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서비스 범위도 콘텐츠 중심에서 생산성 도구로 확장됐다. 폴라리스오피스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줌 포털에서 한글, 워드, 슬라이드 등 각종 문서를 직접 열람하고 편집할 수 있는 웹 오피스를 무료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 웹 오피스에는 ‘AI 이슈 트렌드’가 탑재돼, 문서 작성 중 실시간 트렌드 정보를 함께 확인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이스트에이드는 AI 기반 금융 콘텐츠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월 딥서치·보난자랩과 협력해 국내 포털 최초로 ‘AI 가상자산 투자정보 서비스’를 도입했다. 해당 서비스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주요 가상자산의 시세를 국내외 시장과 비교하고, 관련 뉴스를 AI가 분석해 제공하는 기능이다.
다만 점유율 자체가 너무 낮아 AI 기술을 대거 접목하고 있음에도 근본적인 트래픽 전환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이스트소프트 관계자는 “기존 포털 시장에선 점유율이 낮지만, AI 검색이라는 새로운 유형이 등장하며 다시 한번 성장 기회를 엿보고 있다”며 “줌은 단순 정보 검색을 넘어 다양한 AI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는 생산성 중심 플랫폼으로 확장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AI 검색 서비스 ‘엘런’과 줌 포털은 각기 다른 효용을 제공하는 만큼 별도로 육성 중이며, 장기적으로는 두 축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경탁 기자(kt87@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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